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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문서: 정병훈, 『뉴턴과 흄』 (경상대학교출판부, 2020). 이 책은 흄의 철학이 (1) 뉴턴의 경험적 방법을 인간 과학에 적용하는 동시에 (2) 뉴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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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장. 흄의 인과이론과 귀납적 추론의 문제 ===
=== 12장. 흄의 인과이론과 귀납적 추론의 문제 ===
==== 인과 관계에 대한 두 가지 정의 사이의 관계 ====
정병훈은 인과 관계에 대한 흄의 분석을 철학적 관계로서의 인과 관계(D1)와 자연적 관계로서의 인과 관계(D2)로 구분한다.<ref>이런 구분법은 꽤 흔한 구분이다. https://iep.utm.edu/hume-causation/</ref>  
정병훈은 인과 관계에 대한 흄의 분석을 철학적 관계로서의 인과 관계(D1)와 자연적 관계로서의 인과 관계(D2)로 구분한다.<ref>이런 구분법은 꽤 흔한 구분이다. https://iep.utm.edu/hume-causation/</ref>  


* 철학적 관계로서의 인과 관계에서의 원인(D1) : 원인이란 한 대상이 다른 대상에 선행하고 인접하되, 전자를 닮은 모든 대상들이 후자를 닮은 대상들과 유사한 선행성과 인접성의 관계를 가질 때의 그 전자의 대상이다. [사건들 사이의 관계로서의 인과 관계]
* 철학적 관계로서의 인과 관계에서의 원인(D1) : 원인이란 한 대상이 다른 대상에 선행하고 인접하되, 전자를 닮은 모든 대상들이 후자를 닮은 대상들과 유사한 선행성과 인접성의 관계를 가질 때의 그 전자의 대상이다. [사건들 사이의 관계로서의 인과 관계]
* 자연적/심리학적 관계로서의 인과 관계에서의 원인(D2) : 원인이란 한 대상이 다른 대상에 선행하고 인접하되, 전자의 관념이 정신에 후자의 관념을 형성하도록 결정하거나, 전자의 인상이 후자의 관념을 더욱 생생하게 형성하도록 결합된 전자의 대상이이다. [관념들 사이의 관계로서의 인과 관계]
* 자연적/심리학적 관계로서의 인과 관계에서의 원인(D2) : 원인이란 한 대상이 다른 대상에 선행하고 인접하되, 전자의 관념이 정신에 후자의 관념을 형성하도록 결정하거나, 전자의 인상이 후자의 관념을 더욱 생생하게 형성하도록 결합된 전자의 대상이이다. [관념들 사이의 관계로서의 인과 관계]
저자는 두 정의 사이의 관계에 대한 몇 가지 논쟁을 간단히 소개하면서, 저자는 D2의 중요성을 축소하는 로빈슨의 해석에 반대하여,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blockquote>필자는 첫 번째 정의가 원인과 결과가 사실적 일반성 아래 포섭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데 비해, 두 번째 정의는 그러한 일반성이 상상력과 같은 심리적 작용에 의해서만 착상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강조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 흄이 말하고자 한 것은 "추론이 필연적 결합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필연적 결합이 추론에 의존한다"는 것이다.</blockquote>
==== 흄의 인과 개념에 대한 회의주의적 해석 비판 ====
저자는 로빈슨의 요약을 다음과 같이 전달한다.
* D1을 택할 경우, 흄에게 인과는 자연의 규칙성이고, (인과적 추론의 근거는 그저 습관에 있으므로), 흄은 인과적/귀납적 추론에 대한 회의주의자가 된다.(즉, 경험적으로 잘 근거지어진 추론과 그렇지 않은 추론을 구분할 수 없다는 주장을 )
* D2를 택할 경우, 흄에게 인과는 주관적일 뿐이므로, 흄은 객관적 인과관계의 존재에 대한 회의주의자가 된다.
저자의 견해는?
(1) 두 번째 의미의 회의주의적 해석 비판 : 흄은 인과 관계에 대해 (합리주의자들과 구별되는) 다른 개념을 제시하려 했을 뿐, 인과 관계의 존재 그 자체에 관해 회의주의적이지 않았다.
* 첫째, 인과 관계에서 주관적 신념을 강조한다는 점이 곧장 필연적 결합의 객관적 존재를 부정함을 의미하진 않는다. 그런 해석은 인과적 필연성의 토대로 연역적 필연성만을 인정하는 연역주의적 전제를 가정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흄은 연역주의자가 아니다.
* 둘째, 흄이 필연적 결합이 인과 관계의 필요조건으로 보지 않는다면 회의주의자로 볼 수도 있겠지만, 흄은 필연적 결합의 관념이 인과적 관련성의 필요조건으로 보고 있다.
* 셋째, 러셀 등은 흄을 원인을 규칙성을 환원하여 원인 개념을 제거하고자 한 것으로 해석하지만, 흄은 원인 개념 자체를 제거하려고 한 적이 없다. 흄은 그저 원인 개념에 대한 합리주의적 견해에 회의적이었을 뿐이다.
(2) 첫 번째 의미의 회의주의적 해석 비판 : 흄은 인과적/귀납적 추론에 대한 합리주의자들의 견해에 회의적이었을 뿐, 인과적/귀납적 추론 자체에 회의적이지 않았다. 이는 대부분 인과적/귀납적 추론의 정당성에 대한 흄의 분석 의도를 오해한 데서 기인함.
* 흄은 귀납적 추론이 정당화되지 않았음을 보였다? → 흄은 귀납적 추론이 이성을 통해 정당화되지 않음을 보였을 뿐, 어떠한 정당화도 안 된다고 하진 않았음. 귀납이 이성을 통해 정당화되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습관에 기초한다는 흄의 얘기는 귀납을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라, 귀납적 추론의 대상이 되는 사실의 문제에 외관상 당연해 보이는 인과적 힘에 의존하여 무언가를 추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합리주의자들의 견해를 비판하려는 것일 뿐임. 사실의 문제에 대해 어떠한 증명도 불가능하다는 흄의 기본적인 견해에 비추어볼 때, 귀납적 추론이 논증적으로 증명될 수 없다는 흄의 분석은 귀납적 추론에 흠이 되지 않음.
* 흄은 귀납에 의한 믿음이 결국 습관에 기초한 비합리적 믿음으로 환원됨을 함의하는 인식론을 개진했다? → 귀납이 습관에 기초한다는 점이 비합리성을 의미하지 않으며, 흄은 합리적 믿음과 비합리적 믿음을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구분 규범을 세우기 위해 노력함.
* 흄은 귀납 논증이 부당한 논증이므로 비합리적이라고 보았다? → 오히려 흄은 귀납적 추론의 결론에 대한 강도를 비교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는 귀납적 개연주의에 가깝다.
==== 귀납적 추론의 문제 : 비판 vs. 구성, 설명 vs. 규범, & 뉴턴의 영향 ====
흄이 제기한 문제를 "귀납의 문제"로 부를 때, 그 문제는 보통 귀납적 추론의 정당성에 관한 문제로 해석되어, 귀납적 추론은 연역적으로도 귀납적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비관적인 결론으로 끝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저자가 보기에, 이 부분은 개연적 추론에 대한 흄의 작업 중 앞 부분인 비판적 과제에만 해당하는 것이다. 흄의 작업은 비판적 과제와 구성적 과제로 이루어져 있는데, 흄의 더 큰 관심은 후자에 있다. 즉 "개연적 추리가 어떻게 가능하며, 그것이 가능하다면 우리는 그 추론을 어떻게 더 잘할 수 있는가?"라는 구성적 과제에 더 큰 관심이 있었다. 비판은 이러한 대안적 이론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함!
흄의 이러한 관심에는 "모든 경험과학이 연역보다는 개연적 추리를 사용하는 귀납적 방법에 의존한다"는 기본 생각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뉴턴의 다음과 같은 말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실험과 관찰로부터 귀납에 의해 논증하는 것은 일반적 결론에 대한 증명이 되지는 못하지만, 사물들의 본성이 허용하는 최선의 논증방식이며,그 귀납이 얼마나 일반적인가에 따라서 더욱 강해진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흄은 직접적인 인상을 넘어서는 사실의 문제에 대한 지식 또는 믿음이 궁극적으로 인과 관계에 의존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인과 관계에 대한 유력한 견해들은 사변적인 궁극적 원인을 가정하려 하는데, 흄은 이를 분석하고 비판하기 위해 인과 관계 대신 인과적 추론의 본성을 탐구했다. 이러한 방향 전환 역시 저자는 중력의 궁극적 원인에 대한 사변적 가정 없이 중력 법칙을 통해 현상들을 설명하는 데 성공한 뉴턴의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흄은 귀납적 추론을 최선의 방법이라 가정하고, 그것을 잘 수행하기 위한 규칙을 찾고자 했는데, 이러한 규범적 규칙 역시 뉴턴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뉴턴의 『프린키피아』에는 4가지 추론 규칙이 있고, 흄의 『논고』에는 8가지 규칙이 제시되어 있다. 그중 두 가지는 정확히 동일하다.
물론 흄은 뉴턴보다 더 근본적인 물음에 답하기 위해 노력했다. 도대체 믿음이라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개연적 지식이란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이에 대한 기초로서 흄은 습관 이론을 제시하는데, 이 습관에 의한 추론은 매우 자동적인 심리적 과정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흄의 이러한 기술심리학은 규범적 인식론을 위한 출발점이지, 규범에 대한 포기를 의미하지 않았다.


== 주석 ==
== 주석 ==
<references />
<references />
[[분류:서양근대철학]]
[[분류:근대철학]]
[[분류:데이비드 흄]]
[[분류:흄]]

2024년 9월 22일 (일) 17:14 기준 최신판

정병훈, 『뉴턴과 흄』 (경상대학교출판부, 2020).

이 책은 흄의 철학이 (1) 뉴턴의 경험적 방법을 인간 과학에 적용하는 동시에 (2) 뉴턴의 방법을 정당화하는 데 있음을 보이고자 한다. 크게 보아 흄에 대한 회의주의적 해석을 비판하고 자연주의적 해석을 수용하고 있으며, 뉴턴과의 관계를 강조함으로써 자연주의적 해석의 한 버전을 제시하고 있다.

단점 : (1) 미주를 사용함으로써 인용된 원문의 출처를 쉽게 알기 어려움. (2) 용어 통일이 가능함에도 통일이 되지 않은 인용문이 많음.

챕터별

12장. 흄의 인과이론과 귀납적 추론의 문제

인과 관계에 대한 두 가지 정의 사이의 관계

정병훈은 인과 관계에 대한 흄의 분석을 철학적 관계로서의 인과 관계(D1)와 자연적 관계로서의 인과 관계(D2)로 구분한다.[1]

  • 철학적 관계로서의 인과 관계에서의 원인(D1) : 원인이란 한 대상이 다른 대상에 선행하고 인접하되, 전자를 닮은 모든 대상들이 후자를 닮은 대상들과 유사한 선행성과 인접성의 관계를 가질 때의 그 전자의 대상이다. [사건들 사이의 관계로서의 인과 관계]
  • 자연적/심리학적 관계로서의 인과 관계에서의 원인(D2) : 원인이란 한 대상이 다른 대상에 선행하고 인접하되, 전자의 관념이 정신에 후자의 관념을 형성하도록 결정하거나, 전자의 인상이 후자의 관념을 더욱 생생하게 형성하도록 결합된 전자의 대상이이다. [관념들 사이의 관계로서의 인과 관계]

저자는 두 정의 사이의 관계에 대한 몇 가지 논쟁을 간단히 소개하면서, 저자는 D2의 중요성을 축소하는 로빈슨의 해석에 반대하여,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필자는 첫 번째 정의가 원인과 결과가 사실적 일반성 아래 포섭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데 비해, 두 번째 정의는 그러한 일반성이 상상력과 같은 심리적 작용에 의해서만 착상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강조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 흄이 말하고자 한 것은 "추론이 필연적 결합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필연적 결합이 추론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흄의 인과 개념에 대한 회의주의적 해석 비판

저자는 로빈슨의 요약을 다음과 같이 전달한다.

  • D1을 택할 경우, 흄에게 인과는 자연의 규칙성이고, (인과적 추론의 근거는 그저 습관에 있으므로), 흄은 인과적/귀납적 추론에 대한 회의주의자가 된다.(즉, 경험적으로 잘 근거지어진 추론과 그렇지 않은 추론을 구분할 수 없다는 주장을 )
  • D2를 택할 경우, 흄에게 인과는 주관적일 뿐이므로, 흄은 객관적 인과관계의 존재에 대한 회의주의자가 된다.

저자의 견해는?

(1) 두 번째 의미의 회의주의적 해석 비판 : 흄은 인과 관계에 대해 (합리주의자들과 구별되는) 다른 개념을 제시하려 했을 뿐, 인과 관계의 존재 그 자체에 관해 회의주의적이지 않았다.

  • 첫째, 인과 관계에서 주관적 신념을 강조한다는 점이 곧장 필연적 결합의 객관적 존재를 부정함을 의미하진 않는다. 그런 해석은 인과적 필연성의 토대로 연역적 필연성만을 인정하는 연역주의적 전제를 가정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흄은 연역주의자가 아니다.
  • 둘째, 흄이 필연적 결합이 인과 관계의 필요조건으로 보지 않는다면 회의주의자로 볼 수도 있겠지만, 흄은 필연적 결합의 관념이 인과적 관련성의 필요조건으로 보고 있다.
  • 셋째, 러셀 등은 흄을 원인을 규칙성을 환원하여 원인 개념을 제거하고자 한 것으로 해석하지만, 흄은 원인 개념 자체를 제거하려고 한 적이 없다. 흄은 그저 원인 개념에 대한 합리주의적 견해에 회의적이었을 뿐이다.

(2) 첫 번째 의미의 회의주의적 해석 비판 : 흄은 인과적/귀납적 추론에 대한 합리주의자들의 견해에 회의적이었을 뿐, 인과적/귀납적 추론 자체에 회의적이지 않았다. 이는 대부분 인과적/귀납적 추론의 정당성에 대한 흄의 분석 의도를 오해한 데서 기인함.

  • 흄은 귀납적 추론이 정당화되지 않았음을 보였다? → 흄은 귀납적 추론이 이성을 통해 정당화되지 않음을 보였을 뿐, 어떠한 정당화도 안 된다고 하진 않았음. 귀납이 이성을 통해 정당화되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습관에 기초한다는 흄의 얘기는 귀납을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라, 귀납적 추론의 대상이 되는 사실의 문제에 외관상 당연해 보이는 인과적 힘에 의존하여 무언가를 추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합리주의자들의 견해를 비판하려는 것일 뿐임. 사실의 문제에 대해 어떠한 증명도 불가능하다는 흄의 기본적인 견해에 비추어볼 때, 귀납적 추론이 논증적으로 증명될 수 없다는 흄의 분석은 귀납적 추론에 흠이 되지 않음.
  • 흄은 귀납에 의한 믿음이 결국 습관에 기초한 비합리적 믿음으로 환원됨을 함의하는 인식론을 개진했다? → 귀납이 습관에 기초한다는 점이 비합리성을 의미하지 않으며, 흄은 합리적 믿음과 비합리적 믿음을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구분 규범을 세우기 위해 노력함.
  • 흄은 귀납 논증이 부당한 논증이므로 비합리적이라고 보았다? → 오히려 흄은 귀납적 추론의 결론에 대한 강도를 비교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는 귀납적 개연주의에 가깝다.

귀납적 추론의 문제 : 비판 vs. 구성, 설명 vs. 규범, & 뉴턴의 영향

흄이 제기한 문제를 "귀납의 문제"로 부를 때, 그 문제는 보통 귀납적 추론의 정당성에 관한 문제로 해석되어, 귀납적 추론은 연역적으로도 귀납적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비관적인 결론으로 끝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저자가 보기에, 이 부분은 개연적 추론에 대한 흄의 작업 중 앞 부분인 비판적 과제에만 해당하는 것이다. 흄의 작업은 비판적 과제와 구성적 과제로 이루어져 있는데, 흄의 더 큰 관심은 후자에 있다. 즉 "개연적 추리가 어떻게 가능하며, 그것이 가능하다면 우리는 그 추론을 어떻게 더 잘할 수 있는가?"라는 구성적 과제에 더 큰 관심이 있었다. 비판은 이러한 대안적 이론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함!

흄의 이러한 관심에는 "모든 경험과학이 연역보다는 개연적 추리를 사용하는 귀납적 방법에 의존한다"는 기본 생각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뉴턴의 다음과 같은 말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실험과 관찰로부터 귀납에 의해 논증하는 것은 일반적 결론에 대한 증명이 되지는 못하지만, 사물들의 본성이 허용하는 최선의 논증방식이며,그 귀납이 얼마나 일반적인가에 따라서 더욱 강해진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흄은 직접적인 인상을 넘어서는 사실의 문제에 대한 지식 또는 믿음이 궁극적으로 인과 관계에 의존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인과 관계에 대한 유력한 견해들은 사변적인 궁극적 원인을 가정하려 하는데, 흄은 이를 분석하고 비판하기 위해 인과 관계 대신 인과적 추론의 본성을 탐구했다. 이러한 방향 전환 역시 저자는 중력의 궁극적 원인에 대한 사변적 가정 없이 중력 법칙을 통해 현상들을 설명하는 데 성공한 뉴턴의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흄은 귀납적 추론을 최선의 방법이라 가정하고, 그것을 잘 수행하기 위한 규칙을 찾고자 했는데, 이러한 규범적 규칙 역시 뉴턴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뉴턴의 『프린키피아』에는 4가지 추론 규칙이 있고, 흄의 『논고』에는 8가지 규칙이 제시되어 있다. 그중 두 가지는 정확히 동일하다.

물론 흄은 뉴턴보다 더 근본적인 물음에 답하기 위해 노력했다. 도대체 믿음이라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개연적 지식이란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이에 대한 기초로서 흄은 습관 이론을 제시하는데, 이 습관에 의한 추론은 매우 자동적인 심리적 과정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흄의 이러한 기술심리학은 규범적 인식론을 위한 출발점이지, 규범에 대한 포기를 의미하지 않았다.

주석

  1. 이런 구분법은 꽤 흔한 구분이다. https://iep.utm.edu/hume-caus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