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컴 사망선고

며칠 전부터 부인 컴이 켜지지 않고 있다. 일종의 가사 상태에 돌입했던 것. 과거에도 그런 상태에서 살아난 적이 몇 번 있었기 때문에 희망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희망을 부여잡기 힘들게 되었다. 어제까지는 전원을 연결하면 전기가 들어오고 있다는 LED 램프에 불이 들어왔었는데, 오늘은 그마저도 켜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사망선고를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미국 동부시각 기준 2009년 4월 6일 오전 11시, 박민아 님의 첫째 노트북 LG IBM Thinkpad X31의 사망을 선고합니다.

2003년 말엽에 신품상태로 입양된 아이라고 하니, 2009년 초까지 살았으면 노트북계의 천수를 누리고 가는 셈. 마지막 몇 달간 거동이 불편하긴 했지만, 이 정도면 호상이라고 해야 하나…-_-;

하드는 다른 컴에 장기이식을 하면 될테지만 그외의 몸체는 어디에 묻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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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사고

2월 중순에 배로 부친 짐이 며칠 전에 도착했다. 약간은 낯선 박스였지만, 별 의심 없이 기쁜 마음으로 박스를 열었다. 그런데 책을 하나씩 빼다 보니 이상한 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별주부전>, <지혜로운 선덕 여왕>, <도림의 꾀에 빠진 개로왕> ….

음… 남의 책이 섞여 들어왔는데도 짐의 무게가 비슷하다면, 그것은 … 이런..  내 책이 사라졌다. 근데 뭐가 빠진거지??

내가 보낸 25권 중 무사히 도착한 13권을 바라보면서, 사라진 아이들을 추리하기 시작했다. 내가 한글책을 좀 넣었는데, <과학혁명의 구조>, <쿤의 주제들>은 넣었던 것 같은데 안 보이네. Suarez의 <Fictions in Science>는 어디갔지? 안 왔네? 이런… Nersessian 책들은? 얘네들도 없네. 한 시간 정도의 추리 끝에 9권의 목록을 뽑아냈고, 그걸 가지고 한국 우체국과 미국 우체국에 분실 신고를 했다. 짐을 부칠 때 보험을 들었기 때문에, 보험금을 비롯한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찾아주면야 좋겠지만, 쉽지는 않을 듯. 하지만 무슨 책이 분실되었는지도 알고, 필요한 책은 도서관에서 다 빌려 볼 수 있으므로 큰 문제는 아니다. (단, 한글책은 제외;;) 오히려 돈이 들어온다는 생각에 기뻐한다고 하면 내가 좀 이상한 걸까? -_-;;

* 분실된 책들

– 토머스 쿤 지음, 김명자 옮김 (1999), 과학혁명의 구조. 서울: 까치.
– 조인래 (편역) (1997), 쿤의 주제들: 비판과 대응.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출판사.
– Mauricio Suarez (ed.) (2008), Fictions in Science: Philosophical Essays on Modeling and Idealisation. New York: Routledge.
– Thomas Nickles (ed.) (2002), Thomas Kuhn.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 Lorenzo Magnani, Nancy J. Nersessian and Paul Thagard (eds.) (1999), Model-Based Reasoning in Scientific Discovery. New York: Kluwer Academic/Plenum Publishers.
– Lorenzo Magnani and Nancy J. Nersessian (eds.) (2002), Model-Based Reasoning: Science, Technology, Values. New York: Kluwer Academic Publishers.
– Mary S. Morgan and Margaret Morrison (eds.) (1999), Models as Mediators: Perspectives on Natural and Social Science.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 D. H. Hellman (ed.) (1988), Analogical Reasoning. Kluwer: Dordrecht.
– Mary Hesse (1963), Models and Analogies in Science. London: Sheed and Ward.

* 섞여 들어온 아동용 도서들

– 예림당 출판사에서 나온 초등권장 우리고전 시리즈 (별주부전, 사씨남정기)
– 교원 출판사에서 나온 “쉽게 풀어쓴 우리 고전, 테마 삼국유사 삼국사기” 시리즈 (지혜로운 선덕 여왕, 신라를 세운 혁거세, 저승에 다녀온 선율 스님, 아버지를 찾아 나선 유리, 도림의 꾀에 빠진 개로왕, 꿈을 그린 화공, 황금 상자에서 나온 아이,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 연오랑과 세오녀, 광덕과 엄장, 진성 여왕과 활 잘 쏘는 거타지, 박제상의 충성, 백제를 세운 온조, 임금님에게 바친 차와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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