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inting Revolution in Early Modern Europe

저자는 15세기 ‘커뮤니케이션 혁명’으로서의 인쇄술의 출현이 미친 역사적 영향을 살피고 있다.

인쇄술의 특징

보급

고전의 보급이란 많은 내용을 학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주해자나 주석자의 시대에서 여러 서적의 비교‧참고의 시대가 열렸다. 이러한 풍부한 고전의 보급은 더 정확한 고전의 출판에도 기여했지만, 반대로 고전들 간의 모순도 명확히 해주기도 했으며 고전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도 했다. 이는 새로운 사상 체계의 출현에도 기여했다.

인쇄인들

예술가와 학자, 실천가와 이론가 사이의 문화적 교류 추동. 인쇄술은 지적, 사회적 통합 활동 촉진. 사상 체계의 관계 뿐 아니라 학자들 사이의 관계도 조정. 고전들의 출판과 동시에 각종 실용적인 안내서 범람. 신앙심과 세속주의 동시에 강화.

표준화

인쇄본과의 비교 속에서 오히려 원화의 생기와 독창성이 돋보이게 되었으며, 이는 개인주의의 출현 추동. 다양성과 통일성이라는 양면 모두 부각됨.

재편집

합리화, 체계화, 자료 목록화. 상업화된 인쇄술은 표준화와 더불어 ‘목록이나 색인의 작성을 가능하게 했을 뿐 아니라, 그것들에 대한 요구도를 높였다.’ 과장하지 않더라도, 표준화된 인쇄의 효율성과 용이함을 위해서라도 책의 정확한 구성, 배열이 요구되었고 이전의 정리되지 않았던 필사본들의 재편성 작업이 이루어졌다. 이로써 표제지, 페이지 번호, 구두점. 정확한 색인, 주석, 상호 참조 등이 표준화되어 정착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점이 독자들의 사고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자료 수집의 새 과정

초기 인쇄본은 필사본보다도 오기가 많았으나, 피드백이 가능해짐으로써 효과적으로 수정될 수 있었으며 이 순환과정은 끝없는 개량‧개정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이러한 가능성은 오기의 수정 뿐만 아니라 내용적 개량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코페르니쿠스가 그의 책을 쓸 수 있었던 것은 혁명적인 자료의 변화 때문이 아니라, 입수할 수 있는 자료의 양이 많았기 때문이다. 16세기 말 천체의 도표화, 지도화, 법률의 성문화, 연대기의 통일 등의 변화 또한 이와 마찬가지의 이유이다.

보존력

필사본은 손상, 손실의 우려가 있다. 따라서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할 희소재산. 인쇄술은 이를 양적으로 극복. 정치적 침탈에도 불구하고 그 국가의 언어로 인쇄된 출판물은 영구했으며 그러한 출판물의 유무가 자국 문자의 정착 및 문화의 보존의 성패와 큰 관련을 맺는 경우가 많았으며 민족주의의 탄생과도 연관된다. 인쇄물(성문화)은 같은 집단 내의의 동질성을 강화(표준화)시키는 한편, 다른 집단 간의 벽을 강화(항구화)했다. 한편, 인쇄술의 정착은 개인의 발명 연구에 대한 보다 명확한 인식을 시켜 발명, 발견, 창조에 대한 권리 주장 촉구. 우선권 소유권 논쟁 촉발. 개인 명성에 대한 욕구 강화. 활자화된 명성은 영구하기 때문. 한편, 창작과 필사(표절)의 구분이 가능해진 것도 한 요인.

  • 보존력은 고대 지식에 대한 태도 변화시킴. 보존력은 과거의 지식 속의 모순되는 부분을 잘라낼 수 있게 해줌. 고대에 대한 경외감이 사라짐. 상실된 고대 지식의 복원 추구에서 점점 새로운 지식의 추구로의 변화 추동.
  • 르네상스는 헬레니즘 문화의 유행, 답습에서 시작되었지만, 한번 활자화된 내용은 정정, 발전, 순화의 대상이 되었다. 근대 초의 여러 지적 ‘혁명’은 이러한 인쇄 문화의 특징에 힘입은 바가 크다.


확대와 보강

개인들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하나의 거대한 공동작업이 이루어진 셈. 증폭적인 피드백 효과. ‘기억’의 공유 및 활자화.

다른 문화 발전과의 관계

르네상스

분명 르네상스의 시작은 인쇄술의 출현보다 앞선다. 역사적 전환기로서의 르네상스. 르네상스 중반, 이 시대의 것이라 여겨지는 새로운 것 가운데서 ‘인쇄술’을 첫 번째로 꼽을 수 있음. 르네상스 전반부는 (고전에 대한) 필사의 시대. 인쇄술의 도입과 함께 (고전의) 복제본 양의 증가. 즉 (의도상) 새로움보다는 고전학문의 부흥에 기여한 것은 사실.

그런데 부흥운동은 르네상스 이전에도 있었음. 즉, 인쇄술은 자신 보존력을 통해 그 일시적인 부흥을 영속화하고 체계화함. 필사 문화에서 지식은 시간에 따라 손상되는 것이었기에 가장 고대의 지식이 옳았을 것이라는 생각 팽배. 마침 인쇄술의 출현으로 고대는 영속적으로 부활했지만, 영원히 부활된 고대는 더 이상 경외의 대상이 될 수 없었다. 이러한 사태의 진전은 르네상스 운동을 창조적이고 새로운 방향으로 선회하게 만들었다.

한편, 개성은 르네상스의 산물일까. 개성이 살아있다고 여겨지는 필사에서는 개인의 판권 보호 불가능. 필사 수행자는 이름없는 장인에 가까웠음. 오히려 개성은 인쇄술이 등장한 후 더 커다란 힘을 얻게 되었다는 점에 주목. 표준화가 진행됨에 따라 개성에 대한 관심도 반사적으로 높아짐. 따라서 16세기 이후의 인물들의 초상화는 ‘식별이 가능한 상태’로 지금까지 복제됨. 즉, 개성을 갖게 된 것임.

종교개혁

프로테스탄티즘과 인쇄술 함께 발달하고 있었음. 한편, 교회도 인쇄술 환영. 인쇄술이 매우 중요한 시장을 제공했기 때문이며 실제로 출판물을 이용한 포교활동을 장려했다. 또한 성서는 각국 언어로 번역되어 일반일들에게 끊임없이 보급됐으며 히브리어와 헤브라이어에 대한 교육 또한 이루어지게 되었다. 엘리트 학자에 의한 성서 및 학문 연구와 일반 평신도들의 성서 독서 습관은 성직자의 권위를 위협하게 되었다.

성서를 널리 보급하기 위한 번역 등의 노력은 한편으로 민족의식 고양이라는 역할도 담당.

한편, 사제를 통한 성서 듣기와 개인적인 성서 읽기의 차이. 성서 읽기 모임과 프로테스탄트 사회의 탄생. ‘오직 성서에 의존할 뿐’. 카톨릭에 비해 프로테스탄트가 인쇄기에 의해 해방된 새로운 힘과 잘 융화됨. 인쇄 중심지의 북부로의 이동. 카톨릭 지배 지역보다 프로테스탄트 세력 지역에서 시장 확대와 다양성이 급속히 진행되는 경향. 서적인쇄는 경제적 사업인 동시에 종교적 사업.

한편, 카톨릭의 검열은 거꾸로 프로테스탄트의 출판 방침을 이단, 자유, 혁신 사상의 방향 쪽으로 전향시키는 결과 초래. 한편, 그러한 저작을 출판하여 이윤을 남기는 것은 인쇄업자.

요컨대, 인쇄기의 등장은 적어도 기독교의 현상유지의 가능성을 빼앗은 것이라 할 수 있음.

과학혁명

논의의 연장선 상에서 볼 때, 성서를 비롯한 고전의 범람을 일으킨 인쇄술은 초창기의 목적과는 다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참된 진리를 보여줄 것이라 기대되던 원전들은 기대와 달리 그들 사이의 모순 또는 자연과의 모순을 보여주었다. 결국 원전에 대한 추구가 도리어 원전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면서 새로운 호기심 촉발시킴. 코페르니쿠스의 혁명은 새로운 관측에 의한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과거의 기록물에 대한 엄밀한 독서에 의한 결과라고 해야 마땅하며, 이는 인쇄술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한편, 티코가 새로운 관측 자료 또한 방대한 오래된 자료들을 이미 숙지함으로써 새로운 자료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한편, 종교전쟁으로 인해 금서가 된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는 오히려 더 많은 명성과 함께 책의 성공을 거두게 됨은 인쇄술의 연결고리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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