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연짱 우산씌워주다

비가 내리는 금요일 낮이었다.

공깡에서 밥을 먹고 오면서 돈을 뽑으러 학관 농협인출기 앞에 줄을 서려다, 농협 왼편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옛 동연짱을 발견했다. (여기서 옛동연짱이란 얼굴 까맣고 긴.. 그러니까 너무 열심히 활동을 해서 어디서나 나타난다던 동연짱으로, 99들이 그를 일컬어 1호, 2호, 3호 분신들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했던 동연짱 말이다. -_-)

그는 인출기 줄에 사람이 붙을 때마다 안절부절했다. 줄을 서야 하나 줄을 서면 비를 맞아야 하기 때문에 못서고 있는 상황이었다. 점심시간이라 줄은 줄어들지 않을 듯 했고, 이러다간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인출기에 접근할 수 없을 듯 했다.

결국, 내가 말을 걸었다. 돈을 뽑으려는 거면, 우산을 씌워주겠다고.. 그렇게 우린 우산을 같이 썼고, 그도 무사히 돈을 뽑았다. 안면이 있을 법도 한데, 그는 나를 못 알아보는 듯 했다. 뭐 어떠냐.. 유명해지려고 운동한 게 아니니.. -_-;

어쨌든.. 그 사람은 요즘도 많이 고생하는 듯했다. 전날 저녁부터 내린 비임에도 우산이 없는 걸 보니 말이다. 아직도 학교에서 사는 모양이다. 나랑 동갑 또는 같은 97학번인 걸로 알고 있는데.. 아직도 학생운동 한다고 있는 걸 보면 안타깝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음냐.. 어쨌든 나름대로 이쁘게 봐주고 싶다.

밥은 먹고 다니나..

3 thoughts on “옛 동연짱 우산씌워주다

  1. 같이 총운위를 1년 했음에도 서로 생까고 있는 그 동연짱 말이군요… 저라면 안타까워도 넘 오래 생깠기 때문에 못 씌워줬을듯…ㅋ

  2. 학교에서 살다시피 하면,
    학교에 우산 하나 정도는 비치해둬야 하는 거 아닌가.. -_-
    어쨌든 빨리 졸업하길 빌어야지.. 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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