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cal versus Historical Theories of Confirmation
- Musgrave (1974), Logical versus Historical Theories of Confirmation
좋은 가설이 되기 위해 성공적 예측이 필요하다는 직관과 그러한 고려는 입증과 무관하다는 직관은 역사적 접근과 논리적 접근의 대결로 볼 수 있다. 순수 논리적 접근은 객관적인 입증 개념을 만들어내는 반면, '입증의 역설'에 빠진다.
순수 논리주의에 따르면, 방의 하얀 침대와 같이 무관해 보이는 사실도 '모든 까마귀가 검다'는 가설을 뒷받침하게 되는 까마귀 역설에 빠지는데, 왓킨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배경지식'을 끌어들인 바 있다. 포퍼의 엄격한 시험(입증이란 진정한 반증 시도의 실패) 개념을 이용한 그의 논변에 따르면, '방에 까마귀가 없다'는 배경지식 하에서 까마귀 가설을 시험할 경우, 방의 어떤 물건에 대한 진술도 까마귀 가설을 반증할 위험이 없게 되며, 이는 엄격한 시험을 구성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가설에 대한 입증을 전혀 해주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왓킨스의 해법은, 기존 사실이 배경지식에 포함된다는 가정만 보태면, 가설이 오직 새로운 독립적 예측을 시험함으로써만 입증될 수 있다는 주장을 도출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얘기된 '배경지식'에는 과연 어떤 것이 포함되어야 할까? 입증의 논리에 배경지식을 끌어들이는 세 가지 방법을 검토하면서, 그것이 상대주의에 빠지지 않는지 살펴본다.
1. 시간적 견해 : 주어진 이론에 대한 배경지식은 이론이 제안되기 전 '과학에 알려진' 유관한 모든 지식을 포함한다는 견해. 이 견해는 과학자 사이의 상대주의는 피하지만, 역사적 상대주의는 피하기 어렵다. 동일한 이론 T에 대해 그것의 귀결 e1, e2, e3, e4가 언제 발견되었지에 따라 입증 여부가 달라지며(순수 논리주의자는 이것이 애초에 불합리하다고 생각할 것), 기존 이론을 반증해준 사실도 새 이론을 입증해주지 못한다. 실제 사례를 고려해볼 때, 이 시간적 견해에 따르면, 갈릴레오와 케플러의 법칙은 뉴턴의 이론을 입증해줄 수 없고, 마이켈슨 몰리 실험은 특수상대성 이론을 입증해줄 수 없게 된다. 많은 이들은 이러한 평가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2. 발견법적 견해 : 새 이론에 대한 배경지식은 그 이론이 설명하려고 한, 즉 그 이론의 구성에 발견법적 역할을 한 기존 사실만을 포함한다는 견해. 이 견해에 따르면, 입증은 과학자가 이론을 제안할 때의 사적인 세부사항에 의존하게 됨. 따라서 입증 여부는 결정하기가 무척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개인마다 상대적인 일이 되어버린다. 자하는 발견법적 역할과 심리를 분리시킴으로써 상대주의를 피하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해 보인다는 것이 무스그레이브의 평가. 이러하나 개인사적 고려를 '합리적 재구성'이라 하더라도 여러가지 합리적 재구성이 가능하다면, 이는 역사가 상대적인 입증 개념을 만들게 될 뿐이다.
3. 배경 이론 견해 : 이 견해에 따르면, 새 이론은 배경 이론(현존하는 최고의 경쟁 이론)에 의해 예측되지 않는 사실을 예측할 경우 독립적으로 시험가능하다. 이 경우 기존 이론이 설명하는 데 실패한 사실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더라도, 또는 새 이론을 구성하는 데 발견법적 역할을 한 사실이라 하더라도) 새 이론을 입증해줄 수 있다. 만약 배경 이론을 자의적으로 선택할 경우, 이는 두 이론 사이의 상대적 평가에 사용될 수 있다. 반면 배경 이론을 실제 새 이론에 대한 현존하는 최고의 경쟁 이론으로 강주할 경우, 이는 입증에 역사적 상대주의를 도입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뉴턴의 이론에 의해 예측된 많은 것들에 의해서는 입증되지 않는다. 즉 처음의 이론은 입증이 쉽고, 나중의 이론일수록 그에 대한 입증은 점점 어려워진다.
요컨대, 시간적 견해는 새 이론이 기존 이론을 반증해준 사실에 의해 입증될 수 없다는 반직관적인 결론에 빠지고, 발견법적 견해는 이론을 제안한 사람에 따라 입증이 달라진다는 반직관적인 결론에 빠진다. 무스그레이브는 배경 이론 견해를 최선으로 택한다. 이에 대한 추가적인 옹호 논변은 다음과 같다.
포퍼는 좋은 이론의 필요조건을 세 가지를 내세운다. 첫째, 단순성 또는 통합성, 둘째, 독립적 시험가능성, 셋째, 최소 한번 이상의 시험 통과. 일단 세 번째 기준의 통과는 새 이론이 기존 이론보다 더 많은 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입증은 좋은 이론이 갖추어야 할 조건의 한 가지일 뿐이며, 각 조건은 시간이 갈수록 만족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그 중 하나를 만족하지 못한다고 해서 다른 장점까지 무시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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