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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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nry Ford, "Mass Production", Encyclopaedia Britannica 13th ed (1926), 홍성주 번역

대량생산은 단일 품목의 표준화된 상품이 대량으로 제조되는 현대적인 생산방식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일반적으로 이는 상품이 대량으로 생산된다는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쓰이지만, 이의 근본적인 의미는 그 방법에 있다. 다음 몇 가지 측면에서 대량생산이라는 용어는 부적절하고 볼 수 있다. 우선 대량생산은 단순히 양적인 차원에서의 생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데, 이는 양적인 측면은 대량생산의 핵심 요소 중 어느 것도 지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단지 기계에 의한 생산과도 유사한 점이 거의 없다. 대량생산은 무엇보다도 동력, 정밀성, 경제, 시스템, 연속성, 속도라는 제조 원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 공정과 기계개발에 대한 연구, 그리고 그것들 사이의 조정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이러한 원리들을 해석해내는 것은 이제 경영진의 명백한 업무가 되었다. 그리고 그 통상적인 결과는, 표준화된 재질, 노동, 디자인의 상품을 최소비용으로 대량 생산해내는 생산 조직이다. 다음으로 대량생산을 위해 필수불가결하고 선행해야하는 조건은 대량소비의 가능성이다. 대량생산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생산품을 흡수할 수 있는 잠재적인 소비력이나 구매력이 증대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요소는 늘 함께 존재하며, 대량소비에서 대량생산의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대량생산의 기원

대량생산은 그 기원 상 근래의 미국적 현상이며, 20세기 첫 10년 동안 뚜렷하게 드러났다. 단순한 인간과 물질의 대량화(massing)를 통한 생산방식은 피라미드를 건축했던 당시에도 존재했던 것처럼 매우 오래된 것이다. 직물이나, 가내 제빵, 가옥건축, 목재선박제조와 같은 기초산업들은 외형적인 몇 가지 변화를 제외하고는 고대 이집트 당시의 방식과 거의 다를 바 없다. 증기기관이 발명되기 전까지 산업의 주 형태는 가내공업이나 수공업이었다. 동력기계의 도입을 통해 생산의 장소는 가정으로부터 공장이라는 새로운 작업 중심지로 바뀌었다. 공장제를 반대하는 거친 비판들이 많기는 했지만, 무엇보다도 공장제가 가정을 직조기나 작업대의 부수적인 위치로부터 해방시켰을 뿐만 아니라 가정이라는 곳을 생산의 장소가 아닌 품위있는 생활의 장소로 변모시킬 수 있는 수단을 제공했다는 점은 공평하게 인정해야 할 것이다.

공장제의 쇠락

초기의 공장제는 모든 측면에서 비경제적이었다. 공장제 초기에는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는 더 큰 위험과 자본의 손실이 있었으며, 노동자들은 낮은 임금과 불안한 전망에 시달렸으며, 나아가 전체적인 생산량에서도 제품의 질 저하를 보상할 수 있는 만큼의 생산량의 증대가 일어나지 않았다. 더 많은 시간과, 더 많은 노동자들 그리고 더 많은 기계들만으로 이러한 상황은 타개되지 않았고, 생산량이 증대될수록 오히려 사업상의 오류는 더욱 커져만 갔다. 단순히 인간과 도구들을 대량으로 동원하는 것만으로는, 그리고 대부분의 기업들을 지배하는 이윤동기만으로도 이를 해결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점차 과학적인 방식을 사용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이 점차 자라났고, 이는 결과적으로 대량생산이라는 것을 낳았다.

결국 제조업에서 상품의 판매와 유통만을 중시하거나 재정적인 측면만을 강조했던 방식이 실패한 이후에 대량생산이라고 새로운 방법이 등장했다. 특히 금융을 통한 산업의 통제가 점차 발달함에 따라 거대합동기업(corporations)이 생겨났으며, 노동자들의 저항 또한 빈번하게 발생했다. 재정적인 목적을 위해 공장들을 거대합동기업으로 통합하려는 움직임은 대규모 산업체를 향한 첫 번째 시도였다. 이는 철저한 재정적 통제가 자동적으로 완전한 이윤이라는 이득을 가져올 것이라는 이론에 근거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이론은 실제 산업현장의 작동 원리들을 무시한 것이었고, 이러한 오류는 사회적인 적대감이 표출된 다음에야 모든 이에게 분명해졌다.

이렇게 발생한 사회적 적대감으로부터 결국 어려움의 근원이 과학적 제조의 원칙을 무시하는 데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나타났다. 산업은 필요하고 유용한 것이고, 산업이 주는 서비스는 그것에 고용된 모든 이에게 정당한 보상을 제공할 수 있는 충분한 가치를 지닌 것이었다. 이러한 산업의 잠재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그것의 관리에 있어서 보다 직접적으로 실제 노동과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생각은 20세기 초엽, 시간연구와 그와 유사한 방법들을 사용한 “효율성 운동”이라고 알려진 것으로 이어졌다. 그렇지만 사실 이 운동은 1878년 산업을 관찰했던 사람들의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효율 전문가들은 문제에 주의를 돌린 것 이상의 무엇을 하였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몇 가지 예를 통해 당시의 작업 방법들이 작업자의 능력을 얼마나 낭비하는 것인지를 보였고, 만일 그것들을 보완하고 개선한다면 통해 더 많은 생산, 더 높은 임금, 노동관계의 개선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보였을 뿐이었다. 그들은 당시 사용되었던 방법들 보다 더 현명한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그들은 가장 현명한 경영방법 하에서도 오래된 방법을 쓰는 한 생길 수밖에 없는 문제들을 간단히 제거할 수 있는 총체적으로 새로운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지는 못했다. 예를 들어 그들은 하루에 12․1/2톤의 선철을 선적할 수 있는 노동자의 작업능력을 일당을 $1.15에서 $1.85로 상승시킴으로서 그들의 선철 선적 용량을 47․1/2톤 이상이 증대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다루었다. 그들은 1.85달러를 벌기 위해 106,400파운드의 선철을 나르는 노동자가 불필요해지는 더 나은 방법 자체를 고안하지는 못했다. 그들의 견해에 속에는 대량생산 방식에 대한 생각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단지 경쟁적인 공장 업무에서 최악의 오류를 경감시키는 방법에 대한 고려만이 있었다.

자동차 회사가 선두에 서다

대량생산 방식을 실제로 성공시킨 것은 자동차 산업에서였다. 일반적으로 포드자동차회사는 단일 경영 하에서, 그리고 단일 목적을 위해 대량생산의 방법을 발전시키는데 선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인정된다. 그러므로 포드회사의 경험을 기반으로 다소 간략하게나마 대량생산의 역사와 그것의 근본원리들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앞에서 지적한 바대로, 대량생산은 오직 대중들이 대량의 상품들을 소비할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이러한 상품들은 필수품이나 일상용품에 국한된다. 때문에 대량생산방식은 일상용품들의 생산에서 가장 발전해왔다. 자동차는 기초적이고 연속적인 일상교통수단을 대표했다.

대량생산은 대중이 아직 의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는 그들의 욕구를 인식한 데서 출발했고, 사용편의와 가격편의가 반드시 일치되어야 한다는 원리에 바탕해서 발전되었다. 이러한 원리 하서는 질 좋은 서비스라는 요소가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이익과 확장은 그것의 결과로서 나타난다. 생산과 소비 중 어느 것이 먼저인가라는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중들의 필요에 대한 예측이 옳고 상품이 그에 부합하면, 생산을 증가시키고자하는 추진력은 수요를 예상해서, 혹은 수요에 응해서 올 수 있다. 게다가 그렇게 해서 나타나는 소비는 항상 보다 큰 사용편의와 가격편의를 보장하는 품질의 향상이나 비용의 하락, 혹은 둘 다의 목적을 위해 사용된다. 이러한 것들이 증가하면 소비가 증가하고, 이는 다시 생산에 도움이 되며, 이런 과정의 궁극적인 이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이다.

문명생활을 이끄는 상품들은 지금까지 세계의 일부에서만 향유되었다. 포드자동차의 경험은 대량생산이 대량소비보다 앞서 등장했으며, 생산비용의 감소를 통해 사용편의와 가격편의를 모두 증가시킴으로써 대량 소비를 가능하게 했음을 보여준다. 생산이 증가하면 결국 비용이 감소된다. 생산이 500% 증가하면 비용이 50% 감소하고, 이러한 비용의 감소는 결국 판매가격의 하락을 가져오기 때문에 그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구매자의 수는 10배정도 늘어난다. 위의 설명은 수요의 효과가 아니라 수요의 원인으로 작용한 생산에 대한 조심스러운 묘사이다.

대량생산의 원리

공장세목과 관련해서 대량생산의 핵심은 단순성이다. 여기에는 세 가지 명료한 원리가 있다. (a) 순서대로 계획된 상품을 연쇄적으로 생산하는 것, (b) 노동자에게 일을 찾아하도록 맡겨 놓는 것이 아니라, 일을 위에서 전달해주는 것, (c) 작업을 그것을 구성하는 부분으로 분해․분석하는 것. 이러한 요소들은 별개의, 그렇지만 분리되어 있지 않은 것들이다. 모든 요소는 첫 번째 요소와 관련되어 있다. 제조의 시작단계부터 완제품에 이르기까지의 연쇄적 생산을 계획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공장설계와 생산라인을 따른 도구와 부품의 배치와 제조, 그리고 그것들의 전달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진행되고 있는 작업의 부분들을 가지고 이것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는 것은, 이를 연쇄적인 “공정”으로 신중하게 분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세 가지 기본원리들은 초기 움직이는 생산라인을 계획하는 데에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생산시스템은 단지 최종 조립라인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완제품을 포함하는 다양한 부품제조와 각종 다른 작업들에도 적용되었다. 자동차의 최종 조립라인은 수백 개의 부품들이 빠르게 조립되어 하나의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인상적인 광경을 보여주지만, 이 최종 조립라인에는 수백 개 부품들을 만들어내는 서로 다른 조립라인들 각각이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용수철이 나타나는 것은 조립라인의 거의 마지막 부분이며, 이는 전체 생산시스템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예전에는 한 명의 장인이 자르고 굳히고 구부리며 용수철 하나를 만들었다. 오늘날 용수철에 쓰이는 하나의 철편(leaf)을 만드는 것은 매우 복잡해 보이지만, 그것은 실제로는 매우 단순한 공정으로 변형된 것이다.

전형적인 동작 설명

설명의 편의를 위해 철광석으로부터 주괴, 괴철을 거쳐 강편 단계를 지나 롤러에 의해 철판이 늘어져 스트립으로 되는 과정이 진행된 이후부터 추적해보자. (1) 강철공장에서 준비된 스트립이 펀치프레스 위에 놓여 잘라지거나 구멍이 뚫어진다. 작업자는 스트립을 멈춤 신호가 날 때까지 프레스 위에 올려놓고 기계를 시동시킨다. 잘리고 구멍 뚫린 조각들은 컨베이어 벨트 위에 놓여지고 여기에 실려서 열처리를 위한 화덕으로 옮겨진다. (2) 두 번째 작업자는 벨트 컨베이어 위에 놓여진 조각들을 모아서 용광로를 통과한 컨베이어 위에 올려놓는다. (이때 온도는 자동적으로 조절된다.) 그곳에서부터 조각들은 이 컨베이어 위에서 특정온도에 다다르게 된다. (3) 달구어진 조각들은 세 번째 작업자의 도구에 의해 들려져 구부리는 기계(bending machine) 위에 놓여진다. 이 기계는 철을 적당한 각도로 구부려서 철편의 모양을 만든 후 기름 속으로 집어넣는다. 기름의 온도는 작업자의 통제가 아닌 기구의 통제에 의해 일정하게 유지된다. (4) 기름에서 나오면 같은 작업자가 철편을 공랭기 옆에 둔다. (5) 이제 철편은 네 번째 작업자에 의해 일정온도로 유지되는 액화 질산염으로 옮겨진다. (6) 다섯 번째 작업자는 그것을 감시한다.

포드자동차에 드는 스프링 세트는 평균적으로 17개의 철편을 필요로 하고, 하루 스프링 생산량은 25,000개라고 할 때, 이러한 작업은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일련의 생산라인을 통해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가정해야 한다. 하나의 스프링에 있는 모든 철편들의 길이와 곡률이 아래부터 위까지 서로 다르므로 서로 다른 기계들의 작업에 의해 동시에 각각의 크기에 맞는 철편이 제작된다. 이러한 작업라인들은 철편들이 모여서 스프링으로 만들어지는 지점으로 모아진다. 지금 여기서 서술하고 있는 철편의 제조 과정은 사실 매우 단순한 것 중의 하나이다.

작업의 진행을 계속 지켜보자. (7) 여섯 번째 작업자는 액화질산염에 담긴 철편을 컨베이어에서 꺼낸 후 스프링에 필요한 볼트를 이 철편과 다른 철편 사이에 삽입한다. (8) 일곱 번째 작업자는 볼트에 너트를 끼우고 이를 조인다. (9) 여덟 번째 작업자는 여기에 오른손용 클립과 왼손용 클립을 놓고 거친 부분을 연마해낸다. (10) 아홉 번째 작업자는 이를 감시한다. (11) 그는 스프링을 컨베이어 위에 걸어 놓는다. (12) 스프링은 컨베이어를 지나며 열 번째 작업자에 의해 페인트가 칠해지고, 다음 컨베이어를 지나는 동안 오븐의 열로 인해 페인트가 건조된다. (13) 컨베이어가 적재소에 이르면 열 한 번째 작업자가 이를 운반한다.

낡은 시스템 하에서는 한 명의 작업자가 이러한 모든 작업을 따라가며 감시하거나 혹은 심지어 하나의 완전한 스프링을 혼자서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그의 생산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 동일한 제품을 대량으로 만들 때는 가장 단순한 공정이 한 사람의 모든 시간을 다 잡아먹을 수밖에 없었다. 하나의 공정이 1분 걸린다해도 하루 8시간 일하는 작업자는 이를 480번 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이 간단한 부분인 스프링 철편도 동일한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수백 만개의 스프링에서 모두 같은 강도, 마무리, 곡률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 과정은 자동기계, 가장 정확한 측정 기기, 온도 통제, “합격” 혹은 “불합격” 표준 게이지 등이 요구되는 복잡하고 세밀한 과정이 될 것이다. 이런 장치들을 현대적 경영이 제공하는 가장 훌륭한 편리함이다. 여기서 설명된 철편은 전체 작업과정 중 아주 사소한 일부임에도 불구하고, 그것 자체만을 놓고 볼 때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것은 각각의 장소에서 충분한 양의 원자재가 공급되어야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강철(1), 열(2), 동력과 오일(3), 액화질산염(5), 볼트(7), 너트(8), 클립(9), 페인트(12)들이 각각의 과정에서 사용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이전에 장인들이 지니고 있던 비밀스러운 기예와 지식들이 사용된다.

이러한 일부분의 제조과정에 대한 설명을 통해 공장 내에서 질서정연하게 제품이 제작되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과정은 자동차의 다른 부품을 만드는 과정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다. 이 이야기는 또한 작업자에게 “일을 전달해주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모든 작업자의 업무는 이전의 작업자에 의해 준비된 상태로 그에게 전달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작업을 그것을 구성하는 부분으로 분해․분석하는” 세 번째 원리 역시 설명할 수 있다. 여기서 설명된 부분이 단순하다는 것 때문에 우리는 작업에는 가장 힘든 대장일로부터 섬세한 전기기계장치를 다루는 작업까지 다른 다양한 작업이 있다는 것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몇몇 표준 게이지는 1인치의 천만 분의 일 부분까지의 측정을 포함한다.

이 방법을 통해 발생한 경제적 효과는 명백하다. 우선 기계가 지속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스프링을 만드는 전 과정에 모두 관여하는 작업자들에 맞추어서 기계들을 지속적으로 가동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작업자가 작업 과정을 옮길 때마다 압연기, 용광로, 구부리는 기계, 기름 통 등은 사용되고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량생산방식 하에서 작업은 작업자에 의해서가 아니라 컨베이어에 의해 전달되며, 따라서 기계를 쉬지 않고 가동시킬 수 있으므로 그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매우 크다. 그러나 대량생산에서 기계사용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오직 하나의 요소일 뿐이다. 시간과 물질 그리고 노동에 대한 경제적 효과 역시 존재한다. 대량생산은 그것 자체가 가격을 하락시킴으로써 구매자에게 전해주는 경제적 가치만으로도 정당화된다.

대량생산의 효과

대량생산에 대한 광범위한 논쟁은 그것의 역사와 원리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대량생산이 사회에 미치는 효과는 무엇이었는가?

(1) 경영과 관련해서, 대량생산 방식이 발전하게 된 데에는 재정적 산업통제와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산업적 통제 방식의 뚜렷한 증가가 있었다. 이 통제방식에서는 엔지니어의 견해가 우세했으며, 이러한 경향은 재정 요소가 제조업의 여왕자리를 빼앗기고 대신 하녀의 자리로 전락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산업통제의 역사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낡은 방식을 즉각적으로 더 나은 방식으로 바꾸려는 연속적인 개량에 의해 특징 지워진다. 재정적 통제는 그것이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었던 시기에도 생산 자체를 위해 값비싼 변화를 수용하지는 않았다. 당시 낡은 방법들을 폐기하고 더 나은 방법을 추구하는 원리는 아직 이해되지 않았다. 대량생산방식으로 무장한 기술적 통제야말로 이러한 상황에 새로운 진보를 가져온 요인이었다. 대량생산 방식에서 경영은 공장과 매우 밀접하게 유지되었고, 사무실은 공장을 위한 어음교환소 정도로 축소되었다. 경영자와 작업장 사람들은 매우 긴밀한 접촉과 이해를 할 수 있었으며, 제조는 이제 커다란 단일 목적을 위해 변화되었다.

(2) 생산품에 대한 대량생산의 효과는 대량으로 생산된 상품에 최상의 질적 기준을 주었다는 데 있다. 대량생산의 조건들은 최상의 재료들이 공정을 통과할 것을 요구한다. 궁극적으로 정밀성이 이러한 모든 작업들을 통제한다. 모든 부품들은 설계에 꼭 맞도록 생산되어진다. 대량생산에 마무리작업을 하는 사람은 필요하지 않다. 이런 사람의 존재는 생산된 부품이 설계에 부합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예술품이나 귀중품의 경우 이러한 정밀성은 신중한 수작업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러한 수공 방식을 대량생산체계의 정밀성을 위해 도입한다는 것은 가격 상승을 가져와 대량생산 자체를 불가능하게 한다. 생산품의 표준적 품질이 보장되는 것은 하나의 작업의 결과가 정확하게 설명서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을 경우 그것이 기계를 통과되지 못하도록 기계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작업은 도구들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올바르고 정확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대량생산에서 사용되는 다수의 과정에 의해 생산되는 산물들을 설계하고 필요한 재료들을 선택해내는 것의 책임은 경영 측에 놓여있는 것이다.

(3) 기계공학에 있어서 대량생산의 효과는 단일 기능을 수행하는 다종다양한 기계들을 생산해냈다는 점에 있다. 그 기계들은 유사한 동작을 묶어서 대량으로 수행할 뿐만 아니라, 매우 놀라운 정도로 수공의 기술을 재생산한다. 이것은 새로운 원리의 발견이라기보다는 이러한 발전을 특징짓는 낡은 원리들의 새로운 조합과 적용이라고 할 수 있다. 대량생산 하에서 기계제조 산업은 유래 없이 확장되었다. 새로운 기계의 지속적인 설계는 대규모 제조 공장에서는 일상적인 생산의 일부가 되었다.

(4) 노동자에 대한 대량생산의 영향은 매우 다양하게 평가되어왔다. 현대의 기업들이 기예와 숙련의 파괴를 가져왔는지 아니면 구원을 가져왔는지, 이것이 기회를 감소시켰는지 아니면 확장시켰는지, 그리고 이것이 노동자 개인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후퇴시키는 것인지에 관한 질문들은 경험적인 사실들로부터 판단되어야 한다. 대량생산의 기본적인 원리는 물리적인 의미에서 힘든 육체노동은 낭비라는 데 있다. 물리적 하중은 이제 인간에서 기계로 옮겨졌다. 정신노동의 부담은 생산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설계에 있는 사람으로 옮겨졌다. 기계들이 인간의 주인이 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렇게 답변할 수 있을 것이다. 기계들은 환경에 대한 인간의 지배를 증가시켰다. 끊임없이 자신들의 기계들을 폐기해버리는 세대는 기계에 종속되었다는 어떤 지표도 나타내지 않는다.

숙련된 장인과 창조적 천재에 대한 사회적 필요는 대량생산체제 하에서 더욱 증가한다. 예를 들어 포드자동차 공장을 들어가면, 생산과 직접 관계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기계의 제작과 유지에 필요한 많은 숙련된 기계공들이 일하는 부서를 지나쳐야 한다. 5,000에서 10,000명에 이르는 고도록 숙련된 노동자들이 공장 내의 전략적인 지점에서 일하는 것은 대량생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그 동안 대량생산 내에서 숙련 기술이라는 것이 더 감소했는지 혹은 증가했는지에 대한 논쟁이 있어왔다. 나의 견해에 의하면 이는 더 증가했다. 세상의 일상적인 일들은 늘 비숙련 노동에 의해 행해져 왔으나, 현대의 일상적인 일들은 그 이전만큼 일상적이지 않다. 거의 모든 분야의 노동에서 한두 세대 이전보다 더 많은 지식과 책임이 요구된다.

몇 가지 비판에 대한 답변: 대량생산과 반복적 작업의 단조로움과의 연관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연구주제였다. 그런데 이러한 단조로움은 이론가나 현학적인 개혁가들의 머릿속에 있는 것일 뿐이지 공장 내에서는 존재하지는 않는다. 세상에 어렵지 않은 작업이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쓸데없이 어려운 작업은 현대 산업 체제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량생산 방식은 작업을 “가볍게 하지만” 반복작업의 질을 높인다. 이런 측면에서 대량생산은 물건의 제작을 위한 재료의 준비에서 최종 완성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에 관여하는 중세적인 장인정신과는 반대된다. 그러나 중세적 노동에 단조로움이 없었다는 것은 의심스럽다. 그리고 중세적 방식에 의해 생산된 결과물이 노동자에게 훨씬 덜 만족스러운 것이었음은 분명하다. 게다가 현명하게 경영되는 현대의 공장에서 단조로움의 경향은 업무의 변화에 의해 감소할 수 있다.

고용을 감소시킨다는 대량생산에 대한 비판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다. 포드자동차 회사의 경험은 제조작업에서 고용된 노동자의 수가 감소하는 곳 어디에서나 더 많은 수의 직종이 창출되어왔음을 보여준다. 지속적인 노동력 감소 프로그램은 지속적인 고용의 증가와 병행되어왔다. 임금이나 노사관계에 대한 대량생산의 영향에 대해서는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대량생산에 대해 가장 잘 알려진 사실 중의 하나가 바로 산업에서 다른 방식에 비해 높은 임금체계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대량생산 방식은 노동자에게 더 많이 벌게 하고 더 많이 가져가게 해준다. 게다가 대량생산 체계는 경영진의 장인의식에 더 많은 책임을 많이 부여했기 때문에, 임금 감소를 통한 재정적 통제와 같은 경영방법은 과학적 제조업자들에게는 거부되는 것이다. 피고용인의 월급봉투에서 각출하여 재정을 보완하는 사업은 과학적이지 못하다. 대중, 노동자, 회사에 그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바로 생산을 조직하는 경영의 문제이다. 이들 중의 어느 것에도 실패한 경영은 형편없는 것이다. 불안한 노동조건, 낮은 임금, 불확실한 이익은 경영 착오에 대한 지표이다. 대량생산방식 없이는 경영정신이 아무리 수많은 사람들의 에너지를 흡수한다 하더라도 어떤 창조적인 기회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 현대의 방법이 개인의 기회를 좁게 하는 것이 아니라 넓힌다는 점이 있다.

(5) 사회에 대한 대량생산방식의 영향에 대해서는, 증가하는 인간 욕구의 공급과 새로운 삶의 기준의 발전이 아마 평가되어야 할 요소일 것이다. 여가의 증가, 인간접촉의 증가, 개인의 범위의 확대 등은 모두 다양한 분야에서 대량생산이 적용된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