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없는 혁명: 코페르니쿠스 혁명을 중심으로"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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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로, 위기의 가능성은 정상과학이 정체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를 완화한다. 쿤에 따르면, 정상과학 시기에 과학자들은 “새로운 이론의 창안을 목적으로 하지도 않으며, 다른 과학자들에 의해서 창안된 이론을 잘 받아들이지도 못한다.”(쿤 2013, 92쪽) 심지어 정상과학자들은 패러다임에 기초하여 문제를 푸는 데 실패하더라도 그것을 패러다임의 문제로 간주하지 않으며 자신의 실력 부족 때문인 것으로 간주한다(쿤 1987). 당연히 이러한 정상과학은 패러다임을 교조화하여 영구적인 정체 상태에 빠질 위험이 있다. 이러한 비판을 예상했던 쿤은 “정상과학에는 … 패러다임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언제든지 연구를 구속하던 제약들을 느슨하게 하는 메커니즘이 내장되어 있다.”(쿤 2013, 92쪽)라고 비판자들을 안심시켜야 했고, 심지어 그는 “패러다임 아래에서의 연구[정상과학]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으키는 데 특히 효과적인 방법”(쿤 2013, 129쪽)이라고까지 말했다.  
둘째로, 위기의 가능성은 정상과학이 정체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를 완화한다. 쿤에 따르면, 정상과학 시기에 과학자들은 “새로운 이론의 창안을 목적으로 하지도 않으며, 다른 과학자들에 의해서 창안된 이론을 잘 받아들이지도 못한다.”(쿤 2013, 92쪽) 심지어 정상과학자들은 패러다임에 기초하여 문제를 푸는 데 실패하더라도 그것을 패러다임의 문제로 간주하지 않으며 자신의 실력 부족 때문인 것으로 간주한다(쿤 1987). 당연히 이러한 정상과학은 패러다임을 교조화하여 영구적인 정체 상태에 빠질 위험이 있다. 이러한 비판을 예상했던 쿤은 “정상과학에는 … 패러다임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언제든지 연구를 구속하던 제약들을 느슨하게 하는 메커니즘이 내장되어 있다.”(쿤 2013, 92쪽)라고 비판자들을 안심시켜야 했고, 심지어 그는 “패러다임 아래에서의 연구[정상과학]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으키는 데 특히 효과적인 방법”(쿤 2013, 129쪽)이라고까지 말했다.  


{{인용|어떻게 정상과학이 패러다임의 전복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는가? 쿤에 따르면, 변칙현상은 패러다임에 의해서 제공되는 배경 위에서만 나타나기 때문이다. 즉 정상과학은 관측과 이론 사이의 엄청난 일치를 추구하게 되고, 패러다임이 강력하고 그 예측이 구체적일 경우에만 사소한 작은 불일치를 변칙으로 인식할 수 있는 예민한 지각을 얻기 때문이다(쿤 2013, 146-147쪽). 그리고 만약 여러 이유들로 인해 “하나의 변칙현상이 정상과학의 또다른 퍼즐 이상의 것으로 보이게 될 때에”(쿤 2013, 172쪽) 위기가 시작되며, 많은 연구자들이 그 문제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동시에 패러다임의 제약들이 완화되고 모호해짐으로써 보다 다양한 해법을 탐색하도록 이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쿤은 최대한 하나의 패러다임에 구속된 정상과학을 수행할 것을 안심하고 권장할 수 있었다.}}
어떻게 정상과학이 패러다임의 전복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는가? 쿤에 따르면, 변칙현상은 패러다임에 의해서 제공되는 배경 위에서만 나타나기 때문이다. 즉 정상과학은 관측과 이론 사이의 엄청난 일치를 추구하게 되고, 패러다임이 강력하고 그 예측이 구체적일 경우에만 사소한 작은 불일치를 변칙으로 인식할 수 있는 예민한 지각을 얻기 때문이다(쿤 2013, 146-147쪽). 그리고 만약 여러 이유들로 인해 “하나의 변칙현상이 정상과학의 또다른 퍼즐 이상의 것으로 보이게 될 때에”(쿤 2013, 172쪽) 위기가 시작되며, 많은 연구자들이 그 문제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동시에 패러다임의 제약들이 완화되고 모호해짐으로써 보다 다양한 해법을 탐색하도록 이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쿤은 최대한 하나의 패러다임에 구속된 정상과학을 수행할 것을 안심하고 권장할 수 있었다.


요컨대 쿤에게 위기는 혁명이 정상과학의 자연스러운 귀결로서 산출되기 위한 매개물로 기능하며, 위기가 이러한 기능을 하기 위해 위기는 패러다임 내적인 원인에 기인해야 한다. 만약 패러다임의 위기가 사회적 요인과 같은 패러다임 외적인 요인에만 기인한다면 그것은 정상과학과 혁명을 매개하는 방법론적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역사적 설명으로만 기능할 수 있다.  
요컨대 쿤에게 위기는 혁명이 정상과학의 자연스러운 귀결로서 산출되기 위한 매개물로 기능하며, 위기가 이러한 기능을 하기 위해 위기는 패러다임 내적인 원인에 기인해야 한다. 만약 패러다임의 위기가 사회적 요인과 같은 패러다임 외적인 요인에만 기인한다면 그것은 정상과학과 혁명을 매개하는 방법론적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역사적 설명으로만 기능할 수 있다.


=== 코페르니쿠스 혁명의 발단에 대한 쿤의 설명들 ===
=== 코페르니쿠스 혁명의 발단에 대한 쿤의 설명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