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기술로 본 세계사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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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mes E. McClellan III and Harold Dorm, Science and Technoloy in World History (Baltimore and London: Johns Hopkins University Press, 1999); 번역: 전대호 옮김, 과학과 기술로 본 세계사 강의 (서울: 모티브북, 2006).

1부. 유인원에서 알렉산더까지

인류의 탄생: 도구와 도구 제작자

기술과 과학은 독자적으로 발전해왔다. 기술의 경우, 도구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도구의 사용을 인간만의 특징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도구의 제작 및 사용, 그리고 그에 대한 기술의 터득과 지속적인 계승은 인간의 자연에 대한 적응에 필수적인 부분이었다. 인간의 진화는 기술의 진화와 맥을 같이 했으며, 불의 사용, 언어의 사용과 같은 기술의 터득과 손과 입의 진화는 상호적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기술적, 실용적 지식은 추상적인 관심과는 거리가 있었으며, 따라서 이를 과학적 지식이라고 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그러나, 어떠한 관심이었든(아마도 생존을 위한 것으로 추정됨), 선사(구석기)시대의 사람들은 여러 경험을 통해 광범위한 자연지식을 얻을 수 있었으며, 이는 달의 위상 변화를 비롯한 여러 관찰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뼈들을 통해 확인된다.

농부의 지배

신석기 혁명으로 농업이 시작되었다. 다양한 농기구가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옷을 만들기 위한 방직도구와 음식을 저장하기 위한 도기가 출현하였다. 그리고 건축기술과 야금술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생산력이 증대되면서, 정치권력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신석기인들은 실용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체계적․추상적인 지식도 추구하기 시작했는데, 그렇다고 이를 근대의 과학과 동치시킬 수는 없다. 신석기인들의 추상적 지식은 종교적인 맥락과 뗄 수 없었는데, 이는 ‘의식’ 천문학, 스톤헨지 등으로 드러난다. 특히, 이들의 천문학은 실용적 목적(농업에서의 필요)이자 종교적․정치적 목적(의식행사에서의 필요)에서 수행되었다.

파라오와 기술자

관개기술의 발달은 4대 문명 및 아메리카 문명의 출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편, 야금술은 오히려 문명과 함께 부수적으로 따라나온 기술로, 정치권력가의 장신구 제작 등에 사용되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건축기술의 진보를 반영한다기보다는 국가 등의 정치권력을 반영했으며, 이의 제작에는 전문적인 지식(방향 설정 등)과 잉여노동력의 조직, 관리법이 필요했다.

초기 국가의 관료들은 각종 행정관리를 위해 문자를 비롯해 여러 실용적인 지식을 습득해야 했다. 이러한 실용적인 지식에는 산술(생산과 분배), 기하(토지 측량), 천문(역법과 예언), 의학 등이 포함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들은 분석적이거나 체계적이라기보다는 단순한 나열에 그쳤다. 계산법은 메소포타미아에서 가장 발달했으며, 실용적인 목적에서 점차 추상적인 방향으로 발전했다.

천문학은 애초부터 다목적적인 학문이었다. 농업, 상업, 종교행사를 위해 달력을 제작해야 했으며, 점성술은 천문학과 분리되지 않았다. 바빌로니아에서는 태양과 달의 주기를 계산하거나 일식과 월식을 예측하였고 행성을 다른 항성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천문학이 발달했다. 이들은 가시적인 현상을 수학적인 추상적 모형에 기반하여 설명하는 것에 관심을 가졌으며, 이러한 바빌로니아의 천문학은 그리스와 헬레니즘 천문학자에 전파되었다.

그러나, 이들 최초의 문명은 우주 전체에 대한 이론적 모형을 발전시키지 못했으며, 자연주의적으로 탐구할 대상으로서의 ‘자연’이라는 개념도 없었다. 논리적․분석적 사고가 개발되지 못한 상황에서, 이들의 과학은 ‘목록의 과학’에 그쳤다. 실용적 목적에서 시작한 이들의 지적 활동은 훗날 그리스에게 이어져서야 ‘추상적’인 ‘자연철학’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천재적인 그리스인

2부. 세계인들의 사상과 행동

꺼지지 않은 동방의 빛

비잔틴 제국 : 헬레니즘 전통의 연속성 상에서 제도화된 교육이 이루어졌다. 국립학교와 성당학교에서는 4과(천문학, 산수, 기하학, 화성학)와 물리과학, 의학을 교육하였으며, 병원에서는 갈레노스와 히포크라테스의 의학(기술)을 전수했다. 필로포누스 등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역학을 비판(eg. 투사체의 운동)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신비주의 기독교가 자리잡고 있던 비잔틴은 독창적인 과학의 중심지로 보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메소포타미아 : 사산조 페르시아에서는 국가의 후원을 바탕으로 관료적인 실용과학이 자리를 잡았다. 한편, 기독교의 한 분파인 네스토리우스파가 탄압을 피해 많은 그리스 문헌을 들고 망명하면서, 비잔틴 제국의 과학 지식을 번역하는 작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이슬람 : 7세기 성립한 이슬람 왕조는 (왕조의 후원을 기반으로) 그리스 과학과 철학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였으며, 그리스의 과학과 철학은 이슬람의 문화에 서서히 녹아들었다. (즉, 그리스의 과학과 철학을 보관해두었다고 서양의 르네상스 시대에 돌려주었다는 식의 관점이나, 그리스 과학이 이슬람의 주변부에 머물렀을 뿐이라는 관점에 반대) 8세기와 9세기를 거쳐 인도와 그리스의 과학과 철학이 활발히 번역되었는데, 그 역할을 담당했던 대표적인 기관으로는 칼리프 알마문이 설립한 ‘지혜의 집’을 들 수 있다. 그리스의 과학과 철학은 이슬람의 지배자들에게 정치적(법적) 또는 종교적으로 그 실용성(eg. 천문학, 수학 - 기도의 시간과 메카의 방향 정하기)을 인정받았으며, 여러 교육기관(지혜의 집, 마드라사, 도서관 등)에서 (정식/비정식 과정을 통해) 교육되었다. 1000년을 전후하여 이슬람 과학은 천문학, 수학, 의학, 광학, 연금술, 건축공학 및 수리기술 등 모든 분과에서 최전성기를 맞이하였지만 그 이후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다. 그 쇠퇴의 이유에 대해서는 종교적, 경제적 설명들이 있긴 하지만 확실하진 않다.

중앙의 왕국

“중국에는 과학들이 있었지만, 과학은 없었다” 중국의 과학기술은 개별적으로 보면 각각 상당한 수준에 있었지만 통일된 관점 하에서 체계적으로 종합되지 못한 채 14-15세기 명 왕조부터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중국에서는 내향적, 보수적인 지적 태도가 자리를 잡게 되었다. “왜 중국에서는 과학혁명이 일어나지 않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이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여러 답변들(eg. 문자의 문제, 분석적 사고의 결여, 인간 중심적 태도, 상업의 미발달 등)이 있어왔지만, 이제는 오히려 “왜 유럽에서 과학혁명이 일어났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즉, 유럽의 과학혁명이 오히려 특이한 사례) 전자의 질문은 역사를 현재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시대착오일 수 있다.

인더스, 갠지스 그리고 그 너머

중압집권적 관료문명 및 계급사회를 바탕으로 실용적 고급지식이 자리를 잡았으며, 특히 경전의 낭독이라는 특이한 문화로부터 언어학, 문법, 음향학이 발전했다. (그러나 종교의 초월적이고 내세적인 성격은 자연과학의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 한편, 이슬람, 그리스(헬레니즘), 중국 문명과 영향을 주고받았았으며, 동남아시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굽타 시대에는 왕의 후원을 기반으로 체계적인 자연과학이 발달하여 인도과학의 최전성기를 맞이했으며, 0을 이용한 10진법 자리수 체계와 엄청나게 큰 수(윤회사상과의 연관) 및 무리수 등은 11세기 서양에 소개되었다. 천문학도 상당히 정확한 수준으로 발전했으며, 지구 자전에 대한 논쟁도 있었다.

신세계 - 마야, 아스테크, 잉카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국가 운영에 필요한 실용적 자연지식(수학 - 곱셈표 / 천문학 - 달력제작, 건축물의 방향 설정 / 의학)이 발전했다.

소결

결론적으로, 어느 문화 집단이든 자연에 대한 지식을 필요로 했으며, 그러한 지식은 그 문화에 따라 정치적, 경제적, 종교적으로 널리 이용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필요 때문에 각 문화의 지배자들은 과학(지식) 교육을 제도화하거나 과학자를 후원하였다. 그러나 그리스를 제외한 어떤 지역도 지적유희로서의 과학을 추구하지 않았다. (즉, 그리스만의 특이한 경우라 할 수 있음. 정말? 왜?) 대부분의 경우, 기술과 과학은 독자적인 전통으로 발전했다.

3부. 유럽

쟁기, 등자, 총포, 페스트

코페르니쿠스, 혁명을 시작하다

갈릴레오의 죄와 벌

"신께서 말씀하시길, '뉴턴이 있으라' 하시니"

4부. 용감한 신세계

산업혁명

환경의 자극, 기술의 대응 l 산업문명 l 산업혁명과 과학

현대 과학으로 가는 길 : 순수과학과 응용과학

베이컨과 뉴턴의 유산 l 제2의 과학혁명 l 재조직화된 과학 활동 l 과학을 산업에 응용하다

생명 그 자체

자연신학, 그리고 다윈의 배경 l 다윈 l <종의 기원> l 신다윈주의 종합설 l 사회적 생존투쟁

도구 제작자, 지휘봉을 잡다

산업혁명의 확산 l "당신의 시보레 안에서 미국을 보세요" l 산업화된 세계 속의 부자와 빈자

새로운 아리스토텔레스주의자들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 그리고 양자물리학 l 우주론 l DNA 발견 이후의 생명

오늘날의 응용과학과 기술

전문직으로서의 과학자와 기술자 l 폭발적인 성장 l 거대 과학과 폭탄 l 생산양식으로서의 과학

결론 : 역사라는 무대

역자 후기 : '즐거운 과학'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