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고사 시험

EBS의 프로그램 중 <아빠타>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아빠타>는 ‘아빠’와 ‘아바타’의 합성어로, 아이가 하루 동안 아빠를 맘대로 조종하는 걸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다소 전형적인 전개가 많다보니 나와 부인님은 그닥 재미없어 하지만, 하임이와 하늘이는 무척 재미있어 한다. 도대체 어떤 포인트에서 재미있어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이들은 매주 본방을 사수하고 재방송까지 챙겨 본다. -_-;;

이번주 <아빠타>에서는 (본격적인 아바타 조종이 시작되기 전) 엄마와 아빠가 각각 아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아이 고사> 시험을 보는 장면이 나왔다. 그걸 보던 하임이가 갑자기 컴퓨터로 시험 문제를 만들기 시작해서, 결국 나와 부인님은 하임이가 출제한 <아이 고사>를 보게 됐다. 아래는 그 시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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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고사 하임 영역 시험 결과. 왼쪽은 부인님, 오른쪽은 나.

부인님은 50점, 나는 35점. 내가 졌다. 사실 문제가 너무 어려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모두 고르시오”(1번)와 같은 아리송한 문제를 내지 않나, “1학년 4반 친구들을 모두 적으시오”(5번)와 같은 어마어마한 문제도 냈다. 1번은 내가 하임이의 출제 의도를 간파하고 정확히 맞췄다. 동생 하늘이는 하임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이다.  출제 의도를 간파하지 못한 부인님은 모두 정답으로 표시했다가 부분 점수만 받았다.  5번 문제에 나는 5명만 적었는데(사실 좀더 알긴 했다), 부인님은 최선을 다해 16명이나 적었다. 결국 나는 그 문제에서 아무런 점수도 받지 못했지만, 부인님은 부분 점수 5점을 받았다. 참고로 1학년 4반 당시 친구들은 원래 23명이었다.

이렇게 하임이가 출제한 아이 고사를 풀고 나니 이번에는 하늘이도 문제를 내겠다며 나섰다. 하늘이는 타이핑을 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하늘이가 불러주는 대로 하임이가 타이핑을 해줬다. 아래는 그 시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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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고사 하늘 영역 시험 결과. 왼쪽은 부인님, 오른쪽은 나.

하늘이의 문제는 하임이의 문제에 비해 훨씬 명료했다. “제일”과 “모두”를 섞는 그런 문제는 내지 않았다. 하늘이의 평소 관심사대로 “제일 좋아하는 공룡”, “제일 좋아하는 동물”(포유류를 뜻함), “제일 좋아하는 곤충”, “제일 좋아하는 농장 동물”, “제일 좋아하는 꽃”, “제일 좋아하는 곳”, “제일 좋아하는 사람”, “제일 좋아하는 친구” 등의 문제가 출제됐다. 덕분에 훨씬 공정한 시험이 될 수 있었으나, 하늘이는 나와 부인님을 오가며 귀속말로 답을 가르쳐줬다. 아마도 하늘이는 나에게 좀더 많은 답을 가르쳐 주었던 것 같다. 그래도 하늘이가 제일 좋아하는 공룡이나 제일 좋아하는 곤충 같은 문제는 내가 직접 답을 썼고 정확히 맞췄다. 반면 부인님은 하늘이가 제일 좋아하는 곤충이 ‘장수풍뎅이’라는 것을 몰랐다. 그 결과, 부인님은 70점, 나는 100점. 다소 불공정한 시험이었지만, 어쨌든 내가 이겼다!

나중에 하늘이에게 들은 건데, 공룡 문제는 “티라노사우루스”나 “브라키오사우루스”도 정답으로 처리해 줬을 거라고 한다. 하늘이에게도 하임이에게 “가장 좋아하는” 건 하나가 아니었다. 어렵다. 어려워.

오늘은 애들이 <아빠 고사> 시험지를 만들면 풀어주겠다며 조르고 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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