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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타타 탄생

2010년 5월 6일, 두타타가 예상보다 일찍 세상에 나왔다.
아침 일찍 부인님은 진통이 있는 것 같다며 나를 깨웠다.  
새벽부터 시작된 진통 때문에 부인님은 잠을 잘 못이룬 상태.
임신책에는 “가진통과 진짜 진통을 구분하라”고 되어 있는데,
진통은 규칙적으로 오래 지속되는 반면, 가진통은 불규칙하단다.
그러나 이런 기준만으로 비경험자가 둘을 구분하는 건 무리. -_-;
예정일도 한참 남았고 아기도 그리 크지 않은 상태라
나는 그냥 가진통이겠거니 생각하고 있던 중,
시간을 재봐도 진통 간격은 3분과 5분을 왔다 갔다 했다.
“불규칙”하지 않은가 -_-;;
부인님은 병원에 전화를 해서 본인의 상태를 설명했다.
진짜 진통일 가능성이 있으니 일단 병원에 오랜다.
택시를 타고 병원에 8시쯤 도착해서 9시경 의사 샘의 진찰을 받았다.
진찰을 끝내고 나온 의사샘은 자석보드에 바둑알 하나를 놓았다.
\"사용자
“오른쪽 끝까지 가야 아이가 나오는 건데요,
한 시간, 두 시간, … 여덟시간, 음… 오늘 중에는 나올 거예요.”
그로부터 3시간이 지난 11시, 부인님은 무척 아파하고 있었다.
나중에 회고하길, ‘지금 이 정도 아픈 거면 나중엔 얼마나 더 아픈거야’하고 있었단다.
간호사 샘에게 부인님의 상태를 얘기하니,
“어머, 엄마 많이 아파요? 진찰 다시 받아야겠어요.”
다시 의사샘이 올라와 진찰을 끝내고는 바둑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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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다 나왔네요.”
그리고 잠시후 11시 19분, 작고 귀여운 두타타가 세상에 나왔다.
두타타를 낳은 직후, 부인님 왈 “이 정도면 하나 더 낳아도 되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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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두타타에게 어떤 이름을 지어줄까나?

두타타 근황

한 달만에 산부인과에 다녀왔는데, 오늘은 지난번에 보지 못했던 두타타의 정면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위의 동영상 잘 보면 얼굴로 추정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ㅎㅎ
여기저기 크기를 재더니 머리 크기로는 30주 1일, 허리 둘레로는 28주 6일, 다리 길이로는 28주 1일라는 결과가 나왔다(동영상 아래 보이는 영어와 숫자들이 이를 뜻하는 것임). 의사 샘 말로는, 서양 사람 기준으로 프로그램이 만들어진거라, 한국 사람으로는 대략 29주 정상으로 볼 수 있단다. 동양 사람은 태아 때부터 다리가 짧은 거였구나. -_-;;

음주가 태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들

임신 출산 카페를 보면, 가끔씩 “임신 중에 술을 먹어요 되나요?”, “임신 중에 감기약을 먹어도 되나요?”, “임신 중에 … 해도 되나요?”와 같은 질문이 올라온다. 콜라, 커피, 녹차, 회 등을 먹어도 되느냐는 질문도 올라온다. 때로는 임신인 줄 모르고 술이나 약을 먹었다며 혹시 애를 지워야 하는지를 묻는 사람도 있다. 임신 관련 서적에도 “이러저러한 음식이나 행동은 위험할지 모르니, 또는 그 위험성이 알려져 있지 않으므로, 또는 악영향이 보고된 적은 없지만,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는 얘기가 꽤 있다.

카페에 올라온 질문에 대한 답변은 대체로 두 가지 형태를 띤다. 첫째는 어디서 들은 얘기를 토대로 한 조언 : “술은 절대 먹으면 안되요”(자신이 먹어 보고서 한 얘기는 아닐테니 -_-), “포도주 한 잔 정도는 괜찮다고 들었어요”, “아이를 생각해야지요. 약은 뭐든 먹으면 안되요”, “소화제는 괜찮대요”, “회 먹으면 안 된다고 들었어요”, “생선은 중금속 때문에 안 된대요”, “커피 먹으면 까만 애 낳는대요(-_-)”, “카페인은 태아에 안좋아요. 대신 사이다 드세요” 등등. 둘째는 자신이나 자기 주변의 경험을 토대로 한 조언 : “커피 자주 마셨지만 우리 애 아주 멀쩡했다”, “땅콩 먹었더니 애가 아토피가 생긴 것 같다” 등등.

이러한 수많은 조언들 중에서 어떤 조언을 신뢰해야 할까? 커피의 경우 원래는 안 좋지만 하루에 몇 잔 이하는 괜찮다는 식의 조언이 다수인데, 대체 커피의 카페인이 태아에 안 좋다는 얘기는 실제 연구 결과가 전해진 것일까 아니면 떠다니는 속설이 전해진 것일까? 또 그 몇 잔 이내는 괜찮다는 정량적인 조언의 출처는 어디일까? 개인적인 경험에 기초한 조언 또한 신뢰하기가 어렵다. “…해봤지만 멀쩡했다”는 얘기는 확률적으로 운이 좋았던 경우일 수도 있고, “A 때문에 B가 생긴 것 같다”는 개인적인 얘기는 수많은 가능한 원인 중에 하필 A를 지목한 이유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부부는 이런 조언들에 대해 그다지 신뢰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면서도, 각각의 근거를 찾아보는 것도 귀찮고 대충 그럴듯한 조언으로 보이는 것들을 취사 선택해서 적당한 선에서 지켜왔다. 예를 들면 커피는 위에 나온 대로 몇 잔 이내로 마시고, 이러저런 음식 먹지 말라는 조언은 모두 무시하고 골고루만 먹기로 했다. 하지만 근거가 별로 없어 보이는 조언들조차도 은근히 신경이 쓰이면서 스트레스가 생기는 것 같다. 부인님은 자신이 요즘 땅콩을 안 먹는 이유가 원래 안 좋아해서 안 먹는 건지 친구가 얘기한 땅콩->아토피 영향설에 신경이 쓰여서 그런 건지 잘 모르겠다고 한다.  

술의 경우, 임신 이후 부인님은 어쩌다 술 마실 기회가 있을 때 맥주 한 모금 입에 대는 정도로만 술을 마셔왔다. 그런데 꼭 그래야 하는 건지 궁금해졌다. 사실 난 사람들이 임산부 술 먹지 말라는 얘기가 별 근거 없이 “그냥 어른한테 안 좋으니 태아한테도 안 좋겠지” 하는 식의 추측성 얘기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음주가 태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결과가 있기나 할까? 이러한 의심을 가지고 검색을 해봤는데, 웬걸… 생각보다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있었다.

죽 훑어본 결과를 요약하자면, 알콜은 분자 크기가 작아 태반을 통과해 태아에게 쉽게 전달되며, 이 알콜은 태반의 혈관을 수축시켜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을 방해하는가 하면, 특히 임신 초기(12-15주) 태아의 신경계 형성을 저해한다. 그래서 임신 기간 과도한 음주를 한 임신부는 그렇지 않은 임신부에 비해 정신 지체 및 얼굴 기형을 특징으로 하는 태아 알콜 증후군에 걸린 태아를 낳을 확률이 높다. 이는 거의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과도한 음주의 기준은 논란거리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정책적으로 임신부에게 금주를 권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영국 보건당국은 오랫동안 주 1,2잔의 포도주는 괜찮다는 권고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소량의 음주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보고되고,[footnote]원숭이 실험 (1997년 한겨레)
소량의 음주도 태아의 반사 행동 발달 저해 (2005년 헬스조선)[/footnote] 임신중 음주를 한 임신부의 아이의 평균 지능지수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2 포인트 가량 낮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면서,[footnote]실수로 창을 닫아 출처를 모르겠음 -_-;; [/footnote] 2009년부터 완전 금주를 권고하는 것으로 정책을 바꾸었다.[footnote]임산부 음주 제한, 권리 침해인가?[/footnote] 그래서 영국 정부는 현재 임신부 전체에게 식비를 지원하면서, 단서 조항으로 금주와 금연을 약속받고 있다.[footnote]하이닥 음주 흡연에 관한 게시물[/footnote] 그러나 논란은 아직 끝이 나지 않은 것 같다. 2008년 영국의 연구 그룹은 주 1-2잔의 음주를 한 임신부의 태아가 한 잔도 마시지 않은 임신부의 태아보다 오히려 행동장애가 적고 언어능력도 더 좋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 했다.[footnote]임신중 주당 1-2잔은 태아에 유익 (2008년 한경닷컴)[/footnote]  

기간에 따른 위험성을 다루는 논의도 정확하지 않다. 음주가 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신경계가 형성되는 임신 초기에 음주를 조심하라는 얘기는 대체로 일치한다. 소량의 음주도 위험하다는 2005년 헬스조선에서 소개된 연구도 사실은 임신 초기 음주의 영향을 다루고 있었다. 그러나 그 초기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는 불확실하다. 어떤 사이트에서는 첫 임신 3개월까지는 단 한번의 음주로도 태아에게 치명적인 신경계 발달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footnote]임신중 음주와 태아알코올증후군 (아가사랑)[/footnote] 수많은 임신부를 불안에 떨게 하면서 “임신인 줄 모르고 술을 마셨는데 임신이래요. 어떡하죠? 애를 지워야 하나요?”와 같은 질문을 올리게 만든 주범이 바로 이 얘기인 듯하다. 그러나 다른 사이트에서는 오히려 12주 이전에는 임신부의 몸이 태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걱정을 할 필요가 없고, 12주-15주 사이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footnote]12주 이전의 음주는 큰 문제 없다 (스토리 서치)[/footnote] 내 느낌으로는, 특별한 근거는 없지만, 후자의 얘기가 더 맞을 것 같다.

그렇다면 임신 20주째에 접어드는 우리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임신 초기도 지났으니 음주가 크게 위험할 것 같진 않다. 이제부터는 “임신중 주당 (포도주) 1-2잔은 괜찮다”는 연구 결과를 그냥 신뢰하고 조금씩 마셔도 되지 않을까 싶다. (맘에 드는 연구 결과만 취사 선택하는 건 어쩔 수 없다 -_-;;)

ps. 신기하게도 임신중 음주에 관한 연구를 찾아보면 영국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를 많이 접하게 된다. 아마도 소량 음주 vs. 완전 금주 사이의 논쟁이 크게 벌어지다 보니, 관련 연구가 많이 이루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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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타타~ 두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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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타타”는 부인님 뱃속에서 17주째 자라고 있는 아기의 임시 이름이다. 음악 반주 소리에서 따온 거라고 해야 하나? “두타타~ 두타타~” 소리를 내고 나면 괜히 기분이 밝아지는 게 좋아서 “두타타”라고 지었다. 부인님 친구 인숙씨가 보내준 임신 서적(위 그림)에 따르면, 우리 두타타는 11-12센티미터 정도의 크기에 몸무게는 100그램 정도라고 한다. 두 달 전쯤 아기 크기가 2센티라는 걸 보고서는 엄지와 검지로 아기의 크기를 상상하며 웃곤 했는데, 그 아기가 벌써 10센티만큼 컸다고 생각하면 신기하기도 하면서도 여전히 쪼끄만 아기의 크기를 상상하면 웃음이 나온다. “에게.. 요만한 크기에 얼굴이랑 몸통이랑 팔다리가 다 있다는 거야?” 하면서 말이다.
부인님의 입덧은 다행히 일찍 끝이 났다. 6주 정도에 시작해서 10주 정도에 끝이 났으니까,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약 한 달 정도 고생한 것 같다. 이 정도면 빨리 끝난 편이라고도 한다. 입덧도 끝났으니 이젠 괜찮겠지 했는데, 일주일 전부터 부인님이 심각한 가려움증을 호소하고 있다. 건조한 겨울이 되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검색해보니 임신부의 일부에게서 “임신소양증”이라는 가려움증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한다. 자궁이 커지면서 답즙관이 눌려 담즙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서라는 얘기도 있고, 호르몬의 변화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해결책은 그냥 크림이나 오일을 바르라는 정도의 얘기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도 값싼 존슨즈 베이비 오일과 베이비 크림을 사서 수시로 듬뿍듬뿍 바르고 있다. 가려움증 방지 겸 튼살 방지용으로~ (“비오템 튼살 크림”과 같은 제품은 비싼 가격 때문에 듬뿍듬뿍 바르지 못하다 보니 별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얘기도 있다. -_-;;)
이러한 고충들을 몇 달 더 참으면, 두타타가 5월 중순경에 세상에 나올 것 같다. 그때까지 무럭무럭 튼튼하게 자라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