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누리] 기회주의적 시민운동의 종말 by 김정진

환경운동연합과 총선시민연대가 각각 낙천, 낙선대상 의원(정치인)을 발표하였다. 2000년도에도 그러하였지만, 이 운동은 기회주의적 시민운동의 모습을 극명하게 드러내었다. 환경운동연합에서 주요 환경이슈로써 낙선대상을 선정한 것에 대해서는 그 절차와 방법 기준에 대해서는 논쟁적 요소가 있지만, 한마디로 “자신의 일”을 수행한 것 뿐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환경운동연합 주위를 떠도는 소문으로 이것이 사실일 경우 환경운동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조차 저버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제기는 정동영 열린우리당 당의장이 왜 제외되었는가이다. 그는 새만금사업 추진에 대해서 적극적인 찬성입장을 밝혀 왔으며, 환경운동연합이 가장 중요한 낙선대상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이에 대해서 환경운동연합이 명확한 이유를 해명하지 못한다면 환경단체로서의 최소한의 양심을 저버린 기회주의적 행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혹시 지역구 특성 상 정동영의장이 어쩔 수 없었다는 주장이 있다면 첫째는 강봉균, 김태식, 김영진과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둘째는 이러한 변명을 받아준다면 낙선운동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잘못된 것이다.)

  차라리 생태적 지향이 없는 민주노동당 후보에 대해서 낙선운동을 한다면 내심 불쾌하기는 하겠지만, 그러한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니 쉽게 공박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부분은 민주노동당이 분명히 성찰과 개선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여당의 대표라 해서 꼬리를 내린다면 그들이 그토록 주창해왔던 환경이라는 가치는 결국 열린우리당이 1당이 되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보호하여야 한다는 의미 이상이 되지 않는다.

총선시민연대는 예의 그 전지전능함으로 자신의 위대함(?)을 드러내었다. 철새, 부패, 반인권 정치인은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준열함에 토를 달기는 어려울 것이다.

  문제는 탈당이 일상화되어 있고, 심지어 현존 한국 정당 중에 자민련을 제외하고는 민주노동당이 최장수 정당이라는 정당정치가 정착하지 못한 상황에서 “50보 100보” 식의 평가일 뿐이다. 어찌 보면 열린우리당 의원 전원은 민주당, 한나라당에서 탈당한 철새이고, 과연 왜 탈당했는지 명확한 이유도 불명이다. 정치개혁을 위해서 탈당한다고 주장했지만, 김근태 의원의 고해성사처럼 그들 모두 권노갑 장학생이었을 뿐이다.

  자민련도 굳이 말하자면 신한국당에서 탈당해 만들어졌으며, 민주당도 새정치국민회의가 뿌리로 구민주당에서 탈당한 세력들이다. 한나라당도 민정당, 신민주공화당, 통일민주당이 합하여 만들어진 세력이고, 이 삼당합당은 “야합”이라는 평가조차 들었던 것이다. 결국 한국의 정당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철새정당” 그 자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새정당 문제를 일부 사람들의 행태로만 보고 있는 것이다.

부패 또한 마찬가지이다. 사리사욕을 챙긴 정치인은 논외겠지만, 일종의 이들의 정치자금 수수는 조직범죄이다. 자신의 정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하여 조직적으로 행동한 것이고, 그들의 정점에는 당대표나 대통령 후보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 없이 이를 마치 개인에 대한 낙선 문제로 치환시킨 것 자체는 중대한 오류이다. 한나라당과 이회창에 대한 문제제기 없이 한나라당의 차떼기는 설명될 수 없는 것이며, 열린 우리당, 민주당, 노무현에 대한 문제제기 없이 민주당, 열린 우리당의 대선자금 문제는 설명될 수 없는 것이다. 총선시민연대의 이러한 태도는 정당정치의 발전을 저해하고 한국정치를 계속 유아기적 수준이 머물게 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정당 자체와 그 저발전이 문제인데, 몇몇 인물만 문제삼는 것이다.

반인권 전력 또한 마찬가지이다. 과거에 유신헌법을 만들고 국보위에 참여한 것도 심판을 받아야 하겠지만, 표현의 자유를 중대하게 제약하는 집시법 통과에 찬성하거나 상임위 당시에 자리를 비운 의원, 희대의 악법인 국가보안법 개정에 노력조차 하지 않은 의원들, 가장 처참한 인권침해를 불러올 이라크 파병 문제를 기준조차 되지 않는 현상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자괴감을 느낀다. 인권현안에 대해서 눈감는다는 점에서 총선시민연대는 인권의 “인”자 조차 언급해서는 안된다. 아마도 인권현안에 대한 기준을 삼지 않는 이유는 선해하면, 거의 대부분의 정당과 너무나 많은 의원들이 참석했기 때문이고,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현재의 인권현안에 대해 반대하거나 침묵한 자들에게 특혜를 주기 위함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한마디로 총선시민연대는 정책정당을 기초로 한 정당정치의 발전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열린 우리당을 돕고 있다. 위와 같이 전지전능하면서도 선택적 기준에 의할 경우 열린 우리당 의원이 가장 적을 수 밖에 없고, 가장 전근대적인 한나라당 의원이 가장 많을 수 밖에 없다. 초선의원 비중이 제일 높은 정당이 열린 우리당이며(53%), 상대적으로 초선의원 비중이 높기 때문에 탈당할 기회도 적었고, 어찌 보면 부패의 기회도 적었을 것이다. 게다가 반인권 전력도 현재의 중대한 인권현안으로 판단한 것이 아니라 고색창연한 사유로 판단한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렇다고 한다면 열린 우리당이 의원 비율상 가정 적게 포함된 것(14%)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것은 한마디로 기회주의다. 시민운동의 외피를 쓰고서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정당정치의 발전을 저해하고 결국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결과적으로 특정 정당에 이익을 주는 행위는 기회주의라고 밖에 할 수 없다.

  2004년 낙선운동은 기회주의 시민운동의 종말을 예고하는 것이다. 그런 식의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이 언제까지 통용되겠는가. 자신들은 구름 위에서 아직도 계몽주의에 빠져 있는 사이, 밑바닥에서 기고 있는 민주노동당이 확인한 것은 사람들은 결코 멍청하지 않다는 것이다.

2 thoughts on “[진보누리] 기회주의적 시민운동의 종말 by 김정진

  1. 전체적인 결론이 너무 투박하다. 총선시민연대의 활동을 기회주의라고 하기엔 좀 무리 아닌가. 하지만, 글 전체에 담긴 얘기 하나하나들이 뭐그리 틀린 것 같지도 않고.. 또 한번 생각해볼만한 문제 같기도 해서 퍼올려본다.

    내 경우에 총선시민연대의 낙선낙천자 명단 발표가 열린우리당에 유리하겠다는 생각을 하긴 하지만 그들을 그리 욕하고 싶진 않다. 민주노동당이 해야 할 일을 시민단체이 해줄 수는 없는 거 아니겠어. 총선시민연대의 활동의 한계를 알고 그 이상의 것을 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해…

    그래도 환경운동연합은 뭔가 좀 구린 구석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국민참여0415 얘네들은 그냥 “우린 열린우리당 지지자입니다”라고 하고 써붙이고 다니면 될 것 같은데.. 왜 무슨 시민단체인양 꾸미는지 모르겠다.. -_-;;

  2. 아래 이거좀 봐바..
    최열 물갈이연대 대표 아저씨 좀 이상해.. 원래 이상했던가..
    이래서야 누굴 당선운동하겠다는건지.. 심히 의심스럽고나.. –;

    < 경운동연합이 제시한 관련 경상일보 기사>

    “최열 환경운동연합공동대표 울산방문”

    최열 환경운동연합공동대표(55·환경재단상임이사)가 5일 울산을 방문해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와 신고리원전 건설현장을 각각 방문했다.  최 공동대표는 반구대 암각화의 정비사업 등과 관련해 “반구대 암각화 진입로 공사는 국보 보호와 자연보전을 위해 불필요한 공사로 보인다”며 “겨울철 물이 빠졌는데도 암각화를 볼 수 없는 만큼 관찰지역에 고정식 망원경을 설치하는 것도 관광객을 위한 배려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 공동대표는 반구대 암각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입구에 안내간판을 설치하고,
    주변에 난립한 식당 등에 대한 정비사업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지역주민과 시민·환경단체들의 거센반발을 사고 있는 신고리원전 건설과 관련,
    “선진국들은 위험을 담보로 한 원자력발전을 포기하고 신재생에너지(대체 에너지) 투자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전 세계적으로 사양의 길을 걷고 있는 원전을 고집하는 것은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 공동대표는 신고리원전의 경우 석유화학공단, 대도시 인구밀집지역 등과 인접해 위험성이 우려되는 만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최 공동대표는 이날 총선시민연대에서 66명의 공천반대자 명단(울산동구 정몽준 의원, 울산남갑 최병국 의원)을 발표한 것과 관련,”개인적으로 이번 총선에는 당선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정몽준 의원이 지난 대선에서 마지막 노 후보 지지를 철회, 낙선운동 대상에 포함된 것은 개인적으로 무척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최 공동대표는 “정 의원의 경우 환경문제 등에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했다”며 “마지막 지지 번복보다는 사상 초유의 여론조사에 따라 후보 단일화를 이룬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는 만큼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정훈기자 jhpark@ksilbo.co.kr
    [2004.02.05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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