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혹은 헷갈리는 지식들

오랜만에 어린이 과학만화책 감수를 봤다. 작가가 쓴 내용 중에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수정해서 보내주면 되는 일이다.

외국인들은 자주 문법에 어긋나는 문장을 많이 쓴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그 문장이 어디가 틀렸는지 확실히 짚지 못하더라도 그것이 어색한 문장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마치 그것처럼, 일반인이 과학 내용에 대해 쓰면 묘하게 어색한 문장들을 많이 쓴다. 나는 그 어색한 부분을 찾아내면 된다. 어색한 부분을 찾아내는 것은 쉽지만 정확하게 잘못을 지적하고 올바른 형태로 고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리고 그 어색한 내용이 정말로 잘못된 내용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것 또한 생각보다 어렵다. 마치 한국인이 외국인이 쓴 어색한 문장은 쉽게 골라내도 그것이 정말 어디가 문제인지는 잘 지적하기 힘든 것처럼 말이다.

1. 한 비행기가 자기는 고체라서 연료가 떨어지면 추락할거라고 말한다. 나는 이 구절을 보고서 멈칫했다. 하늘에 뜨지 못하는 것과 고체 사이에 필연적인 연관이 있는 걸까? 물론 하늘에 가만히 떠있는 고체를 떠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체는 대부분 가만 두면 떨어진다. 게다가 고체라면 거의 무조건 하늘에서 떨어질 그럴듯한 이유가 있기도 하다. 고체는 그것을 구성하는 입자들 사이의 간격이 좁은 상태이기 때문에 고체의 밀도가 공기보다 작은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어떤 물체가 고체라서 하늘에 뜨지 못한다는 설명을 어색해 했고, 결국 “고체라서”라는 부분을 지워버리길 권했다. 생각하면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닌 그 설명을 나는 왜 맘에 안들어했을까? 그동안 살면서 공부한 과학 교과서에서 고체 상태와 낙하를 연결시키는 구절을 본 기억이 없어서일지도. 그 외의 근거는? 방금 반례가 떠올랐다. 구름은 물방울과 얼음의 집합체이지만 하늘에 가만히 떠있을 수 있다. 따라서 고체라서 뜨지 못한다는 설명은 틀렸다. 정리하자면, 교과서에 등장하는 물리학에 따르면, 어떤 물체가 하늘의 뜨고 안 뜨고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부력”의 문제이고, 이는 주변 공기와의 밀도 차이만 문제삼는다. 고체라고 하는 물질의 상태는 그 문제와 유관하다고 말할 수는 있더라도 그 문제의 설명이 될 수는 없다.  

2. “녹색가스”란 구절이 나왔다. 분명 어색하지 않은 구절이었지만, “기체가 그 자체로 색을 띨 수 있을까? 혹시 우리가 무슨 색 가스라고 하는 건 기체 때문이 아니라 먼지 때문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검색 결과, 대부분의 기체는 색이 없지만, 요오드 증기 같은 기체는 보라색을 띤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금 생각해 보니, 하늘은 기체로 이루어졌지만 파란색을 띤다. 즉 기체도 색을 띨 수 있다.

3.  “기체는 액체, 고체와 함께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이면서, 눈에 보이지 않아요”라는 문장이 있다. 어딘가 어색하다. 기체, 액체, 고체는 세 가지 물질이 아니라 물질이 존재하는 세 가지 상태라고 해야 한다.

4. “세 가지 상태란, 세 가지 물질의 성질을 말하는 거지. 고체는 단단한 성질을, 액체는 흐르는 성질을, 기체는 공지 중으로 퍼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라는 문장이 있다. 분명 어딘가 어색하다. 하지만 혹시 초등학생들용이라서 감각할 수 있는 성질을 가지고 설명한 건 아닐까? 고체, 액체, 기체를 구분하기 위해 감각적으로 관찰가능한 성질을 언급하는 것은 중요하다. 보이지도 않는 분자 구조같은 것을 언급해서 괜히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 그러나 여기서 언급된 “단단한 성질”, “흐르는 성질”이라는 성질이 과연 고체, 액체, 기체를 특징짓는 대표적인 성질인지는 숙고해보아야 한다. 예컨대 “고체는 단단하다”는 말은 액체나 기체와 비교하여 맞는 말처럼도 보이지만, 물렁물렁한 고체가 있다는 점에서 그다지 적절해보이진 않는다. 위키피디아에서 무척이나 훌륭한 구분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에 따르면, 고체, 액체, 기체는 그것의 모양과 부피에 따라 구분될 수 있다. 고체는 그것을 담는 그릇에 따라 모양과 부피가 변하지 않지만, 액체는 그릇에 따라 모양이 변한다. 기체는 그릇에 따라 모양뿐 아니라 부피까지 변한다고.

5. 무언가를 정의를 통해 보여주는 일은 어느 분야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과학에서도 쉬운 일이 아니다. 예컨대 고체의 정의는? 그래서 가끔 교과서에서도 완벽한 정의를 통해 보여주기 어려울 경우에는 대표적인 사례를 보여준 후, “…처럼 ….한 것들을 …. 라고 한다”와 같은 조심스러운 표현으로 설명을 대신하는 경우가 꽤 있다. 그런데 오히려 비전문적인 저자들은 잘못된 엉터리 정의를 남발하는 경우가 많다.

6. “기체는 무게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이 있다. 아래 포스팅에 나온 게 바로 그것인데, 짧게 소개하자면, 풍선 두 개에 똑같이 바람을 넣어 양팔저울에 매달면 저울이 평형을 이룬다. 그 중 하나에 바람을 빼면 저울이 기운다. 나머지 풍선도 바람을 빼면 다시 평형을 이룬다. 이로써 기체도 무게를 가지고 있다는 게 증명이 되었단다. 나는 그걸 보면서 두 가지 의문이 들었었다. 첫째, 부력을 고려할 때 이 실험이 과연 실제로 작동할까? 둘째, 실험이 작동하더라도 이것이 기체의 무게를 입증한다고 할 수 있을까? 첫 번째 의문은 아래 포스팅에서 완전히 해결됐는데, 그 실험은 실제로 작동한다. 두 번째 의문도 쉽게 해결됐다. 이 실험은 “기체도 무게를 가진다”라는 주장의 좋은 증거는 될 수 있더라도 증명은 되지 못한다. 이러한 결론은 이 실험을 분석해서 얻은 결론이기도 하지만, 과학적 주장과 실험 사이의 일반적인 관계이기도 하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런 식으로 애들에게 가르쳐도 되는가이다. 과연 애들에게 양팔저울이 “무게”를 측정하는 것처럼 소개하고, 양팔이 기운 것을 “무게 차이”를 보여주는 것으로 가르쳐도 될까? 나의 잠정적인 대답은 “된다”인데, 근거는 확실치 않다. 어떤 사람은 양팔저울은 물체의 “무게”뿐 아니라 “부력”도 반영하기 때문에, 양팔저울이 기우는 것을 두 풍선의 무게 차이처럼 얘기하는 것은 일종의 사기라고 주장할지도 모르겠는데, 나는 이 실험에서 “부력”이 무시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물론 애들은 모르겠지만) 애들에게 부력의 존재를 잠시 안 가르쳐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7. “기체 중에서 우리 주위에 있는 가장 대표적인 기체가 뭘까? 바로 공기야.” 맥락에 따라 그냥 넘어가도 되는 말이겠지만, 과학 교과서의 문법에는 맞지 않는 말이다. 왜냐하면 “공기”는 “기체의 일종”이 아니기 때문이다.

8. “공기를 구성하는 기체 중 어떤 기체가 제일 많을까?”라는 질문에 어떤 애가 “이산화탄소? 그건 안 좋을 거랬는데…”라고 중얼거린다. 질문한 친구가 “답은 질소”라고 얘기하면서 공기 구성성분 그래프를 보여주자, 그 애는 “휴우~ 그래도 이산화탄소는 정말 적구나” 하고 안심한다. 요즘 왠만한 과학만화책들은 대부분 환경 문제를 걸고 넘어진다. 이 책에서도 지구 온난화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는 나쁜 기체가 되어 버린다. 가끔 이산화탄소 같은 애는 괴물이나 악당의 형상으로 그려지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산화탄소는 그 자체로 “나쁜” 기체가 아니라 “우리에게 현재 증가하면” 안 좋은 기체일 뿐이다. 게다가 자주 착각하는 내용이 있는데, 이산화탄소 때문에 지구온난화가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는 이산화탄소 때문이 아니라 이산화탄소 증가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걸 구분하지 못하면 이산화탄소는 절대악이 되어버린다. 이산화탄소가 줄어들면 지구의 평균온도가 떨어지게 되고, 일교차나 계절에 따른 온도차도 엄청나게 심해질 것이란 점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9. 책의 마지막에는 꼭 에너지 절약이나 대체 에너지 얘기를 하면서 수소 자동차나 메탄 하이드레이트(나도 이번에 처음 들었음-_-) 같은 얘기를 꺼낸다. 문제는 이런 대체에너지를 다루는 태도가 너무 낙관적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가끔은 그것이 어떤 면에서 대체 에너지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잘 모르고 쓰는 경우가 많다. 수소 자동차에 쓰는 연료인 수소는 물에서 무한정 뽑을 수 있기 때문에 매장량이 거의 무한하다고 쓰곤 하는데, 그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물로부터 수소를 얻기 위해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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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하드에 대한 궁금증

부인 노트북이 맛이 가면서 새 넷북을 장만했다는 얘기는 전에 얘기했던 것 같다. 문제는 예전 노트북 하드에 있던 데이터를 어떻게 꺼내올 것인가이다.

가장 먼저 생각났던 방법은 우리가 갖고 있던 USB 외장 하드 케이스에 부인 노트북 하드를 장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갖고 있던 USB 외장 하드 케이스는 하드와 일체형이라 케이스를 여는 방법이 없었다.

두 번째로 생각난 방법은 부인 노트북 하드를 꺼내어 내 노트북에 장착한 후, 다시 USB 하드에 옮기는 것이었다. 부인 노트북에서 꺼낸 하드는 3.5inch로 내 노트북 하드 크기와 같았다. 그러나 노트북과의 연결 부위가 달라서 장착할 수가 없었다. 3.5inch 하드면 다 똑같을 줄 알았는데 완전 달랐다. 부인 노트북 하드는 구형 PC 하드의 축소판처럼 생겨서 연결부위에 수많은 바늘(?)들이 있었고 점퍼까지 있었지만, 내 노트북 하드의 연결부위는 마치 그래픽카드의 연결부위와 비슷했다.

마지막으로 생각난 방법은 부인 노트북 하드를 장착할 수 있는 외장 하드 케이스를 구입하여 USB로 연결하는 방법이다. 약간 걱정되는 것은 호환성 문제이다. 3.5inch 하드라고 다 똑같지 않다는 점을 알고 나니, 외장 하드 케이스 구입이 망설여진다. 부인 노트북은 IBM Thinkpad X31로, 그 안에 들어있는 하드는 HITACHI에서 제작한 40GB 하드이다. 하드 위에는 ATA/IDE라는 말도 적혀 있다. 그렇다면 3.5inch ATA/IDE 하드용 외장 하드 케이스를 사면 되는 것일까?

아래는 SATA용 외장 하드 케이스라고 하는데, 얘는 사면 안 되는 거?
http://www.amazon.com/Antec-MX-100-3-5-Inch-Aluminum-Enclosure/dp/B000XQDTRW/ref=pd_bbs_1?ie=UTF8&s=electronics&qid=1240322989&sr=8-1

아래는 IDE/PATA용 외장 하드 케이스라고 하는데, 얘도 안 되는 거?
http://www.amazon.com/Sabrent-ECS-U35K-Ultra-3-5-inch-Enclosure/dp/B000E95T58/ref=pd_bbs_2?ie=UTF8&s=electronics&qid=1240322989&sr=8-2

그럼 얘는 그냥 IDE용이라고 되어 있는데, 얘는 사도 되는 걸까?
http://www.amazon.com/Vantec-NST-360U2-BL-3-5-Inch-External-Enclosure/dp/B0009HMT9Y/ref=pd_bbs_9?ie=UTF8&s=electronics&qid=1240322989&sr=8-9

그럼 외장 하드 케이스는 아니지만, 아래와 같은 ATA or IDE 용 케이블 컨버터와 파워 서플라이만 사도 될까? 근데 부인 하드는 파워를 연결하는 곳이 보이지 않는다. -_-;
http://www.amazon.com/Sabrent-USB-DSC5-3-5-Inch-Converter-Adapter/dp/B000HJ99DI/ref=pd_bbs_4?ie=UTF8&s=electronics&qid=1240322989&sr=8-4

혹시 이에 대해 아는 분 있으면 조언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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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람

학교에서 Peter Galison과 Robb Moss가 감독한 SECRECY라는 작품을 상영한다길래 부인과 함께 보러 갔다.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였을까? 약간 실망스러웠다. 과학사학자가 만든 다큐는 어떻게 다를까 궁금했는데, 그냥 조금은 뻔한 정부 비판 다큐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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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켓 Reliable

“신뢰할 수 있는”이라는 뜻의 한국 마켓. 집에서는 걸어서 20분이 좀 넘게 걸리는 곳. 지난 일요일 구경 삼아 걸어와 봤다가, “이곳에서만 살 수 있는” 것들을 왕창 사버렸다. 만두, 볶음짜장소스, 고등어, 굴소스, 오뎅, 떡볶이떡, 고추장… ㅎㅎ

* 위에 보이는 제품은 “아씨 모듬해물”. “아씨”라는 이 촌스러운 브랜드는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브랜드로, “아씨 참치”는 “동원 참치”보다 싸고, “아씨 런천미트”는 “스팸”보다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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