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철학 학부세미나 2007-2: 설명과 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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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세계에 대한 단순한 기술뿐 아니라 설명도 제공하는 활동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적 설명에 대한 “이론” 또는 “모형”은 그러한 설명들이 가진 구조적 특징을 포착해내고자 한다. 이에 따르면, “과학적”이라 할 수 있는 “설명”은 모종의 동일한 형식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 가정되며, 그러한 형식을 밝혀내는 것이 곧 “과학적 설명”을 해명하는 것이 된다. 그런 공통의 형식이 있다면 말이다.

“과학적 설명”이라고 할 때 우리는 두 가지 대비를 염두에 두고 있다. 첫째는 “과학”에서 이루어지는 설명과 그렇지 않은 설명 사이의 대비이며, 둘째는 설명과 그 외의 것 사이의 대비이다. 그러나 첫 번째 대비는 그렇게 선명하지 않다. 많은 철학자들은 과학에서의 설명과 일상적인 설명 사이에 일정한 연속성이 있다고 가정하고 있는데, 전자를 후자의 엄격하고 정밀한 형태로 간주하곤 한다. 어떤 이는 더 나아가 전자와 후자가 공통적으로 가진 무언가를 포착하는 것이 “과학적 설명”을 해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작업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한편, 두 번째 대비, 즉 (진정한) 설명과 비(非)설명(e.g., “까마귀는 까맣다”와 같은 단순 기술)의 구획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로 여겨졌다. 앞으로 보게 되겠지만, 설명 모형에 따라 그 구획의 근거는 사뭇 다르다.

과학적 설명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법칙-연역(Deductive-Nomological, DN) 모형이 고안되고 정교화되면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모형은 헴펠(Hempel)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세미나에서는 D-N 모형에 의해 제기된 논쟁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그 후로 나온 대안들, 대표적으로는 샐먼(Salmon)의 통계적 유관성(Statistical Relevance, SR) 모형과 카트라이트(Cartwright)의 환영(Simulacrum) 모형, 반 프라센(van Fraassen)의 화용론적 모형 등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한편 과학적 설명에 대해 해명하기 위해서는 인과에 대한 논의를 함께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과학적 설명이 “Why Question”과 연관되어 있다고 할 때, “Why Question”에 대한 답은 보통 원인/결과의 구도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인과의 문제는 법칙의 문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데, 왜냐하면 경험주의 전통의 많은 과학철학자들은 ‘인과’라고 하는 해명하기 어려운 개념을 ‘법칙’으로 포착해 내려고 애써 왔기 때문이다. 또한 인과, 설명, 법칙의 문제는 과학철학의 큰 주제 중 하나인 실재론 논쟁과 연결되는데, 여기서는 인과 법칙, 설명을 통해 표현된 것이 과연 세계의 실재를 반영하는지 아닌지를 묻게 된다.

1주에서 6주까지는 과학적 설명에 대한 여러 이론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할 것이며, 7주에서 9주까지는 설명과 연관된 인과의 문제를 다룰 것이다.


매주 읽을거리

1주. 법칙-연역(Deductive-Nomological) 모형

2주. 설명-예측 동형성 논제와 최대 상세화의 조건

3주. D-N 모형에 대한 일반적 비판

4주. 카트라이트의 환영(Simulacrum) 모형

5주. 샐먼의 통계적 유관성(Statistical Relevance) 모형

6주. 반 프라센의 화용론적 모형

7주. 인과와 법칙

8주. 인과와 설명

9주. 인과와 실재론 논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