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의 실재성과 분자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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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턴의 원자론
영국의 화학자 존 돌턴(1766-1844)은 이전의 자신이 발표한 배수비례의 법칙과 I. Newton의 원자설과 A.L. Lavoisier의 홑원소 물질 개념을 기초로 만물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원자론을 제안했다. 이 원자론은 고대 그리스의 데모크리토스의 주장과 비슷하다. 그러나 데모크리토스의 이론은 물질을 분해해가면 더 이상 분해가 불가능한 궁극적인 미립자에 도달한다고 하여 그 입자를 원자라고 명명하였으나,이 설은 형이상학적인 하나의 사상에 지나지 않았다. 반면에 돌턴은 일정성분비의 법칙, 배수비례의 법칙, 상호비례의 법칙 등을 통해 순물질의 질량이나 화합의 능력에 불연속성이 있음을 인정하고, 실험적 근거에 입각한 원자론을 제안하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여기서 일정성분비의 법칙이란 한 종류의 화합물을 구성하는 원소의 질량비는 언제나 일정하다는 법칙을 말하고 배수비례 법칙이란, 두 가지의 원소 와 B가 화합하여 두 가지 이상의 화합물을 만들 때 A의 일정량과 화합하는 B의 질량 사이에는 간단한 정수비가 성립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상호비례의 법칙은 물질 A의 일정량과 결합하는 물질 B의 양과, 물질 A의 같은 양과 결합하는 물질 C의 양과의 비는 B와 C가 직접 결합할 때의 양의 비와 같거나 또는 그 비와 유리비를 이룬다는 것으로 리히터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돌턴의 원자론에는 크게 4가지 법칙으로 요약된다.
① 물질을 세분화해 가면 더 이상 분해할 수 없는 '원자'라고 하는 미립자에 도달한다. ② 동일한 원소의 원자는 질량이나 성질이 모두 일정하다. ③ 홑원소물질의 원자는 이를 새로 만들 수도 없고 파괴할 수도 없다. ④ 화합물에서 그 원자는 일정한 정수 개의 성분원소의 원자가 모여서 만들어진 복원자(複原子)로 이루어져 있다.
그 후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원자가 양성자, 중성자, 전자 등 보다 간단한 기본 입자로 쪼개질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하나의 원소에 서로 다른 원자, 즉 동위원소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져서, 돌턴의 원자론은 일부 수정되었다.
H2O의 역사
돌턴
자신의 책에 물을 'HO'라고 표기했다. 자신의 원자이론에 '최대 단순성의 규칙'이라는 가정을 포함시켰는데, 이는 두 가지 원소가 화합물을 이룰 때 1대1, 1대2, 2대1 등의 단순한 비로 결합한다는 것이다. 당시 성행했던, 서로 다른 원자끼리는 친화력, 같은 원자끼리는 척력만이 존재한다는 이론에 따른 가정이다. 돌턴의 원자이론이 나올 당시 수소와 산소의 화합물로 알려진 것이 오직 물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는 물을 'HO', 즉 가장 단순한 형태의 수소-산소 화합물이라고 했던 것이다.
아보가드로
'게이-뤼삭'의 '기체 반응의 법칙'에 입각해 처음으로 물의 화학식이 H2O라 주장했다. 수소와 산소가 2대1의 부피비로 반응하여 물이 될 때, 그 부피비에서 그대로 분자식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때 같은 부피의 기체 안에는 같은 수의 입자가 포함되어 있다(EVEN)는 가정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그는 생성되는 물의 부피가 산소 부피의 2배인 것을 설명하기 위해 '수소와 산소가 두개의 원자가 결합한 분자라는 형태로 존재한다'는 가설을 도입했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가설을 지나치게 많이 도입했다는 이유로 당시 과학계는 그의 이론을 그다지 인정해주지 않았다.
유기화학
결국, 물의 분자식을 굳혀준 것은 유기화학에서 성행했던 분자모델의 작업이었다. 돌턴과 아보가드로의 이론적 대립 이후 원자의 실재성과 분자 구조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었고, 어느쪽으로든 결론이 나지 않았다. 논쟁에 지친 화학자들 사이에서는 질량비 같이 관측할 수 있는 영역의 이야기만 하자는 실증주의 경향이 강해졌고, 실제로 1830년대 교과서에서 원자 이론이 삭제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실재론자나 실증주의자가 아닌 일부 과학자들은 진리의 여부에 얽매이지 않고 꾸준히 분자 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하였다. 결국 이 과정에서 희미하게나마 물의 분자식에 대한 결론이 얻어진다. 유기화학자들은 복잡한 유기화합물들을 알기 쉽게 분류하는 작업에서 물을 H2O라고 가정한 분류 체계를 채택했을 때 기존보다 유기분자들을 효과적으로 분류할 수 있고 각종 화학 현상들이 잘 설명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유형 이론'을 통해 '에테르화'를 성공적으로 설명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처럼 가상적으로 만들어진 모델들이 실제 현상들을 설명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적용 사례들이 증가함에 따라 그러한 모델들이 허구일 리는 없다는 의견이 힘을 받았다. 이 때 물이 H2O라는 것은 그러한 모델의 기초이므로 이 때부터 아보가드로의 이론이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즉, 다양한 분자들을 모두 일관성 있게 해석할 수 있는 이론체계를 제시해 준것이다.
19세기 중반에 만들어진 유용한 원자-분자 모델들
처음에는 모델에 대한 실론적(?) 태도가 조심스러웠지만, 모델들이 직관적으로 간편하고 실제 사례에 잘 적용되자, 모델들과 원자가의 개념이 결국 근대화학의 기초로 정립되었다
호프만의 당구공 모형
호프만이 강의할 때 쓰려고 만든 모형으로써, 당구공에 구멍을 뚫고 막대기를 꽃아서 장난감 조립하듯이 만든 것이다. 옥텟규칙을 적용하기 위하여 탄소원자에는 막대기 4개, 질소에는 3개, 산소에는 2개, 수소에는 1개가 꽃히도록 했고 현재까지도 그의 모형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케쿨레의 소시지 모형
탄소원자를 길쭉하게 4개가 붙은 줄줄이 소시지로 그리고, 질소는 3개, 산소는 2개, 수소는 1개로 그렸을 때, 길이가 다른 이 원자들이 두줄을 이루어 삐져나오지 않는 모양이면 (입체구조를 생각 하였을때 겹치지 않는 모양이라면) 안정성 있는 분자가 된다는 것이었다. 이것의 의의는 벤젠의 분자구조를 밝혀낸 것에 있다. 케쿨레는 벤젠의 구조에 대해 흥미로운 답을 내놓았는데 벤젠이 각 탄소에 하나의 수소가 결합된 육각형 고리의 구조를 이룬다는 것이었다. 뱀이 제 꼬리를 무는 꿈을 꾸고 나서 그 아이디어를 냈다고 해서 지금까지도 과학사의 전설처럼 내려오는 것이다. 그는 벤젠의 구조에 대한 연구 결과를 두 개의 논문으로 만들었다. 1865년에 발표된 「방향족 물질의 구성에 관해」와 1866년에 발표된 「방향족 화합물에 관한 연구」가 바로 그것이다.
원자가 모형의 한계
케쿨레가 주장한 원자가 개념은 1850년대, 60년대를 지나면서 근대화학의 기초로 정립되었다. 그러나 1860년경에 원자가로 깨끗하게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여기저기서 발견되었다. 예를 들자면, 탄소가 연소할 때 주변에 탄소가 풍부하면 이산화탄소가 형성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일산화탄소가 형성 될 수 있는데, 이산화탄소(CO2)의 구조는 원자가로써 설명이 잘 되었으나, 일산화탄소(CO)의 구조에서는 탄소의 네 개의 가지가 어디로 가서 붙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또한 베르셀리우스 전통을 따라서 화학반응이 왜 일어나는지를 설명하고 싶어했던 화학자들은 이러한 구조 이론에서는 답을 구할 수 없었다. 결국 화학반응의 이유와 과정에 대한 연구를 원하던 과학자들은 유기화학으로부터 떠나가게 되었고, 무기화학에서는 이유를 설명하려는 노력을 계속 하였다. 이는 물리화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형성했고 그 이론은 물리학적인 이론을 화학에 잘 적용했지만 화학반응의 이유와 과정에 대한 연구를 원하던 과학자들은 유기화학을 떠났기에 그 이론은 유기물에 대해서는 거의 손을 대지 못 했다.
원자론의 역사가 주는 교훈
우리가 간단한 상식으로 여기는 지식들도 정립되는데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과학자들이 어떤 연구과정과 사고방식을 거쳐 지식을 얻었는지 배우는 것은, 과학적 비판정신을 기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과학적 지식들을 단순히 '승리한 지식들에 대한 암기'의 형태로 배운다면, 이는 그냥 맹신과 다를 바가 없다. 과학 교육의 의의는 정립된 지식의 습득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지식의 정립 과정을 배움으로써 과학적 비판정신을 기르고 도전정신을 기르는데 의의가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현재의 우리가 보기에 다소 얼토당토 없어 보이는 이론들도 정설로 인정받던 때가 있었고, 극단적인 경우 라우단의 '비관적 귀납'도 일어난다. 이는 그 이론이 그 시대에 해당하는 나름의 타당한 가설 설정과 그 검증을 통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주석
- ↑ 돌턴의 원자론 [Dalton's atomic theory]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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