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유도와 로렌츠의 힘

물리학자가 꿈이라는 어떤 고등학생으로부터 아래와 같은 메일을 받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 살고있는 물리학자가 꿈인 한 고등학생입니다.

2011.12.23 에 네이버 캐스트에 올리신 전자기유도에 관한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항상 전자기 유도에대해 공부할때 궁금한점이있었습니다. 코일을 통과하는 자속이 변하면 기전력이 유도되는 이유에 관한것인데요,

-자속이 변할때 코일에 전류가 흐르는 이유는 변하는 자속에 의해 유도된 주변 전기장의 변화가 아니라 로렌츠의 힘에 의한것이 아닌가요?

많은 자료들을 볼때, 자석이나 전자석의 자기력선은 굽어있습니다. 그 굽어있는 자기력선이 코일을 지나갈때 코일 도선 안에있는 전자들은 자기력선에대해 상대적으로 움직인것이되고, 그에따라 로렌츠힘을 받아서 전류가 흐르게된다~ 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후략)

 

 

사실 네이버캐스트에 올라간 내 글(전자기 유도 현상의 발견)은 위의 고등학생이 궁금해 하는 것과는 그다지 관련이 없는 역사적인 글이었지만, 학생이 항상 궁금했던 거라니까 이런 글을 쓴 사람은 뭔가 알고 있지 않을까 혹시나 기대하고 메일을 보낸 모양입니다. 사실 저도 고등학교 때, 도선이 움직일 때랑 자기장이 변화하는 상황에서의 유도전류의 크기를 구하라는 문제를 풀어보면 각각 다른 방정식을 적용해서 풀어도 답이 거의 똑같은 형태로 나오는 걸 보고 흥미로워 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학생에게 꼭 답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제가 대략 알고 있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학생에게 아래와 같은 답을 해줄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표준적인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전자기유도는 회로 내부를 통과하는 자속의 변화에 의해 전류가 나타나는 현상을 말하고, 로렌츠의 힘은 (고정된) 자기장 속을 전하가 통과할 때 전하가 받는 힘을 말하지요. ㅁㅁㅁ님은 전자기유도를 로렌츠의 힘에 의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맞지요? 그 고민을 아래처럼 정리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파일:아인슈타인의 시계들 그림 1. 코일과 자석.jpg

(1) 자석을 가만히 놓은 채 회로를 움직이는 경우

(2) 회로를 가만히 놓은 채 자석을 움직이는 경우

 

두 경우 모두 회로에는 전류가 유도될 거예요.

 

그런데 표준적인 설명은 둘에 대해 다릅니다. 

(1)의 경우는 로렌츠의 힘으로 설명할 것이고

(2)의 경우는 (자속 변화에 의한) 전자기유도로 설명하겠죠?

 

정말 둘은 다른 현상일까요?

 

패러데이 본인은 둘을 다 같은 “전자기 유도”로 취급했어요.

(어느쪽이 움직이든) 자기력선이 회로의 도선을 가로지를 때 일어날 때 일어나는 것으로요.

 

하지만 맥스웰의 방정식 상으로는 두 경우가 엄격하게 분리되어 버리죠.

고등학교 교과서는 그런 방식으로 기술되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1)번 경우를 회로와 함께 움직이는 관찰자가 보게 된다면

그 현상은 (2)번 경우와 완전히 똑같아 보일 거예요.

 

이 고민을 한 사람이 바로 아인슈타인입니다.

두 현상을 다르게 취급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죠.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두 현상은 동일한 물리적 과정의 다른 표현에 불과합니다.

다만 관찰자의 편의에 따라 다른 수식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일 뿐이죠.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전자기유도를 로렌츠의 힘으로 설명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이 답을 할 수 있습니다.

“아닙니다. 전자기유도 현상과 로렌츠 힘에 의한 현상은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로 환원되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종류의 물리적 과정에 대한 다른 표현입니다.”

 

내 메일을 받은 학생은 아래와 같은 답장을 보내주었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같은현상의 다른 표현일 뿐이였군요. 그렇다면 이렇게 이해해도 될까요?

코일에 대해 자석이 움직일때, 제가 코일에 앉아있다면, 자석이 움직이는것처럼 보이므로 전자기유도는 패러데이의 방정식으로 표현되고,

제가 자석위에 앉아있다면, 가만히 있는 자기장에대해 도선(전자)가 움직이는 현상이므로 로렌츠의 힘으로 해석할수 있다. 라고요.

 

척 알아듣고 저렇게 응용을 해서 확인메일까지 보내는 걸 보니 꽤 똑똑한 학생인 모양입니다. 학생이 무척 고마워하는 데다 내용도 정확히 이해한 걸 보니,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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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데이 & 맥스웰 출간

제가 쓴 첫 번째 책이 출판되었습니다. 제목은 <공간에 펼쳐진 힘의 무대: 패러데이 & 맥스웰>로, 김영사의 <지식인마을> 시리즈의 한 권(제35권)입니다. 출판사에서는 일반 대중을 위한 교양서를 주문했지만, 난이도를 조절하는 데 실패하는 바람에 무척이나 마니악한 책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과학 마니아 또는 사이언스 키드들에게 어느 정도 어필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다행히 조만간 <지식인마을> 시리즈가 완간(40권 완간 예정)된다고 하니, 다른 책들과 함께 세트로 팔려나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기도 합니다.

패러데이는 가난한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나 자수성가한 과학자로서 영국에서는 지폐에도 박혀있을 정도로 인기있는 과학자이지만, 한국에서는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죠. 하지만 패러데이의 이름은 오늘날 과학에서 쉽게 발견됩니다. 우선 ‘패러데이의 법칙’이라 불리는 게 두 개나 있습니다. 전자기 유도에 관한 법칙과 전기 분해에 관한 법칙입니다. 정전기 차폐 효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실험으로 ‘패러데이의 케이지’라는 유명한 실험이 있습니다. 또 ‘패러데이의 효과’라 불리는 현상도 있는데, 이는 빛이 자기장을 통과하면서 편광면이 회전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또 전기유도용량의 단위인 ‘패럿’도 패러데이의 이름을 딴 것이죠.
반면 맥스웰은 한국뿐만 아니라 영국에서조차도 그리 인기있는 과학자가 아닙니다. 아마 일반인들은 ‘맥스웰 방정식’이라는 공식의 이름 정도만 들어보지 않았을까 싶네요. 하지만 맥스웰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물리학을 정립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인들에겐 아니지만 물리학자들 중에는 상당한 팬층(?)이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에게만 인기있는 과학자라고나 할까요. 아… 물리학의 토대에 대해 관심을 가진 철학자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편입니다. 맥스웰 본인이 꽤 철학적인 사고 실험을 즐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를 이해하려면 복잡한 수식을 만나야 하다보니 일반인들로서는 좀처럼 친해지기 좀 어려운 사람이죠 -_-;;
둘을 더 잘 소개해주고 싶기는 하지만, 그냥 책 날개에 적었던 인물 소개로 대신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이클 패러데이(1791-1867) 영국의 화학자·물리학자. 왕립연구소의 실험 조수로 과학자의 경력을 쌓기 시작하여 압력을 이용한 기체 액화법과 전기분해 법칙을 발견했으며, 오늘날 전동기와 발전기의 기초가 되는 전자기 회전 현상과 전자기 유도 현상을 발견했다. 이후 전기와 자기 작용이 공간에 펼쳐진 힘의 선을 따라 점진적으로 전달된다는 장 개념을 발전시킴으로써, 현대 전자기장 이론의 기초를 마련했다.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1831-1879) 영국의 물리학자. 빛, 열, 전자기 현상을 역학과 통합하여 고전 물리학을 정립했다. 특히 패러데이의 힘의 선 개념을 발전시켜 모든 전자기 현상을 탄성 매질의 운동과 변형으로 설명하는 전자기장 이론을 완성하였고, 그 과정에서 ‘맥스웰 방정식’을 만들어냈다. 이 방정식을 통해 빛의 속도로 전파되는 전자기파의 존재를 이론적으로 예측하는 동시에 빛이 곧 전자기파임을 주장했다.
인물 소개에도 나왔지만, 패러데이와 맥스웰은 모두 전자기장 이론의 발전에 기여한 영국의 과학자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패러데이와 맥스웰이 활동하던 19세기 영국의 맥락과 함께 그들이 장 개념을 고안하고 전자기장 이론으로 정교하게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책의 본문은 그들이 수행한 실험이나 그에 대한 이론적 설명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맥스웰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복잡한 수식도 꽤 등장하는 편이구요. 그래서 어느 정도의 각오를 하지 않으면 읽다가 중도에 지쳐버릴 수 있습니다. 게다가 패러데이나 맥스웰의 실험과 이론적 개념들이 오늘날의 우리에겐 너무나 생소한 것들이다보니 그것을 이해하는 데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이런 어려움을 완화시켜보고자, 패러데이의 실험이나 맥스웰의 모형을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도 새로 많이 그리고, 맥스웰이 사용한 벡터 연산자들도 최대한 기하학과 산수의 문제로 변환시켜 설명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긴 했지만, 그것이 얼마나 성공적인지는 독자들의 반응을 봐야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원래 책의 전체 내용을 소개하기 위해 책의 앞뒤 표지에 넣으려던 문안이 있었는데, 출판사 사장님 맘에 들지 않았는지 실제 표지에는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그 문안으로 책 소개를 대신하도록 하지요.
수학을 모른 채 실험과 사변을 통해 자연을 탐색한 패러데이
고도로 복잡한 수학과 역학의 원리로 자연을 해석한 맥스웰
둘의 어울리지 않는 만남이 전기와 자기와 빛을 하나로 통합시킨다!

전기와 자기와 빛을 하나의 원리로 통합하는 동시에 빛의 속도로 전파되는 전자기파의 존재를 예견한 패러데이와 맥스웰. 두 사람의 삶과 연구를 통해, 교과서 속의 완성된 과학의 모습이 아닌 만들어지고 있는 과학의 모습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철저한 실험과 기발한 상상을 통해 자연을 탐색한 패러데이
고등교육을 받지 못해 수학을 힘들어 했던 패러데이. 그러나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 실험과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은 상상력을 통해 그는 현대 전자기장 이론의 기초가 되는 ‘힘의 선’들로 공간을 가득 채웠다.

복잡한 수학과 기계적 유비를 통해 자연을 해석한 맥스웰

케임브리지 대학의 끔찍한 수학 졸업 시험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맥스웰. 그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패러데이의 ‘힘의 선’ 개념을 기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체계로 탈바꿈시켜 전기와 자기와 빛을 몇 개의 아름다운 방정식으로 통합해냈다.
본인이 스스로 이렇게 책 광고를 하고 있으니 민망하네요.-_-;;
어쨌든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 권씩 사서 보시길 바랍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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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데이를 보다보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
패러데이는 영국에서 매우 인기있는 과학자로, 20파운드짜리 지폐에도 그려져 있을 정도이다. 패러데이는 장 개념을 처음으로 제안한 과학자이면서 전동기와 발전기를 발명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영국 국민들이 패러데이를 기억하는 데에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1류 과학자로 성공한 자수성가한 인물이란 것이다.

그래서일까, 패러데이가 처음에 과학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다보면 어드벤처 게임이 떠오른다. 각 스테이지마다 미션을 수행해서 포인트를 얻거나 레벨을 올리는 인물 말이다. 패러데이를 이런 게임으로 재구성하면 대충 아래처럼 되지 않을까 싶다.

스테이지 1 : 심부름꾼에서 제본공 도제 되기

13살부터 서점 심부름꾼으로 성실히 일한 결과, 1년 뒤 사장님은 패러데이에게 제본공이 되는 도제 과정을 허락했다. 수업료도 면제해주고 말이다. 당시 이런 좋은 직업의 도제 과정을 수업료도 내지 않고서 이수할 수 있는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었다는 점 감안해야 함.

스테이지 2 : 과학 강연 코스 참석하기

열심히 일을 한 결과 사장님께 잘 보였는지, 사장님의 친분을 통해 서점의 단골 고객이 운영하는 과학 강연 코스에 참석하게 되었다. 패러데이는 유난스러울 정도로 꼼꼼하게 필기하여 노트를 만들었다. (강연장에서 필기하고, 집에와서 다시 깨끗하게 초고를 만들고, 다시 설명을 보충해서 완성본의 노트를 만들었던 패러데이의 습관은, 내가 보기엔 살짝 편집증에 가까워 보였음. 물론 이런 유난스러움 때문에 성공하기도 했지만)

스테이지 3 : 왕립연구소 강연 듣기

패러데이의 꼼꼼한 강연 노트를 본 한 서점 고객이 왕립연구소 최고의 스타 강사 험프리 데이비의 강연 입장권 4장을 구해주었다. (당시 영국 최고의 과학 강연 기관 왕립연구소 티켓은 너무 비싸서 가난한 사람은 참석하기 어려웠음)

스테이지 4 : 왕립연구소 실험 조수 되기

위에서 참석한 데이비의 강연을 듣고 손수 필기한 노트를 정성들여 제본하여 데이비에게 보냈더니, 데이비가 왕립연구소의 화학 조수 자리로 추천해주었다.

스테이지 5 : 독립연구자로 서기

10년간의 조수 생활 끝에, 전자기 회전 발견하면서 과학계의 떠오르는 스타가 되었고, 왕립학회의 회원이 되었다. (당시 영국 최고의 과학단체였던 왕립학회 회원이 되는 것은 큰 명예였음)

*           *           *
이런 패러데이의 성장과정을 보다보면 새마을 운동의 격언 “근면, 자조”가 떠오르기도 하고, 또다른 진부한 말인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한다. 가끔 인터넷으로 무릎팍도사를 볼 때에도 느낀 거였지만, 성공한 사람중에 게으른 사람은 하나도 없더라는 당연한 진리를 깨닫는다.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여 성공을 거둔 사람이라서일까? 패러데이는 정치적으로 보수적이었던 모양이다. 그와 같은 노력파가 보기에 가난과 같은 문제들은 개인들의 노력부족에 의한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1848년 초 유럽을 휩쓸었던 혁명에 대해, 패러데이는 “검은 욕망과 동기(black passions and motives)”에 의한 것으로 평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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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데이를 보다보면

패러데이는 영국에서 매우 인기있는 과학자로, 20파운드짜리 지폐에도 그려져 있을 정도이다. 패러데이는 장 개념을 처음으로 제안한 과학자이면서 전동기와 발전기를 발명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영국 국민들이 패러데이를 기억하는 데에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1류 과학자로 성공한 자수성가한 인물이란 것이다.

그래서일까, 패러데이가 처음에 과학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다보면 어드벤처 게임이 떠오른다. 각 스테이지마다 미션을 수행해서 포인트를 얻거나 레벨을 올리는 인물 말이다. 패러데이를 이런 게임으로 재구성하면 대충 아래처럼 되지 않을까 싶다.

스테이지 1 : 심부름꾼에서 제본공 도제 되기

13살부터 서점 심부름꾼으로 성실히 일한 결과, 1년 뒤 사장님은 패러데이에게 제본공이 되는 도제 과정을 허락했다. 수업료도 면제해주고 말이다. 당시 이런 좋은 직업의 도제 과정을 수업료도 내지 않고서 이수할 수 있는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었다는 점 감안해야 함.

스테이지 2 : 과학 강연 코스 참석하기

열심히 일을 한 결과 사장님께 잘 보였는지, 사장님의 친분을 통해 서점의 단골 고객이 운영하는 과학 강연 코스에 참석하게 되었다. 패러데이는 유난스러울 정도로 꼼꼼하게 필기하여 노트를 만들었다. (강연장에서 필기하고, 집에와서 다시 깨끗하게 초고를 만들고, 다시 설명을 보충해서 완성본의 노트를 만들었던 패러데이의 습관은, 내가 보기엔 살짝 편집증에 가까워 보였음. 물론 이런 유난스러움 때문에 성공하기도 했지만)

스테이지 3 : 왕립연구소 강연 듣기

패러데이의 꼼꼼한 강연 노트를 본 한 서점 고객이 왕립연구소 최고의 스타 강사 험프리 데이비의 강연 입장권 4장을 구해주었다. (당시 영국 최고의 과학 강연 기관 왕립연구소 티켓은 너무 비싸서 가난한 사람은 참석하기 어려웠음)

스테이지 4 : 왕립연구소 실험 조수 되기

위에서 참석한 데이비의 강연을 듣고 손수 필기한 노트를 정성들여 제본하여 데이비에게 보냈더니, 데이비가 왕립연구소의 화학 조수 자리로 추천해주었다.

스테이지 5 : 독립연구자로 서기

10년간의 조수 생활 끝에, 전자기 회전 발견하면서 과학계의 떠오르는 스타가 되었고, 왕립학회의 회원이 되었다. (당시 영국 최고의 과학단체였던 왕립학회 회원이 되는 것은 큰 명예였음)

이런 패러데이의 성장과정을 보다보면 새마을 운동의 격언 “근면, 자조”가 떠오르기도 하고, 또다른 진부한 말인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한다. 가끔 인터넷으로 무릎팍도사를 볼 때에도 느낀 거였지만, 성공한 사람중에 게으른 사람은 하나도 없더라는 당연한 진리를 깨닫는다.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여 성공을 거둔 사람이라서일까? 패러데이는 정치적으로 보수적이었던 모양이다. 그와 같은 노력파가 보기에 가난과 같은 문제들은 개인들의 노력부족에 의한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1848년 초 유럽을 휩쓸었던 혁명에 대해, 패러데이는 “검은 욕망과 동기(black passions and motives)”에 의한 것으로 평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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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사 페이퍼에 대한 홍샘의 빨간펜

일주일 전에 제출했던 기말페이퍼가 홍샘의 빨간펜 첨삭을 받아 돌아왔다.

“시제와 몇몇 표현을 제외하면 글의 구성이나 논지의 전개가 깔끔하고 무리가 없음. paper는 꽤 괜찮은 review paper이지만 동욱이 경우는 수업 reading 요약 제출에서 다른 학생들에 비해 점수가 현저히 떨어짐. 물론 수업 중반 이후에 계속 improve 되었음을 알고 있으니, keep going 하길”

하핫.. 기분 좋은 코멘트였다. ;;;
오늘 개인 면담에서도 페이퍼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었다.
다만 매주 읽을거리에 대한 요약문 제출에 대해서만 지적을 받았다.
“왜 그랬어?”
“영어 읽는 속도가 너무 느리구요.. “
“그리고?”
“노는 일에 웬만하면 안빠지려고 하다보니..”

사실 매주 부과되는 5-6개 정도의 요약문 중 거의 2-3개씩 꼬박꼬박 빠뜨린데다가, 특별히 발제를 맡은 주에도 다 못해가서 반 이상 펑크를 내거나 하나 정도 빠뜨리는 식이었으니.. 지적을 안 받을래야 안 받을 수가 없었다.

페이퍼를 내고는 내심 학점을 좀 기대하긴 했었는데..
학점은 그냥 평이하게 나와버렸다. 아쉽 ;;;
사실 페이퍼도 2% 부족하긴 하다..
뿌린대로 거둔 셈.

가만히 앉아 포도를 따먹을 수 있다는 걸 자랑으로 삼는 건 진작에 고등학교 때 끝냈어야 했는데.. 그 버릇 아직도 못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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