운동이란

1. 과거 후배들과의 전형적인 대화

“힘들어요.”
“뭐가?”
“남는게 없어요. 사람들의 호응도 없고… 성과도 안남아요.”
“너무 기대치가 높은거 아냐? 한번의 사업으로 사람이 쉽게 바뀌진 않지. 꾸준히 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닐까.”
“글쎄요.”
“목표를 좀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잡고 해봐. 그리고 좀 열심히 하고말야.”
“…”

성과가 안보인다며 떠나갔던 수많은 후배들에게 나는 너무 기대치가 높아 실망이 큰 것뿐이라며 열심히 해보라고 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말이 되는 얘기였나 모르겠다. 오히려 아무런 성과도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나는 무엇을 보며 운동해왔던 걸까.

돌이켜보건대, 아무런 성과도 보이지 않는데 힘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일해왔던 내가 더 이상한 녀석이 아니었을까.
난 왜 운동을 했지? 난 운동을 해오면서 아무런 기대도 없이 했던 건 아닐까. 단지 내가 맡은 일을 열심히 수행했다는 ‘자족감’에 빠져있었던 건 아닌지…

운동이란 말 그대로 “변화”가 목적이다. 사람을 변화시키든 사회를 변화시키든 말이다. 아무런 변화의 기대도 없이 운동한다는 것은 형용모순이다. 기대했던 변화가 없을 때 실패감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함에도, 나는 그런 감정을 느끼지 못해왔다. 단지 “다음에 더 잘해야지” 되새기는 게 고작이었다.

2. 선배와의 전형적인 대화

“왜 운동을 하려고 하냐?”
“글쎄요. 좋아서요.”
“뭔가 근거가 있을게 아니냐?”
“저는 그냥 좋아서 하는 거고… 사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대학 6년 동안 저 대화는 약간의 형태를 바꾸어가며 계속되었었다.
시기마다 좀더 구체적인 내용이 담길 때도 있긴 했지만, 기본적인 대화내용은 저것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다.
아마 지금 누가 나에게 “운동을 왜 하려고 하냐?”라고 물어본다면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생각해봐도, 위의 대답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아무리 봐도 뭐 생각이 없는 녀석이다. 계획도 없고, 지향도 뚜렷하지 못하면서 무슨 운동을 하겠다고… 운동이 뭐 그리 쉬운줄 아나? 하고 싶다면 실현하기 위한 계획이 있어야 마땅하다. 누구를 좇아가면 그냥 뭐가 될 상황도 아닌 현실에서, 이런 정신상태로는 운동을 해봐야 큰 의미를 남기는 일을 하긴 어렵지 않을까.

“그래도 어떻게 되겠지”
쉬운 대답이다. 내 낙천성은 어떤 상황에서도 힘빠지지 않고 꿋꿋이 버티게 해주는 큰 장점이다. 게다가 이러한 낙천성은 “내가 좋아서 운동을 앞으로 하겠다”는 별 근거도 계획도 없는 빈말에 나에게만은 신뢰감을 제공한다. ‘감’에 불과할지 모르겠지만.

………….

대학생활 6년간을 지배해온 ‘운동’에 대해 느끼는 단상들이다. 지난 6년간 내가 해왔다고 주장하는 ‘운동’이란 게 단지 ‘자족적인 일중독’에 불과할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그래도 ‘앞으로 운동을 계속할 것 같다’는 근거없는 믿음이 나에게 있다. 근데, 앞으로도 ‘자족적인 일중독으로서의 운동’을 하면 안될텐데 말이다. 어떻게 벗어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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