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경상대학교 철학과로 출근하게 되었다. 코로나19로 한적한 2020년 봄의 대학 풍경들을 올려 본다.
사진 속에 사람이 너무 없어서 죄다 쓸쓸해 보이네. ㅎㅎ
하지만 실제 내 삶은 매일매일 비대면 수업 준비로 쓸쓸한 틈이 없다고요!! -_-;;
3월부터 경상대학교 철학과로 출근하게 되었다. 코로나19로 한적한 2020년 봄의 대학 풍경들을 올려 본다.
사진 속에 사람이 너무 없어서 죄다 쓸쓸해 보이네. ㅎㅎ
하지만 실제 내 삶은 매일매일 비대면 수업 준비로 쓸쓸한 틈이 없다고요!! -_-;;
12월 3일 토요일, 하임이와 둘이서 서울 나들이를 다녀 왔다. 인천지하철과 공항철도와 2호선을 거쳐 시청역에 도착한 우리는 일단 덕수궁 구경부터 했다. (덕수궁 앞에서는 중고생들의 집회가 진행 중이었다.)
덕수궁에서 나온 우리는 광화문의 집회 대열에 합류했다. 하임이는 TBS 카메라가 움직이는 걸 보며, 우리도 텔레비전에 나오는 거냐며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집회에서 구호를 외칠 때면, 부끄럽다며 내 입을 막았다. -_-;;
본 집회가 시작할 무렵 우린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이번엔 시청역 대신 종각역으로 걸어갔는데, 그곳에서 사람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었다. 종각역에서 시작해 서울역을 거쳐 공항철도로 갈아탔다. 서울역에서 공항철도 갈아타는 길은 너무 길었다.
시청역 부근에서 LED 촛불을 하나 샀었는데, 집에 오니 그것 때문에 하임이와 하늘이 사이에 싸움이 생겼다. 두 개를 샀어야 했다. -_-;;
엄마와 유럽 여행을 다녀온 지 벌써 열흘이 훌쩍 지났다. 칠순의 엄마가 아들과 단둘이 열흘 동안 배낭 여행을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여행 초기부터 발가락에 물집이 잡혀 여행 내내 발가락에 밴드를 붙이고 다니셔야 했고, 입맛에 맞는 음식이 없어 영양 보충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엄마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대부분 수포로 돌아가는 바람에, 자포자기한 아들은 엄마를 “편식 대마왕”이라고 놀리며 어릴 때 엄마한테 받은 구박을 되돌려 주기도 했다.)
그래도 고생한 만큼 엄마는 좋은 구경으로 무척 즐거워 하셨고, 중간에 겪은 현금 도난 사건과 가방 분실 사건(가방은 다시 찾았다)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여행기는 하루씩 다시 정리해서 올리겠지만, 도대체 언제 올릴지 장담할 수 없어 일단 사진 몇 장만 공개하려고 한다.
로마와 바티칸은 정말 멋진 곳이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의 비행과 시차로 지쳐 있던 엄마는 도착 바로 다음날 탄 오픈 투어버스에 앉아 밀려 오는 졸음을 참지 못하셨다. 그리고 그 다음 날의 바티칸 투어는 설명 욕심 많은 가이드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사실 이날은 완전 엉망인 날이었다. 이날 아침 두오모역에 도착해 바깥으로 올라가려던 찰나에 엄마 가방 속의 현금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호텔에서 두오모역까지 오는 동안 트램과 전철은 무척 한산했다. 아마도 우리가 전혀 눈치도 못챌 정도로 유능한 밀라노의 소매치기에게 당한 것 같았다. 그러나 엄마는 아무리 봐도 호텔에서 아침을 먹는 동안 누군가 방에 들어와 가방의 돈을 훔쳐간 것 같다며, 가방을 방에 두고서 식사를 한 것에 대해 자책했다. 나는 호텔방에 있는 돈을 훔쳐갔을 가능성은 적고 당연히 가방은 방에 두고 다니는 거라며 엄마의 잘못이 아니라고 했지만 엄마에겐 그다지 위로가 될 수 없었다.
결국 우린 두오모 구경도 하지 못한 채 밀라노 경찰서에 가서 조서를 썼고, 호텔에 가서는 CCTV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나는 적어도 CCTV를 보고 나면 엄마의 의심과 자책이 사라질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호텔 직원은 아침 시간에 CCTV 녹화를 하지 않아 영상이 없다고 했고, 엄마의 의심이 사라질 기회는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나중에 온 호텔 매니저는 우리의 사건을 보험사에 보고해 혹시라도(거의 가능성은 없지만) 호텔의 책임이 인정되면 보상을 해주겠다고 약속을 해주었고, 우리는 이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에 호텔에서 나와야 했다.
그 때가 벌써 오후 1시가 넘었을 것이다. 베른행 기차는 6시 30분으로 예약되어 있었고 이제 5시간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우리는 다시 두오모로 가서 웅장한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갈레리아의 푸드코트에서 점심을 먹었다(원래 여기서 쇼핑 또는 아이쇼핑을 하려고 했었으나 그 계획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정말 밥만 먹고 나왔다). 그래도 엄마는 이날 점심으로 먹은 스테이크를 가장 맛있어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15유로 짜리 티켓 2장을 구입해 두오모 옥상에 올라가 사진을 찍었다. 그러는 사이 엄마의 기분은 마법처럼 녹아 내렸다. 위의 사진은 바로 그렇게 나온 사진이다.
젊은 아인슈타인이 특허국에서 일했던 베른은 너무 예쁜 곳이었다. 피터 갤리슨의 논문(아인슈타인의 시계들의 그림 14)에 나온 바로 그 장소에서 엄마의 사진을 찍어 주었다. 무작정 찾아가 본 곰공원도 재밌었고 장미공원에서 한눈에 내려다 본 베른의 모습도 너무 예뻐서 엄마가 무척 좋아하셨다.
융프라우와 피르스트산 하이킹은 이번 여행의 목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그곳은 정말로 그 기대를 충족시켜 주었다. 엄마도 너무 신나 하셨고 만화 같은 사진도 여럿 찍었다.
취리히는 이번 여행의 종착지였다. 7월 1일은 비행기를 타러 가야 하는 날이었는데 그냥 가기가 아쉬웠다. 그래서 아침 일찍 취리히 연방 공과 대학에 구경을 갔다. 취리히 연방 공과 대학은 아인슈타인이 다녔던 대학. 취리히 연방 공과 대학은 취리히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있었고, 마침 그 옆의 취리히 대학 로비에서는 학생들의 전시가 진행 중이라 재미있는 구경도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아침 9시에 문을 연 취리히 대학의 동물학 박물관에서는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던 흥미로운 컨셉의 전시를 볼 수 있었다. 아침 8시부터 10시까지의 아주 짧은 구경이었지만, 그냥 공항에 갔더라면 정말 후회할 뻔했다.
이제부터 구체적인 여행기는 앞으로 찔끔찔끔 올릴 예정. 기대는 안 해도 좋다.^^
올해 칠순을 맞이한 엄마와 단둘이 유럽 여행을 왔다. 로마로 들어와 열흘 뒤쯤 취리히로 나가는 여정. 이를 위해 우리는 일단 인천에서 러시아항공을 타고 모스크바를 경유해 로마까지 왔다. 대략 9시간 비행 3시간 환승 후 다시 5시간 비행의 힘든 여정. 더구나 칠순의 엄마에겐.
로마의 숙소에 도착한 엄마랑 나는 완전 녹초 상태. 자고 일어나면 원기를 회복하고 로마의 시내를 돌아다닐 예정이었는데, 벌써 깨서(현재 현지시각 새벽 5시) 이 글을 쓰고 있다. -.-;
지난 주말 준수와 혜리의 결혼식이 양재에서 있었습니다. 차를 몰고 가면 막힐 것 같아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 두 아이를모두 데리고 전철을 타고 갔다오는 모험을 감행했습니다. 부평구청역에서부터 고속터미널까지 7호선을 타고 가서 3호선으로 갈아타 양재역까지 가는 간단한 코스였습니다.
가는 길에는 나름 여유가 있어 자리에 앉아 갔습니다.
지겨울 때가 되어 책도 읽으며 갔습니다.
무사히 도착한 결혼식장. 무섭다고 난리 치는 하늘이는 부인님의 인솔 하에 바깥으로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훨씬 험난했습니다.
하늘이는 전철을 타자마자 저한테 안겨 잠이들어 버렸고 붐비는 전철에는 자리도 없더군요. 바닥에 앉아갈까 진지하게 갈등했으나 차마 그러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결혼식장에서 다들 하늘이 귀엽다고 좋아했으니 고생한 보람은 있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