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니아 철학은 과학적이었는가? Was the Ionian Philosophy Scientific?
- F.M. Cornford, “Was the Ionian Philosophy Scientific?” Journal of Hellenistic Studies 62 (1942): 1-7.
Heidel의 주장에 따르면, 이오니아의 철학자들은 근대과학과 매우 유사한 방법론을 추구했다. Heidel에 따르면, 그들은 ①관찰에서 출발한 ②합리적인 추론에 의해 가설을 세웠으며, ③이를 실험을 통해 검토했다. 이는 타당한가? 이오니아 철학자들은 피타고라스의 이탈리아 전통과 얼마나 달랐으며, 정말로 ‘과학적’이라 부를 수 있는 전통은 언제 누구로부터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는가? 저자 Conford는 Heidel의 주장이 사실보다 과장되어 있으며, 경험적 과학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귀납적인 의술행위 전통과 이를 계승발전한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1942년의 논문이라는 점을 감안하자.)
이오니아의 (자연)철학자들은 자연에 대한 다양한 설명을 추구했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지구와 태양의 거리를 재거나, 원통형의 지구를 가정하여 천체현상 등을 설명했다. 아낙시메네스는 온도의 차이를 밀도의 차이로 환원시켜 설명하기도 했으며, 엠페도클레스는 호흡의 원리를 더운 공기와 찬 공기의 교환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그들의 이론은 반박의 증거가 제시되었을 때에도 제대로 된 검증이나 실험을 받지 않았다. 관찰과 실험은 거의 수행되지 않았다. 그들의 이론은 단지 ‘그럴듯한 이야기’에 불과했다.
오히려, 당시의 의학은 ‘실험’이라는 측면에서 현대의학과 유사한 면모를 가지고 있었다. Heidel은 고대의학의 행위에 주목하여 이오니아 철학자들은 근대과학의 시초로 주장했지만, 이는 오도된 해석이다. 고대의학은 ‘실용적인 기예’에 가까웠던 반면, 자연철학은 ‘관찰 불가능한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즉, 이오니아 자연철학에서 경험적인 특성은 발견되지 않는다. 또한, 의학은 귀납을 강조한 반면, 자연철학은 연역을 강조했다. 즉, 저자인 Conford는 경험적 의학과 선험적 자연철학이라는 구분법을 강조했다.
고대의학의 이러한 귀납적, 실험적 방법론은 아리스토텔레스에게 계승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의학을 다른 자연철학분과와 독립적인 학문분야로 설정하였고, 감각을 중요한 인식의 토대로 복권시켰다.
반면, 플라톤은 감각을 무시했으며, 수학적 지식과 같은 경험과 동떨어진 영원한 진리를 추구했으며, 플라톤은 이러한 관심을 이오니아의 철학자들로부터 배웠다(?). 또한 이오니아의 철학자들은 헤시오드의 시적 상징을 자연스러워 보이는 요소들로 채운 것 외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없었다. 즉, 그들은 전통적인 예언자 류의 합리적 계승자로 보인다. (물론, 아폴로적인 것과(플라톤) 뮤즈적인 것(시인과 예언자)의 대립은 있었지만 말이다)
요컨대, 이오니아의 자연철학은 여전히 선험적인 방식에 머물러 있었다. 경험적 과학이라고 부를만한 것은, 귀납적 발법을 사용한 고대 의학과 이를 계승발전하나 아리스토텔레스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