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험적 방법
imported>Zolaist님의 2008년 7월 31일 (목) 22:26 판
데카르트가 제안한 방법. 부정할 수 없는 명징한 진리(제1원리)로부터 출발하여 연역적인 체계를 구축하는 방법으로, 최초의 전제가 참이라면 그 연역적 귀결의 참도 보장된다는 매력이 있다. 그러나, 전체 추론의 출발점이 되어야 할 명징한 제1원리를 어떻게 구할 수 있겠는가? 데카르트는 이를 "방법적 회의"를 통해 얻을 수 있다고 보았다. 모든 것을 의심하고 버린다고 해도, '내가 생각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의심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였으며, 이로부터 명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끌어내고, 신의 존재를 증명한 후 3가지 자연법칙을 끌어낸다.
그러나 데카르트의 시도는 세 가지 정도의 문제가 있다.
- 명징한 제1원리를 얻는 방법의 타당성이 의심된다. 만약 이러한 명징한 진리를 찾는 작업이 수포로 돌아간다면 선험적 방법의 매력은 사라질 것이다. 실제로 데카르트가 제안한 제1원리를 현재까지도 명징한 진리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 만약 그러한 명징한 진리를 찾는다 하더라도, 과학의 모든 지식들이 그 출발점으로부터 엄밀하게 연역될 것이라 보장하기 어렵다. 실제로 데카르트가 스스로 제안한 제1원리로부터 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자연법칙을 끌어내는 과정은 헛점 투성이이며, 데카르트 본인도 세계의 구체적인 지식(예컨대 입자들의 구체적인 크기, 운동량 등)을 알기 위해서는 경험적 방법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 이러한 선험적 방법에는 우리의 경험이 반영될 여지가 없다. 실제 과학 활동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관찰과 실험이 우리의 과학에 아무런 역할을 못한다면, 그것은 그 자체로 반직관적이다. 만약, 우리의 과학 활동을 반영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면, 그 방법은 경험의 역할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 Descartes, The Philosophical Works of Descartes, pp. 143-144 & 24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