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데이 & 맥스웰 출간

제가 쓴 첫 번째 책이 출판되었습니다. 제목은 <공간에 펼쳐진 힘의 무대: 패러데이 & 맥스웰>로, 김영사의 <지식인마을> 시리즈의 한 권(제35권)입니다. 출판사에서는 일반 대중을 위한 교양서를 주문했지만, 난이도를 조절하는 데 실패하는 바람에 무척이나 마니악한 책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과학 마니아 또는 사이언스 키드들에게 어느 정도 어필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다행히 조만간 <지식인마을> 시리즈가 완간(40권 완간 예정)된다고 하니, 다른 책들과 함께 세트로 팔려나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기도 합니다.

패러데이는 가난한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나 자수성가한 과학자로서 영국에서는 지폐에도 박혀있을 정도로 인기있는 과학자이지만, 한국에서는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죠. 하지만 패러데이의 이름은 오늘날 과학에서 쉽게 발견됩니다. 우선 ‘패러데이의 법칙’이라 불리는 게 두 개나 있습니다. 전자기 유도에 관한 법칙과 전기 분해에 관한 법칙입니다. 정전기 차폐 효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실험으로 ‘패러데이의 케이지’라는 유명한 실험이 있습니다. 또 ‘패러데이의 효과’라 불리는 현상도 있는데, 이는 빛이 자기장을 통과하면서 편광면이 회전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또 전기유도용량의 단위인 ‘패럿’도 패러데이의 이름을 딴 것이죠.
반면 맥스웰은 한국뿐만 아니라 영국에서조차도 그리 인기있는 과학자가 아닙니다. 아마 일반인들은 ‘맥스웰 방정식’이라는 공식의 이름 정도만 들어보지 않았을까 싶네요. 하지만 맥스웰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물리학을 정립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인들에겐 아니지만 물리학자들 중에는 상당한 팬층(?)이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에게만 인기있는 과학자라고나 할까요. 아… 물리학의 토대에 대해 관심을 가진 철학자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편입니다. 맥스웰 본인이 꽤 철학적인 사고 실험을 즐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를 이해하려면 복잡한 수식을 만나야 하다보니 일반인들로서는 좀처럼 친해지기 좀 어려운 사람이죠 -_-;;
둘을 더 잘 소개해주고 싶기는 하지만, 그냥 책 날개에 적었던 인물 소개로 대신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이클 패러데이(1791-1867) 영국의 화학자·물리학자. 왕립연구소의 실험 조수로 과학자의 경력을 쌓기 시작하여 압력을 이용한 기체 액화법과 전기분해 법칙을 발견했으며, 오늘날 전동기와 발전기의 기초가 되는 전자기 회전 현상과 전자기 유도 현상을 발견했다. 이후 전기와 자기 작용이 공간에 펼쳐진 힘의 선을 따라 점진적으로 전달된다는 장 개념을 발전시킴으로써, 현대 전자기장 이론의 기초를 마련했다.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1831-1879) 영국의 물리학자. 빛, 열, 전자기 현상을 역학과 통합하여 고전 물리학을 정립했다. 특히 패러데이의 힘의 선 개념을 발전시켜 모든 전자기 현상을 탄성 매질의 운동과 변형으로 설명하는 전자기장 이론을 완성하였고, 그 과정에서 ‘맥스웰 방정식’을 만들어냈다. 이 방정식을 통해 빛의 속도로 전파되는 전자기파의 존재를 이론적으로 예측하는 동시에 빛이 곧 전자기파임을 주장했다.
인물 소개에도 나왔지만, 패러데이와 맥스웰은 모두 전자기장 이론의 발전에 기여한 영국의 과학자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패러데이와 맥스웰이 활동하던 19세기 영국의 맥락과 함께 그들이 장 개념을 고안하고 전자기장 이론으로 정교하게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책의 본문은 그들이 수행한 실험이나 그에 대한 이론적 설명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맥스웰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복잡한 수식도 꽤 등장하는 편이구요. 그래서 어느 정도의 각오를 하지 않으면 읽다가 중도에 지쳐버릴 수 있습니다. 게다가 패러데이나 맥스웰의 실험과 이론적 개념들이 오늘날의 우리에겐 너무나 생소한 것들이다보니 그것을 이해하는 데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이런 어려움을 완화시켜보고자, 패러데이의 실험이나 맥스웰의 모형을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도 새로 많이 그리고, 맥스웰이 사용한 벡터 연산자들도 최대한 기하학과 산수의 문제로 변환시켜 설명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긴 했지만, 그것이 얼마나 성공적인지는 독자들의 반응을 봐야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원래 책의 전체 내용을 소개하기 위해 책의 앞뒤 표지에 넣으려던 문안이 있었는데, 출판사 사장님 맘에 들지 않았는지 실제 표지에는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그 문안으로 책 소개를 대신하도록 하지요.
수학을 모른 채 실험과 사변을 통해 자연을 탐색한 패러데이
고도로 복잡한 수학과 역학의 원리로 자연을 해석한 맥스웰
둘의 어울리지 않는 만남이 전기와 자기와 빛을 하나로 통합시킨다!

전기와 자기와 빛을 하나의 원리로 통합하는 동시에 빛의 속도로 전파되는 전자기파의 존재를 예견한 패러데이와 맥스웰. 두 사람의 삶과 연구를 통해, 교과서 속의 완성된 과학의 모습이 아닌 만들어지고 있는 과학의 모습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철저한 실험과 기발한 상상을 통해 자연을 탐색한 패러데이
고등교육을 받지 못해 수학을 힘들어 했던 패러데이. 그러나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 실험과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은 상상력을 통해 그는 현대 전자기장 이론의 기초가 되는 ‘힘의 선’들로 공간을 가득 채웠다.

복잡한 수학과 기계적 유비를 통해 자연을 해석한 맥스웰

케임브리지 대학의 끔찍한 수학 졸업 시험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맥스웰. 그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패러데이의 ‘힘의 선’ 개념을 기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체계로 탈바꿈시켜 전기와 자기와 빛을 몇 개의 아름다운 방정식으로 통합해냈다.
본인이 스스로 이렇게 책 광고를 하고 있으니 민망하네요.-_-;;
어쨌든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 권씩 사서 보시길 바랍니다. ㅎㅎ

마감 임박의 악순환

글을 쓰기 위해서는 책을 보며 공부를 해야 한다. 그런데 마감이 닥치면 ‘지금 한가하게 공부할 시간이 어디있나’라는 생각이 들어 책을 덮고 바로 글쓰기에 돌입하게 된다. 그러나 공부한 게 없으니 글이 잘 안써진다. 구성도 안 잡히고 쓸 내용도 안 떠오른다. 전전긍긍하다 마감을 넘긴다. 마음은 “내일이나 모레까지 꼭 써서 보내야지” 이러고 있다. 마음은 더 급해지고 더더욱 책을 볼 여유가 없어진다. 그래서 결국 문서 파일만 열어놓고 애를 태운다. 사흘, 나흘이 지나고 또 앞서 마음 속으로 세워 두었던 마감을 넘긴다. 또 마음 속으로 마감일을 이틀 뒤로 잡아 보지만, 결국 이런 식으로만 몇 달이 훌쩍 지나간다.

6월부터 10월까지 나의 상태가 이랬다. 5월말 “원고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요?” 하는 출판사 팀장님의 메일에 “6월말까지 보낼게요”라고 답하는 순간부터 악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6월에는 나름 한가로이 책을 보며 공부를 했다. 글은 시작도 안 했다. 7월이 되어 “8월말까지 보내주셔야 해요”라는 메일이 왔고, 그러겠다는 약속을 했다. 아직 전체 구성도 제대로 잡히지 않았지만, 일단 글쓰기에 돌입했다. ‘한 주에 한 챕터씩 쓰면 되겠네!’ 7월 말이 되어 겨우 한 챕터가 대충 쓰여졌고, 결국 9월 초가 되어서야 모든 챕터가 완성되었다.
그러나 출판사에 보낼 수 있는 상태의 글이 아니었다. 9월초 “이제 교정만 보면 되요. 하루에 한 챕터씩 교정 보면 일주일이면 끝납니다”라는 메일을 팀장님께 보내고서, 한 챕터씩 교정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하루에 한 챕터는 불가능했다. 처음 쓰여진 글이 너무 엉망이라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했고 그에 걸맞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마감도 이미 지낳고 내가 뱉은 말도 있고 해서, 내가 쓴 글만을 뚫어져라 보며 글을 고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밑천이 없는데 일이 빨리 진행될리 만무. 꾸역꾸역 일이 진행되더니 결국 지난 10월 31일에야 전체 원고를 출판사에 넘길 수 있었다.
이럴 거였으면 차분하게 공부하면서 해도 되는 거 아니었나 하는 억울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책을 쓴다고 5개월이란 시간을 보냈건만, 정작 제대로 읽은 자료가 몇 개 되지 않는다. 얼마 되지도 않는 밑천을 가지고서 바로 내일까지 글을 쓰겠다고 문서 파일을 열어놓고 매일매일 앉아 있었으니… -_-;; 그래도 얼마 되지 않는 밑천을 5개월 동안 이렇게 저렇게 배열하고 재구성하면서 난리치다 보니 그 안에서 나름의 논리가 생긴 것 같기는 하다. 문제는 그것이 내적으로는 말이 될지 몰라도 실제로는 틀릴 수 있다는 것. 교정지 오기 전까지 의심가는 부분들에 대해자료 찾아 보면서 꼼꼼이 재검토 해야 할 것 같다.
어쨌든 끝내고 나니 기분 좋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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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없는 시대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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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이 나왔으니 책 20권(사실 나한테는 5권 정도밖에 안 돌아옴)이랑 번역인세를 보내준다는 메일이 왔길래, 한번 yes24에서 검색해봤다. 출간일은 9월 30일로 나와 있지만, 판매는 벌써 시작했나보다.  

http://www.yes24.com/24/goods/3539813

부인님은 <리얼리티 TV>와 <맞춤아기>를, 난 <윤리적 관광>을 번역했다. 그리고 세권이 형이 <동물실험>과 <대체의학>을 번역했다.

많이 사주셈~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