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새로운 경험적 법칙이 이론적 법칙으로부터 유도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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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46.20.102 (토론)님의 2008년 3월 28일 (금) 14:17 판 (→‎설명과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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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은 앞의 23, 24장에 대한 사례연구라고 할 수 있다. 대응 규칙의 사례들과 그것을 통한 이론적 법칙의 간접적 입증 사례들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론이 어떻게 새로운 예측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통해 이론이 과학의 발전을 어떻게 추동하는지를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기체의 운동 이론

기체의 운동 이론은 분자라고 불리는 작은 입자에 대한 것인데, 그 이론에서 분자들은 특정한 속도 확률 분포를 가지고 운동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론에서 일단 기체 분자들에 대한 상세한 정보(e.g., 분자 하나의 질량, 단위 부피당 분자의 개수 등)들은 임의의 매개 변수로 표현되지만, 기체 분자들에 관한 방정식이 만들어지고 대응 규칙 사전이 준비되면, 그 대응 규칙들은 그 방정식에 있는 매개 변수들의 값은 간접적으로 정할 수 있게 해준다.

예컨대 어떤 대응 규칙은 기체의 온도와 분자들의 평균 운동에너지가 대응된다고 진술하고, 또 다른 대응 규칙은 기체의 (거시적) 압력과 용기의 벽에 분자들이 충돌하는 것을 관련시킨다. 또 다른 대응 규칙은 기체 분자의 (이론적) 질량(m)을 관찰할 수 있는 기체의 (거시적) 총 질량과 연결시킨다. 이러한 대응 규칙 사전의 도움으로 이론적 방정식들을 측정할 수 있는 경험적 법칙들로 나타낼 수 있고, 이는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경험적 절차를 통해 이론 내 매개 변수들의 값을 부여할 수 있다.

만일 경험적 법칙들이 입증된다면, 그 이론도 간접적으로 입증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기체의 운동 이론이 전개되기 전에 이미 기체에 대한 많은 경험적 법칙(e.g., 보일-샤를 법칙)들이 알려져 있었다. 기체의 운동 이론은 그러한 법칙들에 대한 설명을 제공해 준다. 더 나아가 그 이론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많은 경험적 법칙들을 이끌어 낸다.

전자기 이론

전자기장에 대해서 기술하는 맥스웰의 유명한 미분방정식은 하나의 전하나 자극(magnetic pole)을 전달할 수 있는 작은 입자들만을 전제로 하고 있다. 전류가 구리선을 따라 움직이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전자기 이론의 사전은 그와 같은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을 전하를 띤 작은 입자들이 전선을 딸 실제로 움직이는 것과 대응시켰다. 맥스웰의 이론적 모형으로부터 (물론 대응 규칙들의 도움을 받아서) 전기와 자기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법칙들을 유도해 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맥스웰 방정식에는 c라는 매개변수가 있는데, 이는 그의 이론 내에서 전자기파의 진행 속도를 뜻했다. 전기 또는 자기 실험을 통해 c의 값을 구할 수 있었는데, 그 값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빛의 속도와 일치했다. 이후 물리학자들은 빛도 전자기파의 일종으로 보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맥스웰의 방정식은 빛의 굴절, 다른 매질 속에서의 빛의 속도 등을 포함한 모든 광학 법칙들을 설명하게 되었다.

또한 맥스웰의 이론은 전자기파의 존재를 예측했고, 이는 헤르츠의 전자기파 발견을 추동했다. 한편 X선이 발견되자 물리학자들은 그것을 전자기파의 일종으로 간주한 후, 맥스웰의 이론으로부터 X선에 관한 수많은 경험적 법칙을 유도해 냈고 또한 실험을 통해 입증되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의 실험적 입증들은 다시 맥스웰 이론 전반에 대한 강한 입증을 의미했다.

흔히 물리학의 역사에서 물리학의 한 분야가 다른 분야에 의해서 설명될 수 있을 때마다 커다란 진보가 있어 왔다. 예컨대 기체의 법칙들이 분자들의 역학으로 설명되거나, 광학이 전자기 이론의 일부로 설명되었을 때, 이는 물리학의 큰 도약이었다.

설명과 기술

과학의 초기에 과학자들은 수많은 (거시적인) 경험적 법칙들을 발견하는 것에 만족했을지 모른다. 그러다 어떤 과학자들은 수많은 법칙들의 밑바닥에 놓여 있어서 그 법칙들을 하나로 통일시켜 주는 근본 법칙들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19세기에는 그러한 근본 법칙의 역할에 관해 심각한 논쟁이 있었다. 어떤 과학자들은, 과학은 그와 같은 근본 법칙을 발견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 반면, 다른 과학자들은 그것은 단지 형이상학에 속하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전자의 사람들은 과학이 자연에 대한 기술에서 멈추지 말고 설명(explanation)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반면, 후자의 사람들은 과학의 임무가 자연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알아내고 “기술”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카르납은 “설명론자”와 “기술론자” 모두 일리 있는 주장으로 둘 사이에는 어떠한 실제적 대립도 없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기술을 넘어 좀더 실제적인 설명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며, 경험적 절차에 근거하지 않은 형이상학적 설명에는 반대하는 것 또한 정당하다.

설명에 대한 첫 번째 노력은 이오니아 자연철학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들의 “만물은 물로 되어 있다”, “만물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등의 진술에 대해, 우리는 두 가지 입장을 취할 수 있다. 먼저 “그것은 과학이 아니라 순전히 형이상학이다. 그 이론들에 대한 아무런 입증 가능성도 없고, 그 이론을 관찰할 수 있는 현상들과 관련시켜 주는 아무런 대응 규칙도 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오니아 자연 철학자들의 이론들은 확실히 과학적이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론들에 대한 생생한 통찰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들은 과학의 시초이다.”

과학의 역사에서 이론은 흔히 처음에는 일종의 통찰력으로 나타난다. 즉 대응 규칙들이 발견되기 훨씬 전에 창조적인 과학자의 영감에 의해 상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데모크리토스가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했을 때, 그는 그의 이론을 입증한 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2천년 후 그의 상상은 실험적으로 입증되었다. 따라서 “만일 미래의 언젠가 시험될 수 있는 상상이라면 이론을 예측하는 통찰들을 무턱대고 거부해서는 안 된다. ... 어떤 가설이 반드시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원리상으로(in principle) 그 이론을 입증하거나 반증하는 수단을 제공해 주는 대응 규칙들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론을 시험할 수 있는 실험들을 생각해 낸다는 것이 대단히 어려울 수도 있다. 오늘날 이미 제안된 여러 가지 통일장 이론들이 바로 그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만일 그런 시험이 원리상으로 가능하다면, 그 이론은 과학적 이론이라고 불릴 수 있다. 어떤 이론이 처음 제안되었을 때 우리는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p. 315.)

뉴턴의 이론은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고 달이 지구 주위를 돈다는 사실을 통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물론 그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뉴턴 이전에는 아무도 비틀림 저울에 의한 실험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 그러한 사실은 이론이 아직 관찰되지 않은 새로운 현상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고전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