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사와 과학기술학(STS), 그 접점들에 대한 분석

PhiLoSci Wiki
둘러보기로 가기 검색하러 가기
  • 홍성욱, “과학사와 과학기술학(STS), 그 접점들에 대한 분석”, 󰡔한국과학사학회지󰡕 27-2(2005): 131-153.

STS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과학사와 STS의 관계를 살피는 것은 이후 과학사가 나아갈 방향을 가늠하 지표가 될 수 있다. 이 글의 목적은 과학사와 STS가 얼마나 중첩되어 있고, 어떤 지적 상호작용을 하고 있으며, 그것이 일어나는 접점은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것임.

STS의 의미는? ① STS라는 단어. 과학기술학(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 vs. 과학기술과 사회(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최근에는 과학기술학의 의미로 더 널리 사용되고 있음. ② 학문의 경계. [학제간 연구의 총체] vs. [별개의 학문분과]. 교육의 측면에서보면, HPS⊂STS or STS⊂HPS이기도. 학회의 측면에서 보면, HSS vs. 4S로 나뉘어짐. 이를 종합해볼 때, STS와 과학사를 별개의 학문분과로 간주하는 것이 좋을 듯. 그러나, STS를 통일된 방법론과 지향을 지닌 독립된 학문분과로 보는 것은 아님.

접점분석

STS 기획출판물의 저자에는 HPS 학자 없으며, HPS 기획출판물의 저자에는 STS 학자 없음. 즉, 필자의 중복이 거의 없음. 한편, 2000-2004년까지 Isis의 논문 저자 중 STS 학자 없음. 또한 ‘순수’ STS 논문이라고 할 만한 것이 전혀 실리지 않음. 대신, STS 학술지 SSS(학회지 아님)의 논문 중에는 순수 과학사 논문도 많이 게재되었으며, 2000-2005년까지 총 35명(15%가량)의 역사학자가 논문 발표. 이는 부분적으로, SSS에서 추구하는 STS라는 학문이 역사를 포함한 이질적인 학문들이 혼합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임. 반면, 4S에서 발행하는 STHV에는 2000-2005년 사이 170명의 저자 중 단 세 명의 역사학자만이 논문을 게재했음. 즉, SSS와 달리 STHV는 전문분야의 경계가 확고함.

4S 회장의 “STS가 HS를 짝사랑하고 있다”는 발언. 그 발언의 의도(HPS가 STS의 관심과 지향을 반영해야 한다는 뜻)에는 공감하지만, ‘짝사랑’ 발언에 대해서는 정말 그러한지는 세밀하게 따져볼 필요 있음.

사실, Isis의 논문 중 다수(2/3)가 (광의의) STS 논문을 인용하고 있으며, 그 주제는 단순히 ‘과학의 사회적 구성’에 그치지 않는다. 과학사는 ‘재현’, ‘실험실’, ‘젠더’, ‘과학과 정치’, ‘경계’, ‘객관성’, ‘신뢰성’과 같은 주제를 다룰 때 STS로부터 그 아이디어를 끌어쓰고 있다. 즉, 미국의 경우, 과학사와 STS가 제도적으로는 분리되어 있지만, 학문적으로는 활발한 교류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SSS가 과학사와 STS의 일종의 “교역지대” 역할을 함.

한국의 경우

서로의 교류 부족. 과학사 논문 중, STS 연구 인용 25%에 불과. 더구나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는 동양과학사 논문들 중에는 STS 연구를 인용한 예가 단 하나도 없음. 전통과학사 연구는 지금까지 축적된 STS 연구로부터 얻을 수 있는 통찰력이 많이 있다. 그러나 한국과학사 연구자들이 이러한 문헌과 논의에 대해서 친숙하지 않음. 서양과학사 뿐만 아니라 동양과학사도 과학의 전파, 과학과 제국주의, 과학과 근대성, 주변과 중심, 과학자의 아이덴티티, 과학의 경계 등의 주제에서 STS의 연구 끌어올 필요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