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Evidence Historical?

PhiLoSci Wiki
둘러보기로 가기 검색하러 가기

이 논문은 예측주의와 설명주의의 옹호 논변을 각각 검토한 후, 양쪽 논변 모두 "증거가 역사적이다"라는 논제를 전제하고 있음을 밝히고서, 이 논제가 과학에서 사용되는 증거 개념과 잘 어울리지 않음을 보이고 있다. 스나이더에 따르면, 과학에서 증거는 impersonal sense로 사용된다. 만약 personal 차원에서 사용된다면, 과학에서 논쟁은 일어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객관적 증거 개념은 impersonal use of evidence를 잘 설명하며 이 증거 개념은 비역사적이다. 반면 비객관적 증거 개념은 이를 잘 설명하기 어렵다. 단 비객관적-전문가 의존적 증거 개념은 impersonal use of evidence와 어울린다. 그러나 이 전문가 의존적 증거 개념에서도 증거와 가설의 발견 시점은 증거에 대한 판단에 무관하다. 따라서 객관적 증거 개념을 채택하든, 비객관적 증거 개념을 채택하든, impersonal use of evidence를 설명할 수 있는 증거 개념 하에서, 가설의 발견 시점은 증거 판단과 무관하다.

한편 스나이더는 양쪽 논변을 역사주의로 묶어 비판하기 때문에 각각의 구체적인 옹호 논변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 논문에서는 각 논변을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예측주의의 옹호 논변

"우연의 일치 부정(No Coincidence)" 논변

이론의 예측이 성공했을 때, 이를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이론의 참 또는 우연의 일치이다. 둘 중에서 더 좋은 설명은 이론의 참이다. 따라서 예측의 성공은 이론의 참에 대한 증거를 제공한다. 반면,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을 설명하는 데 성공한 것은 이론 개발자의 "재능"으로도 설명될 수 있다. 따라서 설명의 성공에 대한 최선의 설명은 더 이상 이론의 참이 아니다.

반증가능성 논변

포퍼식 관점에 따르면, 진정한 증거는 이론에 대한 반증 시도가 실패했을 때에만 얻을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예측만이 이론에 대한 "잠재적 반증자"가 되기 때문에, 예측만이 증거로 간주될 수 있다.

긍정적 유관성 논변

베이즈주의에 따르면, 증거란 가설의 사후 확률을 높이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알려진 사실은 가설의 사후 확률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알려진 사실, 혹은 오래된 증거는 증거로 간주될 수 없다.

설명주의의 옹호 논변

브러쉬에 따르면, 새로운 예측의 성공은 그에 대한 대안적 설명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다른 이론으로는 잘 설명되지 않던 기존 자료에 대한 설명의 성공은 다른 대안적 설명 가능성의 검토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예측의 성공보다 잘 설명되지 않던 기존 자료에 대한 설명이 더 나은 증거를 제공한다. 이에 따르면, 일식 관측과 같은 자료는 1919년이 아닌 그보다 몇 십년 이후에나 좋은 증거의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증거 개념

위에서 소개한 예측주의와 설명주의는 모두 "h의 발명 시점에 대한 e의 상대적 발견 시점이 e가 h의 증거가 되는지와 상관이 있다"는 "역사적 논제"를 전제한다. 그러나 스나이더에 따르면, 이러한 역사적 논제는 과학에서 사용되는 증거 개념을 포착할 수 있는 어떠한 증거 이론과도 양립할 수 없다. 이에 대한 스나이더의 논증은 아래와 같다.

1. 과학에서 증거는 impersonal sense로 사용된다.

e가 h의 증거라는 것은, e가 h의 참을 믿기 위한 이유를 제공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이유'는 factual/normative로 구분가능하며, personal/impersonal로 구분가능하며, 스나이더는 3가지 경우를 제시한다. (impersonal factual은 고려하지 않은 듯)

  • factual personal : P가 실제로 h를 e 때문에 믿는 경우 오직 그 경우에만, e는 P에게 h를 믿는 factual reason.
  • normative personal : P가 h를 아예 믿지 않거나 실제로 e 때문에 h를 믿는 것이 아니더라도, P가 e 때문에 h를 믿어야 한다면, e는 P에게 h를 믿을 normative reason.
  • impersonal : e가 h를 믿을 impersonal reason이라면, e는 누구에게나 h를 믿을 이유를 제공한다.

과학에서 증거는 impersonal sense로 사용된다. 과학자들이 이론 선택을 둘러싼 공적 논쟁에 참여한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만약 이론 선택을 둘러싼 논쟁이 normative personal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반론이 제기된다면? 그런 방식의 논변이 이루어질 때도 있겠지만, 그럴 때조차 과학자의 논변은 그룹에 공유된 것으로 가정된 믿음과 지식에 대해 이루어지는 것이지, 특정 개인의 특정 믿음과 지식에 대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이론 선택 논쟁에서 증거를 제기하는 과학자는 단지 "내 지식과 믿음을 공유한 과학자라면 응당 e 때문에 h를 믿어야 한다"는 것 이상을 주장하고 있다. 그 과학자는 오히려 e가 누구에게나, 즉 그와 같은 지식과 믿음을 결여한 사람들에게도, h를 믿을 이유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2. 증거 이론은 impersonal use of evidence를 설명해야 한다.

3. impersonal use of evidence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은 객관적 증거 개념을 채택하거나 비객관적 증거 개념을 채택할 것이다.

4. 객관적 증거 개념은 impersonal use of evidence를 설명할 수 있으며, 이 개념은 역사적 논제와 양립불가능하다.

5. 비객관적 증거 개념 중에서 "전문가 의존적" 증거 개념도 impersonal use of evidence를 설명할 수 있으나, 이 개념 역시 역사적 논제와 양립블가능하다.

6. 따라서 과학에서의 impersonal use of evidence를 설명할 수 있는 어떠한 증거 이론도 역사적 논제와 양립불가능하다.

코멘트

첫째, 과학이론의 논쟁에서 사용되는 증거가 normative personal이 아니라 impersonal sense로 사용된다는 주장의 설득력이 부족. 특히 e가 특정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도 h를 믿을 증거를 제공한다고 하는 주장은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이에 대한 더 세심한 고찰이 필요함. 예를 들어, 프랭클린이 찍은 DNA의 X선 회절사진이 DNA가 이중나선 구조를 띤다는 증거로 제시될 때, 사실 회절 이론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어떻게 증거가 되는지 알지 못함. 물론 비전문가에게 증거가 아니라는 것과 비전문가들은 그것이 어떻게 증거가 되는지 모른다는 것은 다른 얘기이긴 하지만, 충분한 고찰 없이 성급하게 과학에서의 증거가 언제나 비전문가들에게까지 가설을 믿을 이유를 제공한다고 할 수는 없어 보임.

둘째, 비객관적 증거 개념 중 다른 선택지를 샅샅이 뒤져보지 않았다는 점이 약점임.

셋째, 예측주의와 설명주의의 옹호 논변이 가진 설득력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찰이 없음. 즉 스나이더의 논변은, 그런 논변이 아무리 설득력이 있어 보일지라도, 아무튼 과학에서 사용되는 증거 개념에 비추어볼 때 말이 안된다고 하는 것. 더 완성도 있는 논변이라면, 그 논변들이 어디서 문제를 일이키는 것인지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함.

관련 항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