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동물원

현지 사회가 생태관광객이 기대하는 대로 살기를 원치 않는다고 결정을 내리는 경우, 이는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 로버트 고든(Robert Gordon)의 연구에 따르면, 남부 아프리카의 칼라하리 겜복(Kalahari Gemsbok) 국립공원에 살고 있는 산족(부시맨)이 약간의 현대적 설비와 용품 ― 더 나은 집과 새로운 옷 ― 을 요청했을 때, 공원 관리인은 ‘구경겨리로서의 가치에 심각한 금이라도 가는 것처럼’ 화를 냈다고 한다(M. Colchester, ‘자연 구하기: 토착민과 보호지역’ op.cit에서 인용). 정확히 말하면, 그들은 연기를 주문 받고 있는 것이다. 같은 공원을 조사하던 수 암스트롱(Sue Armstrong) 기자의 지적에 따르면, 평범한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을 생태관광객들이 봤을 때 ‘그들의 첫 질문은 항상 부시맨은 어디에 있냐는 것이다’(‘땅을 잃은 땅의 사람들’, <전자우편 & 가디언, 1996년 7월 11일).

서바이벌 인터내셔널(Survival International)도 그들이 정말 ‘연기’를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분명히 어떤 부시맨은 생태관광만 아니었으면 하지 않았을 연기를 하고 있다. 그들은 관광객이 통상 기대하는 역할을 연기하고 있다. ‘보츠와나(Botswana)에서 떨어진 부시맨의 캠프에서 일어난 일이다. 멀리서 몰려오는 먼지 구름은 (관광객) 차량이 도착했음을 말해준다. 사람들은 하던 일이 뭐든 모두 멈추고는 재빨리 티셔츠와 바지와 무명 원피스를 벗고, 춤을 추기 시작한다’(Mowforth and Munt, <관광과 지속가능성: 제3세계에서의 새로운 관광>, Routledge, 1998). 부시맨을 구경거리로 사용하는 것을 두고 학계의 모우포스(Mowforth)와 먼트(Munt)는 ‘동물원화(zooification)’라고 부른다.

…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프리카의 공원들과 보호구역들 중 일부는 현지 사회의 엄청난 희생에 기초해 있었음이 밝혀졌다. 케냐의 야생동물 컨설턴트 디나이 버거(Dhynai Berger)는 마사이족이 생존을 위해 방물장수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보호구역에 대한 수 암스트롱 기자의 말에 따르면, 자기 자신이 중요한 구경거리인 부시맨은 사냥이 허용되지만 오직 활과 화살로만 사냥을 해야 한다. ‘사자는 밤이면 어김없이 그들의 당나귀와 염소를 잡아가지만… 부시맨은 그들을 사냥할 수 없다’(‘땅을 잃은 땅의 사람들’, <전자우편 & 가디언>, 1996년 7월 11일).

커크 리치, “강요된 원시상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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