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의 기술적 상호의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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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orted>Zolaist님의 2010년 9월 30일 (목) 15:00 판 (→‎산업간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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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선 로젠버그, “미국경제의 기술적 상호의존성”, 인사이드 더 블랙박스: 기술혁신과 경제적 분석

기술의 경제적 효과를 결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어떤 생산성 향상이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어떤 특정한 기술 덕분인지를 집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술에 의한 경제적 효과는 하나의 기술이 아닌 여러 보완적 기술과의 결합에 의존하며, 우리에게 알려진 많은 생산성 향상은 눈에 띄는 기술적 혁신보다는 눈에 덜 띄는 작은 개선들의 누적적인 결과인 경우가 많다. 또 기술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그 기술이 포함된 산업뿐 아니라 여러 산업에 걸쳐 일어난다. 현대 사회에서 기술적 향상은 산업간 의존성 증대를 통해 얻어진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해 하나의 작은 부문에서의 혁신이 전체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게 된다.

보완적 기술

발명이 고립적으로 일어나는 일은 거의 없다. 특정한 발명 A로부터 나오는 잠재적 편익은 다른 (보완적 발명) B, C, D의 도래 이후에나 실현되곤 한다. 시스템 내 한 부분에서 일어난 개선은 다른 부분의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 한 제한된 의미를 갖는다.

예를 들어, 고품질 앰프라도 질이 낮은 스피커에 연결하면 좋은 소리를 내지 못한다.[1] 엔진이 점점더 강력하게 개선됨에 따라 더 길고 더 빠른 기차가 가능해지지만, 이는 효과적인 제동기 없이는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었다. 웨스팅하우스에서는 공기제동기 개발했다. 또, 복잡한 설계의 증기엔진은 저렴하고 품질 좋은 강철 생산을 필요로 하며, 고압 증기기관을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단열 합금 강철이 필요하고, 단단한 합금 강철 생산은 새로운 기계공작 방식이 개발되어야만 효과적으로 생산될 수 있었다. 제트엔진을 위해서는 야금 기술의 개선 필요했으며, 실제로 야금 기술 혁신에 기여했다. 또한 트랜지스터 개발을 위해서는 금속 정제 기술의 개선 필요했으며, 이는 결국 순도 높은 금속을 필요로 하는 광범위한 생산활동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작은 개선들의 누진적 효과

눈에 띄는 혁신보다 그 뒤를 잇는 작은 개선들의 누진적 효과가 전체 생산성 향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재료를 취급하는 방법을 개선한다거나,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보다 간편한 설계법을 고안한다거나, (모듈형 기계 설계처럼) 유지보수 비용을 줄인다거나, 조직 운영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한다거나, 자본재의 유지 및 보수에 필요한 노력을 감소시키고 내구연한을 연장시키는 방법을 고안하거나 -- 기존 재료를 새로운 재료(알루미늄이나 스테인리스스틸 등)로 대체하거나 마찰을 줄여(윤활제나 롤러 베어링 등을 통해) -- 하는 것들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로펠러는 프로펠러가 도입되고 난 이후에나 진정으로 발명되었다고 할 만하며, 선박의 경제성은 컨테이너의 도입으로 극적으로 높아졌다.[2] 철도의 경우, 일반 침목을 크레오소트 처리한 침목으로 대체하여 그 수명이 두 배로 향상되었으며, 철 레일을 강철 레일로 교체함으로써 내구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3] 증기기관차의 경우, 침전물 제거기와 화학 처리된 급수기 덕분에 기관차 보일러의 수명이 연장되었고, 완전 분해 검사의 횟수도 줄일 수 있었다.

일단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고 난 이후에 그에 따른 여러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학습을 하게 됨에 따라 점진적 개선이 일어나는데, 그 누진적 결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예컨대, 중앙집중형 화력발전의 효율성은 최초의 도입 이후로 꾸준히 향상되었는데, 1900년경에는 1KW/h의 전기 생산에 7파운드의 석탄이 필요했던 반면, 1960년대에는 0.9파운드 미만의 석탄으로 동일한 양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었으며, 송전, 배전,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손실도 획기적으로 절약되었다.

산업간 관계

특정 혁신이 일으키는 생산성 향상이 그 혁신이 일어난 부문 이외의 다른 산업에도 영향을 끼친다. 즉 그 결과 혁신의 이득을 완전히 계산하려면 산업간 관계까지 포함시켜 생각해야 한다. 특정 산업 A에서 발생하는 기술적 문제들은 다른 산업 B, C, D로부터 나온 기술 및 자원을 차용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산업들은 높은 생산성 향성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이전에는 전혀 무관했던 그 산업 외부의 기술 및 자원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된다.

기차에 의한 운송 비용이 줄어들면, 순전히 시장에 가깝다는 이유로 존재했던 비효율적인 석탄 광산은 문을 닫게 될 것이고, 상대적으로 효율적인 소수 석탄광산의 운영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다. 운송 비용이 높았을 때 개별 공장의 규모에는 한계가 있지만, 운송비가 절감되면 한 공장이 커버할 수 있는 지역이 넓어지고 공장의 규모는 커질 수 있고, 이에 따라 규모의 경제를 누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공장이 증기기관 대신 전력으로 동력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면, 값싼 에너지를 공급받는 동시에 공장 설계까지도 훨씬 유연하게 개선할 수 있다. 과거 공장은 동력 공급의 문제로 인해 증기기관과 연결된 벨트에 의해 기계를 돌려야 하느라 배치의 자유가 제한되어 있었지만, 전력을 사용하게 됨에 따라 그와 무관하게 기계들을 작업의 순서나 작업자의 효율적인 배치를 고려하여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게 되었다.

데이비드 랜디스의 묘사 : “섬유 제조업이 변화하고 산출물이 증가함에 따라 세제, 표백제, 염색제의 필요량도 늘어난 것은 그에 상응하는 화학기술의 변화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일단 수력방적기와 뮬 정방기가 물레를 대체하게 되자 영국제도의 저렴한 목초지와 신 우유만으로는 랭카셔 지방의 직물을 표백하기에 부족하게 되었다. 그리고 웨스트라이딩 지역의 공장들이 양모를 탈지하는 데에는 상상할 수 없는 양의 인간소변이 필요했을 것이다.”

20세기 화학산업은 전혀 새로운 종류의 재료, 합성섬유를 도입함으로써 섬유산업에 거대한 영향을 미침. 다른 산업에도 영향. 금속산업에서도 열화학 부문과 전열 부분의 발전을 통해 높은 융해점에서 광석 처리. 다양한 금속 제품 생산. 알루미늄, 망간, 크롬, 텅스텐 등.. 이는 합금의 발전과 관련된 주요 재료상의 혁신에 기여. 전기산업에서 내화물질, 절연체, 윤활제, 도료, 그리고 전도체 등이 중요해지면서서, 화학산업은 이에 순도 높은 금속 등 필수적인 재료를 공급함으로써 혁신과정에 기여.

이의 함축 : 소수의 산업들이 그 숫자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전체 기술변화를 낳을 수도 있다. 실제로 연구집약적인 산업은 몇 개 되지 않지만, 새로운 재료, 구성요소, 설비는 경제 전체를 관통하는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의 흐름을 조성. 과거 몇몇 생산제 산업들, 즉 공작기계, 화학재료, 전기, 전자 설비 등의 경우가 그러했음. 이러한 생산제를 구입하는 산업들은 그 자체로는 별다른 연구비 지출을 부담하지 않고도 상당한 정도의 제품혁신 및 공정혁신을 겪었다. 이러한 기술의 산업간 파급효과는 선진 산업사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

각주

  1. 비슷한 사례는 컴퓨터에서도 찾을 수 있다. CPU의 클럭 스피드가 발전해도 메모리의 처리 속도나 데이터 버스의 처리 속도가 함께 발전하지 않으면 병목 현상 발생. 이에 대한 제한적 해결책은 CPU에 작지만 빠른 메모리(캐시 메모리)를 달아서 자주 사용하는 데이터를 여기에 저장해서 쓰고 싶을 때마다 병목이 발생하는 주메모리 대신에 캐시 메모리에서 불러옴. CPU의 최근 개선은 클럭스피드의 향상보다 이러한 여러 개의 캐시메모리를 CPU와 효율적으로 연계시키는 설계에서 이루어진다.
  2. 컨테이너 선박의 도입으로 부두에서의 선적비용이 90%나 줄었으며, 하역 시간도 84시간에서 13시간으로 줄었다. 정해진 인원으로 1시간 동안에 일반화물 25톤을 선적할 수 있다면 컨테이너 화물은 300톤을 선적할 수 있다. 즉 화물 운반대와 컨테이너의 이용은 생산성을 3배 내지 4배 증가시켰다.
  3. 철 레일의 10배 이상 오래 사용할 수 있게 됨과 동시에, 철 레일에 비해 훨씬 무거운 짐을 수송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1870년경에 사용된 낡은 철 레일로는 1910년대의 기관차를 지탱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