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중심주의 vs. 과학사 Hellenophilia versus the History of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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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vid Pingree, “Hellenophilia versus the History of Science,” Isis 83 (1992): 554-562.

Pingree는 현대인(과학사학자 포함)들이 가지고 있는 그리스에 대한 환상을 근대과학에 편향에 빠진 독단이라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과학에 대한 역사를 초월한 기준은 없다. 그리스적이지 않은 다른 과학도 (그 사회의 맥락에서 볼 때) 과학으로 볼 수 있으며 과학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Pingree에 따르면, 헬레노필리아에서 비롯된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다. ①그리스 사람들이 과학을 발명했다. ②그들이 과학적 방법을 발명했다. ③진짜 유일한 과학은 그리스에서 시작됐다. ④현대 과학자들도 그리스인들이 (어렴풋하게) 제시한 방법을 따르고 있다. 한편, 서양 외에서도 헬레노필리아에 빠져있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고대 동양에 블랙홀 개념이 있었다든지, 양자역학의 원리가 숨어있다든지 하는 등. 이러한 관심은 기독교인들이 창세기와 그리스 과학을 일치시키려 했던 것과 유사하다.

또 하나의 중대한 오류는 “세상 사람들은 모두 우리와 닮아 있었다. 또는 그래야만 했다”와 같은 오만함이다. 이들은 다양한 문화 속에서 나타난 다양한 사고방식과 전통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 (eg. 인도수학은 유클리드와 같은 방식이 아닌 방식으로 발전했다.)

과학은 각각의 사회적 맥락 속에 위치지어진 특정한 사고체계일 뿐이다. ‘수학의 이용’ 등은 과학/비과학을 구분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 더 나아가, 과학사학자에게는 점성술, 마술, 연금술도 ‘과학’이 될 수 있다. 예컨대, 바빌로니아의 점성술은 매우 과학적이었다. 현상에 대한 체계적․수학적 설명을 했으며, 그 설명은 정밀하면서 정확했다. (물론, 이후 예측이 자주 실패하면서 이완상태에 빠지긴 했음) 즉, 당시로서는 매우 중요한 사고체계였으며, ‘과학적’이라 불릴 만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