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1,120
번
| 15번째 줄: | 15번째 줄: | ||
==== 본격적인 논의 ==== | ==== 본격적인 논의 ==== | ||
허드슨에 따르면, 불확실성 논변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 증거와 가설 수용 사이의 입증적 | 허드슨에 따르면, 불확실성 논변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 증거와 가설 수용 사이의 입증적 간극(confirmatory gap)이 있음을 보이는 부분과 둘째, 입증적 간극을 채우기 위해 가치적 고려가 필요하다는 부분이다. 허드슨이 요약하는 론기노, 루니, 쿤 등의 견해에 따르면, 가설 수용/거부의 결정에서 배경이론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어떤 배경이론을 채택하느냐는 가치 문제에 달려 있다. 그러나 허드슨에 따르면, 배경 이론 또는 가정의 채택 문제 역시 사실의 문제이다! | ||
허드슨에 따르면, 약의 안전성과 관련된 과학자의 결정도 모두 사실의 문제 내에서 다루어질 수 있다(p. 170). 즉 과학자는 다음의 두 가지 사실과 데이터만으로 가설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으며, | 허드슨에 따르면, 약의 안전성과 관련된 과학자의 결정도 모두 사실의 문제 내에서 다루어질 수 있다(p. 170). 즉 과학자는 다음의 두 가지 사실과 데이터만으로 가설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으며, | ||
| 22번째 줄: | 22번째 줄: | ||
# 정부의 안전 규제는 약의 부정적인 부작용의 범위가 아동에게 투여될 때 미리 정해진 특정 수준 아래여야만 함을 요구한다. | # 정부의 안전 규제는 약의 부정적인 부작용의 범위가 아동에게 투여될 때 미리 정해진 특정 수준 아래여야만 함을 요구한다. | ||
이러한 가설 수용 여부 결정 과정에서 가치적, 도덕적 고려는 불필요하다. 과학자는 정부가 정한 기준에 데이터가 부합하는지만을 따져 약이 안전하다는 가설을 수용하거나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왜 과학자가 정부의 기준을 따라야 하는가? 이에 대해 허드슨은 그 문제는 불확실성 논변과 별개의 문제로 다루어져야 한다고 | 이러한 가설 수용 여부 결정 과정에서 가치적, 도덕적 고려는 불필요하다. 과학자는 정부가 정한 기준에 데이터가 부합하는지만을 따져 약이 안전하다는 가설을 수용하거나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왜 과학자가 정부의 기준을 따라야 하는가? 이에 대해 허드슨은 그 문제는 불확실성 논변과 별개의 문제로 다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논의를 뒤로 돌린다. (내가 보기에 어색한 점들 : (1) 2를 '사실'이라고 할 수 있나? (2) 기준 제정도 과학자의 일 아닌가? (3) 정부의 기준을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과학자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나?) | ||
허드슨은 다른 두 사례에서도 똑같은 전략을 취한다. 선형-호르몬 모델과 선택주의 모델 사이의 증거 판단 과정에서 젠더 이형성을 믿는 과학자는 선형-호르몬 모델을 수용한다. 이 스토리는 특정한 가치 개입 없이도 사실의 문제 내에서 완성된다. 지구중심설과 태양중심설 사이에서의 과학자의 선택은 외적 일관성이나 단순성에 대한 가치 판단에 대한 언급 없이도 완전하게 기술될 수 있다. 물론 과학자가 특정한 가치 체계를 마음에 품고 있을지라도, 특정한 가치적 중요성 때문에 어느 가설을 수용해야 한다는 식의 논변은 논리적 오류 아닌가? | |||
결국 허드슨의 핵심 논변은 다음과 같이 정리 : 가치에 의존하는 것으로 보이는 입증적 간극 해결 사례들 모두 배경이론 또는 가정의 참 수용으로 설명 가능하고 가치에 대한 고려는 불필요. 그러나 입증적 간극의 해결을 과학자가 무언가를 사실로서 수용하고 있었다는 점에 호소하여 설명하면서, 그 사실의 수용에 대해 왜 메타적 분석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가? 유력한 분석인 가치에 호소하는 분석은 논리적 오류를 낳기 때문. 또한 인과적 영향과 증거적 뒷받침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pp. 171-172). 증거는 그것이 가치있다는 이유만으로는 신뢰할만해지지도 않고 정보적이 되지도 않는다. 물론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가치가 증거적 추론의 형성적 역할(formative role)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치료되어야 할 불행한 상황이지, 권장할 만한 일이 아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