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자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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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laist (토론 | 기여)님의 2025년 10월 31일 (금) 19:43 판 (→‎관련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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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져 있다. 양성자와 중성자의 질량은 거의 같지만, 양성자는 양의 전하를 띤 반면 중성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이다. 양성자의 개수는 원자핵의 전하량과 원소의 종류를 결정하기 때문에 원자 번호라고 부른다. 양성자와 중성자의 총 개수는 원자핵의 질량을 결정하기 때문에 질량수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원자 번호 Z, 질량수 A, 원소 기호 X인 원자핵은 로 표기된다. 예를 들어 양성자 6개, 중성자 6개로 이루어진 탄소의 원자핵은 , 양성자 5개, 중성자 4개로 이루어진 베릴륨의 원자핵은 로 표기되며, 양성자는 , 중성자는 으료 표기된다.

중성자가 발견되기 전인 1920년대에는 원자가 양성자와 전자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이론이 확립되어 있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원자핵은 양전하를 띤 무거운 양성자들로 되어 있고, 원자핵의 바깥에는 양성자의 질량의 2000분의 1에 불과한 가벼운 전자들이 돌고 있다. 전자는 음전하를 띠며 그 전하의 크기는 양성자가 띠는 전하의 크기와 동일하다. 전자의 수는 물질에 따라 다른데, 가장 가벼운 물질인 수소는 딱 하나의 전자만 있으며, 헬륨은 두 개의 전자가 있다.

원자가 전기적으로 중성의 상태로 있기 위해서는 원자핵이 가진 양전하의 총량과 바깥을 도는 전자가 가진 음전하의 총량이 똑같아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간단한 관계는 원자의 양성자와 전자가 동일한 수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관계는 수소에게서만 확인되었을 뿐, 나머지 원자의 원자핵 속에는 바깥을 도는 전자 수의 두 배에 가까운 양성자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였다. 예를 들면 헬륨은 두 개의 전자가 있지만 그 원자핵의 질량은 양성자의 4배였다. 원자가 전기적으로 중성이려면 두 개의 추가적인 전자가 원자핵 속에 존재해 남아도는 양전하를 상쇄해야만 했다. 따라서 헬륨 원자핵 안에는 네 개의 양성자와 두 개의 전자가 존재하고 이 헬륨 원자핵 주위를 또다시 두 개의 전자가 공전하는 것으로 생각됐다.

그러나 원자가 양성자와 전자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이론은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에 부딪히게 된다. 1930년 보테와 베커는 베릴륨이라는 물질에 알파선을 노출시켰을 때 강력한 방사선이 나타나는 것을 관찰했다. 베릴륨선이라 불린 이 새로운 방사선은 투과력이 매우 높아 아무런 속도의 손실 없이 수 센티미터 두께의 청동판을 투과할 수 있었다. 당시까지 알려져 있던 방사선은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의 3가지였다. 알파선은 양전하를 띤 헬륨 원자핵의 흐름으로, 종이 한 장도 잘 통과하지 못했다. 알파선은 물질에 잘 흡수되기 때문이다. 베타선은 음전하를 띤 전자의 흐름으로, 알파선보다는 투과력이 좋지만 수 밀리미터 두께의 얇은 금속판이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감마선은 전기적으로 중성인 빛의 흐름으로, 투과력이 좋아 이를 막으려면 상당히 두꺼운 금속판이 필요했다. 투과력이 매우 좋은 베릴륨선은 매우 강력한 감마선으로 추측되었다. 졸리오-퀴리 부부 역시 베릴륨선에 노출된 파라핀 왁스에서 강한 양성자의 흐름이 방출되는 것을 발견하고서 이를 감마선의 일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감마선의 충돌만으로 물질 내에 있던 양성자를 방출시키려면, 그 감마선의 에너지는 터무니없이 커야 한다는 것이 과학자 윌슨의 계산에 의해 밝혀졌다.

채드윅의 실험
졸리오-퀴리 부부의 실험에 대한 채드윅의 재해석

베릴륨선이 감마선일 수 없다고 확신한 채드윅은 베릴륨선이 베릴륨에서 방출된 중성자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가정하여 졸리오-퀴리 부부의 실험을 재해석했다. 이에 따르면, 알파선에 노출된 베릴륨()은 알파선을 구성하는 헬륨 원자핵()을 흡수하여 탄소()가 되면서 중성자()를 방출하며, 파라핀 왁스에 포함된 수소의 원자핵, 즉 양성자는 이 중성자와 탄성 충돌하여 밖으로 튕겨 나가게 된다. 이때 중성자의 최대 운동에너지는 핵반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량의 질량결손(0.003u)[1]이 산출하는 에너지와 헬륨 원자핵의 최대 운동에너지의 합과 같아야 했다. 또한 이 중성자와 탄성 충돌한 양성자는 중성자의 운동에너지를 모두 전달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채드윅의 예측은 실험 결과와 일치했고, 채드윅은 중성자의 발견을 알릴 수 있었다.

채드윅에 의한 중성자의 발견은 여러 면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녔다. 우선 중성자의 존재가 명백해짐에 따라, 더 이상 원자핵에 부족한 음전하를 보상하기 위한 추가적인 전자를 가정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즉 헬륨 원자핵은 두 개의 양성자와 두 개의 중성자로 이루어졌다. 또한 전기적으로 중성이면서도 무거운 입자인 중성자는 양전하를 띤 원자핵에 정전기적 장벽[2]없이 진입하여 강력한 충격을 가할 수 있었고, 중성자의 이러한 성질을 이용하면 원자핵의 분열을 손쉽게 일으킬 수 있었다. 특히 중성자를 이용한 우라늄의 핵분열 반응에서는 중성자가 생성되어 다른 우라늄 원자핵을 연쇄적으로 분열시킬 수 있다는 것이 발견됨으로써 원자폭탄이 현실화되기도 했다.

  1. 1u : 원자의 질량의 단위로, 12u는 탄소 원자의 질량이다. 핵반응과정에서 손실되는 질량은 에너지로 전환되는데, 1u는 약 109eV의 에너지로 변환된다.
  2. 정전기적 장벽 : 같은 종류의 전하를 띤 물체 사이의 반발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가상의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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