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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누리] 그들을 가압류하라 by 진보누리 – 설검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가 일파만파로 확대되며 전 국민이 충격에 빠져들고 있다. 이 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단 돈 몇 십만원이 없어 경제활동을 정지 당하고, 생활고에 시달린 주부가 아이들을 안고 투신하고, 먹을 것, 입을 것 아껴 십 년을 모아도 비바람을 가릴 내 집 한채 장만하기 어려운 나라가 아닌가.

그런데 이런 백성의 지도층이라는 양반들은 목소리 깔고 인상 한번 더럽게 지으면 수 백억원이 트럭째 굴러들어 왔다니 도깨비가 조화를 부린들 이만이야 하겠는가. 그러나 이렇듯 용한 재주를 지니고도 막상 국민이 필요하다고 하면 ‘재원이 없어서…’라고 하니 정말 알다가도 모를 노릇이다.

얼마 전 국방부에서는 오는 2020년까지 모든 부대에 침대가 비치된 신형 막사를 지어주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니 힘없는 국민의 아들들은 불편해도 그 때까지는 내무반의 좁은 침상에서 ‘칼잠’을 잘 수밖에 없겠다. 아무래도 국가에서 군 막사를 타워팰리스 수준으로 엎 그레이드 시켜주려고 그러는 모양이다.

군 막사를 타워팰리스로 개조하는 작업은 적잖은 돈이 들어갈 터이니 당장에 안 된다고 하자. 그런데 고무보트 타고 남극바다 건너게 하다 아까운 인재 하나 잃은 것은 이 나라에 쇄빙선 한대 살 돈도 없어 그런 건가?

군 내무반 문제보다 훨씬 심각한 것은 전국적으로 무려 4만6천여개의 초ㆍ중ㆍ고교 교실이 완전 미난방 상태라는 사실이다. 전국에서 가장 교육 환경이 좋다는 서울에만도 이런 교실이 4백여개나 된다고 한다. 국민소득 2만불을 목표로 한다는 국가의 아들, 딸들이 지금도 오들오들 떨면서 곱은 손으로 책장을 넘기고 있는 것이다. 대선자금으로 바치고 받은 돈으로 쇄빙선 한대, 난로 하나씩만 사줬으면 됐을 것을..  

이 뿐만 아니다. 턱없이 부족한 장애인 편의시설, 열악한 노숙자 수용소, 재해방지와 복구 등의 미비 문제가 터져 나올 때마다 정관계와 보수진영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이 그 놈의 예산 타령이다. 돈이 정작 쓰여져야 할 곳은 외면하고 트럭이나 타고 다니면서 정치꾼들의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가니 온 국민이 고통을 받는 것 아닌가.

이번 대선자금 파문으로 기업들의 해외신인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돈이 정상적으로 마련되지는 않았을 테니 우리 기업들의 회계를 외국투자가들이 믿지 못할 것이란 우려에서이다. 그동안 보수 언론과 정재계에서는 틈만 나면 노동계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처럼 말해왔다. 마치 쟁의행위와 고임금 때문에 기업이 피폐하고 해외투자가 빠져나가는 것처럼 주장했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이 명백해졌다. 기업을 망치고 외국투자가의 발길을 돌리는 것은 노동자들이 아니라 바로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이다. 보수언론들은 분명히 말하라. 누가 이 나라의 기업과 경제를 결딴내고 있는지를. 이 추악한 정재계의 커넥션을 보고도 책임이 노동자들에게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기업인들에게 말한다. 필요하면 수 백억원도 곧잘 만들어내는 기업이 경영이 좋지 않다며 개미 양식 같은 노동자들의 임금 몇 푼 인상에는 그토록 인색한가. 쥐어짜도 기름 한 방울 나올 것 없는 바싹 마른 노동자들의 삶을 어떻게 송두리째 가압류할 수 있는가.

기업들은 지금 당장 노동자들에 대한 손배가압류를 해제하라. 대신 비자금 뜯어 간 정당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라! 그 돈을 받아 삼킨 부패 정치인들의 재산을 가압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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