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의 원리와 종류"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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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면역 체계는 두 가지 방어 기전을 갖추고 있다. 첫째는 외부의 모든 병원체에 대한 즉각적인 방어를 담당하는 선천 면역이고, 둘째는 병원체별 맞춤형 항체를 생성하여 기억하는 후천 면역이다. 선천 면역은 타고난 식별 능력을 이용해 과거에 접한 적이 없는 침입자에 대해서도 즉각 반응하는데, 다른 사람의 조직을 이식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HLA에 대한 면역 반응도 이러한 선천 면역에 해당한다. 반면 후천 면역은 새 침입자를 접하고서 2주 정도의 학습 기간을 필요로 한다. 후천 면역 체계는 학습 기간 동안 새 침입자 표면의 분자적 특징을 분석한 후, 그에 대한 맞춤형 항체를 형성하여 병원체를 식별하고 공격한다. 또한 이렇게 항체가 한번 형성되고 나면 그 항체를 생성할 수 있는 방법을 기억하여, 동일한 병원체가 침입했을 때 보다 신속하게 반응하여 이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예컨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인체에 침입하면 그 표면에 있는 특이한 형태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반응하여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고, 그 항체의 생성 방법을 기억해 나중에 다시 유사한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신속하게 방어할 수 있게 된다. | 인간의 면역 체계는 두 가지 방어 기전을 갖추고 있다. 첫째는 외부의 모든 병원체에 대한 즉각적인 방어를 담당하는 선천 면역이고, 둘째는 병원체별 맞춤형 항체를 생성하여 기억하는 후천 면역이다. 선천 면역은 타고난 식별 능력을 이용해 과거에 접한 적이 없는 침입자에 대해서도 즉각 반응하는데, 다른 사람의 조직을 이식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HLA에 대한 면역 반응도 이러한 선천 면역에 해당한다. 반면 후천 면역은 새 침입자를 접하고서 2주 정도의 학습 기간을 필요로 한다. 후천 면역 체계는 학습 기간 동안 새 침입자 표면의 분자적 특징을 분석한 후, 그에 대한 맞춤형 항체를 형성하여 병원체를 식별하고 공격한다. 또한 이렇게 항체가 한번 형성되고 나면 그 항체를 생성할 수 있는 방법을 기억하여, 동일한 병원체가 침입했을 때 보다 신속하게 반응하여 이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예컨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인체에 침입하면 그 표면에 있는 특이한 형태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반응하여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고, 그 항체의 생성 방법을 기억해 나중에 다시 유사한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신속하게 방어할 수 있게 된다. | ||
백신은 후천 면역의 원리를 활용하여 질병을 예방한다. 전통적인 백신은 항원을 인체에 주입하여 항체 형성을 유도한다. 대표적으로는 약독화생백신과 사백신이 있는데, 약독화생백신은 병원성을 약화시킨 살아있는 병원체를 항원으로 사용한다면, 사백신은 증식이 불가능하도록 처리한(죽은) 병원체를 항원으로 사용한다. 생백신은 실제 감염과 메커니즘이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강력하고 오래 지속되는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반면, 사백신은 전혀 질병을 일으키지 않아 안전한 반면, 상대적으로 낮은 면역 반응과 짧은 지속 기간을 갖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백신은 여러 차례 접종하는 방법을 사용하곤 한다. | |||
한편 유전자 백신은 항원을 인체에 주입하는 전통적인 방식과 달리 항원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 물질만 인체에 주입하여 인체 내 세포가 그 정보에 따라 항원을 생산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때 유전자 백신은 병원체 전체 대신 병원체에서 면역 반응을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항원 단백질의 생산을 담당하는 정보만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경우에는 그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의 생산을 담당하는 정보만 활용한다. 또한 유전자 백신은 병원체의 유전자 분석만 이루어지면 신속하게 설계와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따라서 병원체의 변이가 발생하더라도 그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이러한 유전자 백신은 사용하는 유전 물질의 종류와 전달체의 종류에 따라 분류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mRNA 백신과 바이러스벡터 백신이 있다. | 한편 유전자 백신은 항원을 인체에 주입하는 전통적인 방식과 달리 항원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 물질만 인체에 주입하여 인체 내 세포가 그 정보에 따라 항원을 생산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때 유전자 백신은 병원체 전체 대신 병원체에서 면역 반응을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항원 단백질의 생산을 담당하는 정보만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경우에는 그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의 생산을 담당하는 정보만 활용한다. 또한 유전자 백신은 병원체의 유전자 분석만 이루어지면 신속하게 설계와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따라서 병원체의 변이가 발생하더라도 그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이러한 유전자 백신은 사용하는 유전 물질의 종류와 전달체의 종류에 따라 분류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mRNA 백신과 바이러스벡터 백신이 있다. | ||
2025년 10월 31일 (금) 20:19 기준 최신판
인간의 면역 체계는 바이러스나 세균과 같은 외부 병원체의 침입으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외부의 침입자를 공격하기 위해 면역 체계는 우선 아군과 적군, 즉 자기 자신에 속한 물질과 침입 물질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면역 체계는 세포나 병원체 표면의 분자적 특징에 반응하는데,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분자적 특징을 가진 물질을 ‘항원’이라고 부른다. 예컨대 대표적인 항원 중 하나인 HLA 단백질은 사람의 모든 조직 세포나 혈액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로, 개개인마다 거의 고유한 HLA 조합을 갖고 있다. 개인의 면역 체계는 이 고유한 HLA 조합을 갖고 있는 세포는 자기 자신의 것으로 인식하고, 자신의 세포에 있는 HLA 분자와 다른 형태의 분자를 표면에 갖고 있는 세포는 외부 항원으로 식별하여 공격한다.
인간의 면역 체계는 두 가지 방어 기전을 갖추고 있다. 첫째는 외부의 모든 병원체에 대한 즉각적인 방어를 담당하는 선천 면역이고, 둘째는 병원체별 맞춤형 항체를 생성하여 기억하는 후천 면역이다. 선천 면역은 타고난 식별 능력을 이용해 과거에 접한 적이 없는 침입자에 대해서도 즉각 반응하는데, 다른 사람의 조직을 이식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HLA에 대한 면역 반응도 이러한 선천 면역에 해당한다. 반면 후천 면역은 새 침입자를 접하고서 2주 정도의 학습 기간을 필요로 한다. 후천 면역 체계는 학습 기간 동안 새 침입자 표면의 분자적 특징을 분석한 후, 그에 대한 맞춤형 항체를 형성하여 병원체를 식별하고 공격한다. 또한 이렇게 항체가 한번 형성되고 나면 그 항체를 생성할 수 있는 방법을 기억하여, 동일한 병원체가 침입했을 때 보다 신속하게 반응하여 이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예컨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인체에 침입하면 그 표면에 있는 특이한 형태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반응하여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고, 그 항체의 생성 방법을 기억해 나중에 다시 유사한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신속하게 방어할 수 있게 된다.
백신은 후천 면역의 원리를 활용하여 질병을 예방한다. 전통적인 백신은 항원을 인체에 주입하여 항체 형성을 유도한다. 대표적으로는 약독화생백신과 사백신이 있는데, 약독화생백신은 병원성을 약화시킨 살아있는 병원체를 항원으로 사용한다면, 사백신은 증식이 불가능하도록 처리한(죽은) 병원체를 항원으로 사용한다. 생백신은 실제 감염과 메커니즘이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강력하고 오래 지속되는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반면, 사백신은 전혀 질병을 일으키지 않아 안전한 반면, 상대적으로 낮은 면역 반응과 짧은 지속 기간을 갖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백신은 여러 차례 접종하는 방법을 사용하곤 한다.
한편 유전자 백신은 항원을 인체에 주입하는 전통적인 방식과 달리 항원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 물질만 인체에 주입하여 인체 내 세포가 그 정보에 따라 항원을 생산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때 유전자 백신은 병원체 전체 대신 병원체에서 면역 반응을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항원 단백질의 생산을 담당하는 정보만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경우에는 그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의 생산을 담당하는 정보만 활용한다. 또한 유전자 백신은 병원체의 유전자 분석만 이루어지면 신속하게 설계와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따라서 병원체의 변이가 발생하더라도 그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이러한 유전자 백신은 사용하는 유전 물질의 종류와 전달체의 종류에 따라 분류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mRNA 백신과 바이러스벡터 백신이 있다.
mRNA 백신은 항원에 대한 유전 물질로 mRNA를 이용한다. mRNA란 DNA에 담긴 유전 정보 중에서 특정한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정보를 담아서 전달하는 메신저(messenger)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인체 내의 세포가 mRNA에 담긴 유전 정보에 따라 항원 단백질을 생산하려면 mRNA가 일단 세포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그러나 mRNA는 분자량이 큰데다 우리 몸의 mRNA 분해 효소에 의해 분해될 위험도 있어 단독으로는 세포막을 통과해 세포 안에 들어갈 수 없다. 이 때문에 mRNA를 보호하면서 세포 안까지 전달하기 위한 전달체가 필요한데, 현재 주로 사용되는 전달체는 지질나노입자이다. 그러나 지질나노입자는 열에 취약하기 때문에, mRNA 백신은 냉동 또는 초저온(영하 70℃) 상태의 유통 과정을 필요로 한다. 또한 지질나노입자 역시 외부의 침입 물질로 인식되어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데, 소수의 사람들에게는 그 면역 반응이 너무 심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바이러스벡터 백신은 항원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DNA를 인체에 무해한 다른 바이러스의 껍질에 담아서 인체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바이러스벡터 백신은 전달체로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약독화생백신처럼 냉장 유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벡터 백신은 전달체 바이러스 자체도 면역 반응을 일으켜 항체 형성을 유도한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렇게 전달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면, 그 항체가 주입된 백신을 외부 침입 물질로 식별하여 공격함으로써 항원 생산 및 항체 형성을 방해할 위험이 있다.
유전자 백신 기술은 예방주사를 넘어 ‘유전자 치료’ 기술로서의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만약 어떤 질환이 특정한 유전자의 결손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면, 그 유전자를 인체에 주입함으로써 치료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