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Sense and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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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뜻(sense), 지시체(reference)

동일성 기호의 인식가치

a=a와 a=b의 인식 가치는 같은가 다른가? 예컨대 개밥바라기와 샛별의 경우, 둘은 모두 금성을 지시하므로, '개밥바라기=개밥바라기'와 '개밥바라기=샛별'은 같은 인식 가치를 가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a와 b는 (다른 표현으로 인해) 뜻이 다르다. 둘의 뜻이 다르다는 점에서, a=a와 a=b의 인식 가치는 서로 다르다고도 말할 수 있다.

뜻과 지시체의 구별

개밥바라기와 샛별은 같은 것을 지시하더라도 표현방식에 따른 차이가 있다. 다른 예로, 삼각형의 중선들을 a,b,c라고 이름 붙일 때, 'a와 b의 교점'과 'b와 c의 교점'은 같은 점을 지시하지만, 둘은 표현방식의 차이가 있는 서로 다른 이름이다. 표현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이들은 지시하는 것 이상의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둘은 같은 지시체(reference, Bedetung)를 지시하지만, 각각의 뜻(sense, Sinn)은 다르다.

하나의 기호는 뜻과 지시체를 가진다. 기호마다 꼭 다른 지시체를 가진 것은 아니다. 여러 기호는 하나의 지시체를 지시할 수 있다(예: 샛별과 개밥바라기). 한편 뜻을 가진 기호(표현)이라고 해서 항상 지시체가 있는 것은 아니다(예: '최소의 수렴을 가진 수열')

인용

보통 우리가 말할 때, 그 말을 통해 의도하는 것은 단어들의 지시체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단어들을 인용할 때 의도하는 것은 그 단어 자체 또는 그 단어의 뜻이다. 이 경우 인용하는 사람의 단어들은 인용되는 사람의 단어들을 지시하고, 후자의 단어들만이 일상적인 지시체를 갖는다. 전자의 단어들에는 인용부호가 붙여진다. A라는 표현의 뜻을 말하기 위해서는 'A라는 표현의 의미'가 사용된다. 이 경우 인용부호 속의 단어들은 일상적인 지시체를 갖지 않고, 그것들의 뜻을 지시한다.

고유 이름의 지시체, 뜻, 관념

"고유 이름(고유명사, proper name, 기호, 표현, 단어)은 그것의 뜻을 표현하고, 그것의 지시체를 지시하거나 표시한다. 기호에 의해서 우리는 그것의 뜻을 표현하고, 그것의 지시체를 지시한다."

기호의 지시체와 의미는 이와 관련된 (개인적) 관념(idea, Vorstellung, 심상)과 구별되며, 그것과 혼동되어선 안 된다. 고유 이름의 지시체는 대상 자체이다. 관념은 주관적인 것으로, 사람마다 또 시간에 따라 다르다. 뜻은 지시체와 관념 사이에 있다. 뜻은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소유할 수 있다. 관념처럼 주관적인 것도 아니지만 지시체처럼 대상 그 자체도 아니다.

유비를 들어보자. 누군가 망원경으로 달을 관찰하는데, 달은 관찰대상이고, 렌즈에 의해 달의 상이 맺히고, 그 상은 관찰자의 망막 심상까지 전달된다. 이 유비에서, 지시체에 대응되는 것은 달이고, 뜻에 대응되는 것은 렌즈에 의해 맺힌 상이고, 관념에 대응되는 것은 망막 심상이다. 망원경의 렌즈에 의해 맺힌 상은 많은 관찰자들이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객관적이지만, 관찰자들의 눈은 상이하기 때문에 관찰자들의 망막 심상은 완전한 합동을 이룰 수 없다.

문장의 뜻과 지시체

문장은 사고(thoughts, Gedanke)를 표현한다. 여기서 프레게가 말하는 사고란 주관적인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나름 객관적인 내용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사고는 문장의 뜻인가 지시체인가?

같은 지시체를 갖지만 다른 뜻을 갖는 다른 단어로 문장의 일부를 대체하면, 문장의 뜻은 바뀌더라도 지시체는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할 것이다. 예컨대 '샛별은 태양의 빛을 반사함으로써 보이는 물체이다'라는 문장이 표현하는 사고는 '개밥바라기는 태양의 빛을 반사함으로써 보이는 물체이다'라는 문장이 표현하는 사고와 다르다. 따라서 사고는 문장의 지시체가 아니라 문장의 뜻이다.

그렇다면 문장의 지시체는 무엇인가? 문장의 지시체는 문장의 진리치이다. 문장의 진리치가 문장의 지시체라면, 문장의 일부가 같은 지시체를 갖는 표현에 의해 대체되더라도 문장의 진리치는 변하지 않은 채 유지되어야 한다. 또 문장의 진리치가 문장의 지시체라면, 모든 참인 문장들은 같은 지시체, the True를 갖으며, 모든 거짓인 문장들도 같은 지시체, the False를 갖는다.

문장의 진리치가 문장의 지시체라는 가정에 대한 검토

결론

'a=a'와 'a=b'가 다른 인식적 가치를 가진다면, 문장의 뜻(문장에 의해 표현된 생각)은 문장의 지시체(문장의 진리치)만큼이나 중요하다. 만약 지금 a=b라면, 'a'의 지시체와 'b'의 지시체는 동일하므로, 'a=a'와 'a=b'의 진리치는 동일하다. 그럼에도, 'a'의 뜻과 'b'의 뜻은 서로 달르기 때문에, 'a=a'의 뜻(그에 의해 표현된 사고)과 'a=b'의 뜻(그에 의해 표현된 사고)는 서로 다르다. 따라서 'a=a'와 'a=b'는 서로 다른 인식적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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