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한테 찍혔을 가능성

뭔가 느낌이 안좋다.
아무래도 과학철학 전공의 유일한 교수님께 찍힌 듯하다.
지난 월요일 수업시간 이번 학기 마지막 발제를 맡을 사람을 정하고 있었는데..
물리학적인 관점에서 창발을 다룬 글이었다.
학기 초에 발제 펑크낸 적도 있던 나로서는 만회할 기회다 생각을 하고
내가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그런데.. 이건 뭔가..

“자네 물리 좀 잘 하나!”

ㅡㅡㅡㅡ__ㅡㅡㅡㅡ ;;

이건 단지 농담이 아니었다.
그 한마디를 던진 이후 교수님은 나를 한번도 쳐다보지 않았으며..
나에게 더 이상의 말도 하지 않았다.
교수님은 수업을 돕기 위해 강의에 들어오고 있던 김** 박사만을 보고 이야기하더니
결국 그분께 발제를 부탁했다.

도대체 이건 뭔가..
멀쩡한 발런티어를 무시하다니..

같은 수업시간..
비슷한 일이 또 있었다.
교수님이 학생들한테 던진 질문에..
나름의 답변을 횡성수설 하고 있었는데.. -_-;;
교수님이 중간에 잘라버렸다.
내가 기분이 나쁜 건 중간에 말을 짜른 것 보다는
교수님이 내 얘기를 전혀 안 들었다는 느낌 때문이다.
내 얘기의 앞부분의 그것도 첫 소절만 듣고 뒷 얘기는 안들어버린 것 같았다.
그러니까 교수님은 내 얘기가 틀렸다고 지적하면서 (난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음)
내 발언의 뒷부분과 비슷한 얘기를 자기가 또 하는 것이었다.

엄청 짜증나버렸다.
내가 내 얘기를 잘 정리해서 말하진 못했지만..
최소한 경청은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최소한 들으려고만 했다면 그딴식으로 지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짜증짜증..

도대체 원인은?
하긴.. 원인을 없는 건 아닌듯.. -_-

지난주 수업시간에도 선생님을 짜증나게 한 일이 있긴 했다.
새프너란 사람의 환원 개념을 얘기하고 있었는데..
내가 이런 질문을 했다.
“새프너에 의하면 이러저러한 거는 환원되는 사례고.. 나머지는 환원이 아닌 사례라는 건데.. 그럼 그 나머지는 도대체 뭡니까? 그러니까 새프너는 이론간의 관계를 환원되는 것과 아닌 것으로 양분하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것 같은데.. 그래서 도대체 그게 무슨 의미라는 겁니까?”

예를 들어 새프너의 환원 개념에 의하면
갈릴레오, 케플러의 이론이 뉴턴에 의해 환원되고..
뉴튼의 고전역학은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 의해 환원되지만..
연소에 관한 플로지스톤 이론은 라부아지에의 산소 이론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나는 그렇다면 세번째의 관계는 뭐냐는 얘기도 필요한 거 아니냐..
그냥 앞의 둘은 환원이고 세번째는 환원이 아니다 하고 얘기가 끝나버리면
별로 재미가 없지 않은가.. -_-;;

어쨌든 이 질문에 대해
선생님은 이론간의 관계들에 우열을 가리는 것(?)과 비슷한 얘기를 했고..
또 전자는 밀접한 관계.. 후자는 안 밀접한 관계 식으로 얘기를 했다.

별로 동의를 할 수 없었던 나는 계속 딴지를 걸었고..
결국 교수님은 화를 내면서 논의를 끝내버렸다. -_-;;

그래.. 논의에서 너무 벗어난 질문을 한 내가 잘못이다.. -_-;
어쨌든.. 이번 학기 환원과 창발이란 수업을 개설한 의미를 알고 싶었단 말이다.

넓게 보면 환원이고 좁게 보면 환원이 아니라는 식의 논문을
매주 반복해서 읽다보니까 나도 지금 내가 공부하는 게 어떤 의민지 알고 싶었단 말이다.
근데 그런 식의 답변밖에 못하는 교수한테 화가 나기도 하고..
어째 좀 답답하다.

이제 공부 시작한 주제에 무슨 교수 타령이냐만은..
교수가 나를 찍고 무시하는데.. 나라고 못할소냐!!

근데 이거 결국 손해보는 장사 아닌가 -_-;;
교수한테도 찍히고 나 이제 어찌하면 좋을꼬… (ㅡ.ㅡ;)( ;ㅡ.ㅡ)

7 thoughts on “교수한테 찍혔을 가능성

  1. 이번주 월요일 수업 시간엔 ‘책안읽고 책읽은 척 신공’을 보여줬지.. 후하하.. -_-;;
    선생님 반응 좋았음.. 허허..
    본때라기보다는 -_- 그냥 이쁨 받으려고 노력중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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