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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누리] 좌파를 권하는 사회(1) by 진보누리 – 꿈꾸는 사람

#1.철거 지역에 선 철탑 망루

1990년대(?) 어느 날,
지금으로부터 한 십년이 지난 것 같다. 내가 사는 유명한 관광지로 들어가는 곳에 철거반대 철탑 망루가 세워져 있었다. 가끔 버스를 타고가다 무심히 무심히 그곳을 보았다. 그리고 지금, 그 곳은 우리 지역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아파트가 자리잡고 있다. 그 곳의 사람들은 지금 어디로 갔을까.

2003년 12월 어느 날.
대한민국의 모든 부가 집결된 서울의 한 동네, 이전에 어느 대통령의 계보를 지칭하던 아주 유명한 동네에서, 다시 10여년이 지난 한 풍경을 신문을 통해 보다. 복면을 하고 한 남자가 아이에게 젖병을 물리고 있다. 아이는 울고 철거반들은 다가오고 있다. 또 그곳에는 재개발을 되어 호화로운 아파트가 들어서겠지. 그러나 그 재개발의 장소에는 이 아버지와 젖병을 문 아이는 없겠지. 이들은 이 추운 겨울 바람을 타고 어디로 흘러갈까.

영구임대주택의 입주권 하나 얻기 위해, 지금 그들은 춥고 무서운 전투를 벌이고 있다.

삶의 변두리에 놓인 인생들은 1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음을 확인한다. 혹 저 젖병을 물리는 아비는 내가 사는 도시의 그 철거 지역에서 살다 흘러간 소년이 아닐까. 그리곤 이제 그곳에서 자기 애비처럼 아기의 손을 잡고 또 어디론가 흘러갈까. 가난이 유전되는 사회 속에서 또 그 아기는 지애비와 할애비의 그 인생을 살아가지 않을까.

근대화 100여년, 바뀐 것도 많지만, 바뀌지 않은 것들도 또한 많다. 철거민 아비와 아기의 저 유전하는 인생 계급은 아직도 여전하다. 이것이 여전히 내가 좌파의 변두리에 남는 이유이다.

가구당 주택수는 100%를 넘은 지 오래다. 그러나 여전히 자가보유율은 50%가 안된다고 한다. 최근의 어떤 시사 프로그램에서는 경매에 나온 임대주택 한동을 한 사람이 샀다고 한다. 그리고 저 위의 철거민 가족은 영세민들을 위한 영구임대아파트 하나 좀 빌리자고 갓난 아이를 안고 싸우고 있다.

저 생존의 최극단에 선 철거민 가족들에게 쉴 공간을 하나 마련해주는 것이 좌파라면, 나는 좌파하겠다. 사회가 나에게 좌파를 권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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