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혁명의 구조/세계관의 변화로서의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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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쿤, 과학혁명의 구조, 10장

“...패러다임이 변화할 때 세계 그 자체도 패러다임 변화와 더불어 변화한다...”(165쪽)

  1. 새로운 기구 채택 & 새로운 영역 추구
  2. 기존 영역에서 친숙한 기구로 새로운 것을 보게 됨

“패러다임 변화들은 과학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연구 활동의 세계를 다르게 보도록 만든다. 과학자들이 그런 세계를 다루는 일은 오직 그들이 보고 행하는 것을 통해서인 만큼, 우리는 하나의 혁명이 있은 후의 과학자들은 새로운 세계에 대해서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게 된다.”(165쪽)

게슈탈트 전환의 비유 : 혁명전 과학자의 세계에서 오리였던 것이 혁명 후 토끼로 둔갑한다!

  • 훈련을 통해 시각적 전환을 겪은 후에야, 학생은 과학자 세계의 일원이 됨(등고선, 거품상자 사진)
  • 과학자의 세계는 자연환경뿐 아니라 (그들이 훈련받은) 특정한 정상과학 전통에 의해 결정.
  • 훈련 후, 그의 연구 세계는 이전에 그가 살아왔던 세계와 공약불가능.
  • 실험 1. 거꾸로 보이는 렌즈 실험 : 심각한 위기를 거쳐 시야 전체가 뒤집어짐.
  • 실험 2. 이상한 카드 실험 : 오랫동안 이상한 카드를 인지하지 못함.
  • 패러다임과 같은 그 무엇이 지각 작용 자체의 우선 조건 : “사람이 무엇을 보는가는 그가 바라보는 대상에도 달려 있지만, 이전의 시각적-개념적 경험이 그에게 무엇을 보도록 가르쳤는가에도 달려 있다.”(167쪽)
  • 과학적 관찰도 그러한 특징이 있는가? 직접적 증거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왜? 간접적인 증거는 존재.

과학에서의 지각 변환의 사례들

사례 1. 천왕성 발견 : 1690-1781 사이 71회 ‘별’ 관찰. 허셜은 처음 ‘혜성’ 발견 선언. 이후 ‘행성’으로 수정. 이후 소행성 많이 발견. 왜? [패러다임에 의해 유도된 과학적 지각 변환] (유사 사례 : 코페르니쿠스의 제안 이후 천상계의 변화 많이 관찰. 왜? 중국인들은 이전에도 많이 신성 관찰. 왜?) 옛 기구로 옛 대상을 보면서 새로운 것을 보게 됨. 왜? 허셜 또는 코페르니쿠스 이후에 천문학자들은 “다른 세계에 살게 되었기” 때문.

사례 2. 전기학의 경우 : 17세기 대부분의 관찰자들은 현대와 똑같은 실험 장치에서 정전기적 반발을 보지 못했음. 18세기 전기를 담는 라이덴 병을 보던 전기학자들은 프랭클린의 패러다임 수용 이후 똑같은 장치에서 “콘덴서”를 보게 됨. 무슨 뜻?

사례 3. 산소의 발견 : 프리스틀리가 플로지스톤 빠진 공기를 보거나 다른 사람들이 아무것도 보지 못했던 곳에서 라부아지에는 산소를 보았다. 산소를 보는 것을 깨닫는 데에, 라부아지에는 여타의 다른 친숙한 물질들에 대한 그의 견해의 변화를 거쳐야 했다. 산소를 발견한 결과로서 최소한 라부아지에는 자연을 달리 보게 되었다.

세 사례의 공통점은? 똑같은 기기로 똑같은 대상을 보면서 다른 것을 보게 됨. 이러한 지각 변환은 패러다임 변화로부터 유도되거나 적어도 패러다임의 변화를 동반하여, 그와 연관된 자연을 변화시킴.

흔들리는 물체 : 아리스토텔레스의 “속박된 상태의 낙하” vs. 갈릴레오의 “진자”

떨어지는 중이었던 물체가 갈릴레오에겐 거의 똑같은 움직임을 계속 되풀이하는 물체로 보임. 이러한 관찰은 진자의 다른 성질들을 관측하고 새로운 역학의 독창적인 부분을 구성하는 데 기여.

  • 한 가지 의문 : 갈릴레오는 어떻게 다르게 볼 수 있었는가?
  • 쿤의 답변 : 정확한 관찰 때문은 아님! 근거는?
  • 두 번째 의문 : “동일한 관찰 but 다른 해석”으로 볼 수는 없는가?
  • 쿤의 답변 : “과학혁명 동안에 일어나는 일은 개별적인 안정된 데이터의 재해석으로 완전히 환원되지 못한다” 근거는? (i) 서로 다른 패러다임 하에서 수집한 데이터는 애초에 서로 다름. (ii) 새로운 것을 보게 된 과정은 ‘해석’의 어떤 의미와도 흡사하지 않음. “새로운 패러다임을 채택한 과학자는 해석자이기보다는 차라리 거꾸로 보이는 렌즈를 낀 사람과 비슷하다.” (iii) 관찰 결과와 데이터를 해석하는 활동은 오히려 정상과학적 활동으로, 그러한 해석은 각기 특정한 패러다임을 전제하며, 이런 해석 작업은 패러다임을 발전시켜줄 뿐 수정하지 못한다.

갈릴레오의 경우 : 아르키메데스, 임페투스 이론, 신플라톤주의의 영향은 갈릴레오로 하여금 매질이 없는 상태를 상상하도록 만들고, 그 속에서 운동을 대칭적이고 지속적인 것으로 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히 완전한 원운동에 주목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는 무게, 반지름, 이동 각도, 주기를 측정하였고, 이로부터 진자에 관한 갈릴레오의 법칙이 탄생했다. “사실, 해석은 거의 불필요했던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 법칙은 아리스토텔레스주의자에게는 존재할 수 없었던 규칙적 현상이자, 자연에 의해서도 정확히 예시된 적이 없는(예시될 수도 없는) 규칙적 현상이었지만, 갈릴레오에게는 그것이 즉각적으로 지각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주의자는 무엇을 볼 수 있었는가?

  • 첫째, 흔들리는 돌은 매우 복잡한 현상으로 간단히 묘사할 수 없음.
  • 둘째, 흔들리는 돌은 떨어지는 중이기 때문에, 좌우 진동은 부수적 운동.
  • 셋째, 운동은 목적지까지 가는 과정이므로, 최종 목적지까지의 운동이 중요.

갈릴레오는 무엇을 볼 수 있었는가?

  • 새로운 임페투스 이론 덕에, 낙하하는 동안 임페투스를 획득하여 가속하는 것을 볼 수 있음. 즉 떨어지는 돌에 대한 갈릴레오의 경험의 즉각적인 내용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그것과 달랐음.

가능한 반론 : 과학자의 “즉각적인 경험”이 패러다임에 따라 변한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날 것 그대로의 데이터(raw data) 또는 그 자체의 경험(brute experience) 아닌가? 즉 중립적 관찰-언어로부터 분석을 한다면, “진자”와 “속박된 상태의 낙하”는 서로 다른 지각 작용이 아니라 흔들리는 돌의 관찰에 의해서 얻어진 명확한 데이터를 서로 달리 해석한 것이 되지 않겠는가?

쿤의 답변 : 중립적 관찰 언어에 기반한 토대주의적 인식론 가망 없음. 근거는?

  • 근거 1 : 실험실에서 행하는 조작과 측정들은 경험에서 “주어지는 것”이라기보다 “힘들게 수집한 것”으로, 상이한 패러다임의 과학자는 서로 다른 구체적인 실험 조작을 수행한다. 그러한 실험적 조작은 패러다임의 명료화를 지향한다. 따라서 조작과 측정은 “즉각적인 경험”보다도 훨씬 더 패러다임에 의해 결정된다.
  • 근거 2 : 순수한 관찰-언어의 가능성이 점점 의심스럽다. 동일한 망막 영상에도 다른 것을 볼 수 있고(오리-토끼 그림), 상이한 망막 영상에서도 똑같은 것을 볼 수 있다(거꾸로 상이 맺히는 렌즈). 즉 망막에 맺히는 상을 객관적으로 “주어진 것”으로 취급하는 것은 가망이 없음. 그렇다면 대안은? 만약 가장 최신의 과학 이론에 기반하여 관찰-언어를 만들어질 수는 있겠지만, 이러한 시도는 이미 알려진 것을 잘 기술하는 데에는 쓸모가 있겠지만,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을 기술하는 데에는 쓸모가 없을 것이다. 즉 그러한 언어는 모든 “주어진 것”에 대한 순수히 중립적, 객관적 기록을 완수할 수 없다.

쿤의 대안 : “진자를 보는” 것 같은 즉각적인 경험보다 원리상 더 기본적인 경험은 할 수 없다. 패러다임이 구현된 경험의 결과로서, 과학자의 세계에는 행성과 진자, 콘덴서와 화합물 등 여러 대상들로 충만해 있으며, 과학자들은 이러한 것들을 즉각적으로 경험한다. 정교한 측정이나 망막 영상은 오히려 특정한 목적 하에서 구태여 원할 때에만 접근할 수 있는 경험일 뿐, “즉각적인 경험”보다 우선적인 것이 아니다. “진자를 보는 것”의 대안적인 기본적인 경험은 측정된 자료나 “고정된 망막 영상”이 아니라, “속박된 상태의 낙하를 보는 것”과 같이 다른 패러다임에 의한 다른 경험이다.

아이의 언어 학습에서 나타나는 특징과 과학혁명의 연관성

  1. 단어에 대한 지식과 세계에 대한 지식을 함께 습득 : 세계에 대한 지식 변하려면 언어 바뀌어야!
  2. 하나의 단어나 하나의 대상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그와 연관된 많은 부분을 함께 습득 : 하나를 변화시키려면 다른 것도 함께 변화시켜야! (전체론적 변화) “패러다임은 일시에 경험의 광범위한 영역을 결정한다.”(186쪽) 순수한 관찰-언어에 대한 탐색은 이렇게 경험의 많은 부분이 결정된 이후의 일. 어떤 측정 또는 어떤 망막 인상이 진자를 진자로 만드는지를 묻는 과학자는 이미 그것을 봄과 동시에 진자임을 인지할 수 있어야. 특별한 실험 조작의 결과에 대한 물음은 지각적/개념적으로 이미 세분화된(subdivided) 세계를 전제로 한다.

“세계 변화”의 의미

(i) 과학혁명 이후에는 많은 과거의 측정과 기기 조작이 무의미해지고 다른 것들에 의해 대체된다.

그러나 실험적 조작의 많은 부분은 이전과 동일. 그렇다면 무엇이 변화? “(ii) 하나의 동일한 조작이 다른 패러다임을 통해서 자연에 연결될 때에는 그것이 자연의 규칙성의 전혀 다른 측면에 대한 지표가 될 수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덧붙여서 (iii) 우리는 때로는 낡은 조작 방법이 그 새로운 역할에 의해서 상이한 구체적인 결과를 낳음을 알게 될 것이다.”

돌턴의 사례 : 친화력 패러다임 하에서, 용액이 여전히 화합물이라고 생각되었던 동안, 수많은 화학 실험은 그 자체로 일정 성분비의 법칙을 내놓을 수 없었다. 유리나 소금 수용액과 같은 확실한 반례들이 주어진 상황에서, 친화력 이론을 폐기하지 않고서는 그리고 화학자의 영역에 대한 재개념화 없이는 일반화 불가능했다. 그래서 프루스트와 베르톨레의 논쟁은 절대로 결판이 날 수 없었다.

(ii) 패러다임의 변화는 기존 실험 조작으로부터 새로운 규칙을 보게 만들었다. 돌턴의 화학적 원자론의 관점에서 일정 성분비의 법칙은 동어반복적인 것이 되었고, 구성 성분들이 일정한 비율로 결합되지 않는 반응들은 순수히 화학적 과정으로 볼 수 없게 되었다. “일단 돌턴의 연구가 받아들여지자, 그의 연구 이전에 실험으로는 확립될 수 없었던 법칙이 어떠한 한 벌의 화학적 측정으로도 뒤엎을 수 없는 기본적인 원칙이 되었다. ... 동일한 화학적 조작이 화학적 일반화에 대해서 종전의 것과는 전혀 다른 관련을 맺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돌턴의 패러다임은 일정성분비의 법칙뿐 아니라 배수비례의 법칙도 예측되었고, 옛 자료는 그 증거를 곧바로 제공해주었다. (탄소의 두 가지 산화물은 산소 56%, 72%가 아니라, 탄소 무게 1이 산소 무게 1.3이나 2.6과 결합하여 2:1의 비율 곧바로 눈에 띠게 됨)

게다가 돌턴의 패러다임은 결합 부피에 대한 게이-뤼삭의 실험을 비롯한 새로운 실험을 제안했고, 그런 실험들은 화학자들이 이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다른 규칙들도 내놓게 되었다. 그 결과 화학자들은 화학반응이 이전의 것들과는 전혀 다르게 행동하는 세계에서 살게 된 것이다.

(iii) 패러다임 변화는 숫자상 데이터 그 자체를 변화시켰다. 원자론에 맞지 않는 실험 결과 당연히 존재. 예컨대 구리의 두 가지 산화물에 대한 측정은 2:1이 아니라, 1.47:1이라는 산소 무게 비를 얻고 있었다. (사실 이는 돌턴에게 부정적인 증거) 그러나 이렇게 잘 알려진 화합물의 조성비는 이후 원자론에 맞게 변화되었다. 즉 데이터 자체가 변화한 것이다. 이것이 혁명 이후 과학자들이 상이한 세계에서 일하게 된다고 말하는 마지막 의미이다.

철학적 재고 (요약자의 평가)

(i) 칸트의 인식론과의 비교 : “개념 없는 직관은 무의미하고, 직관 없는 개념은 공허하다”

  • 칸트의 범주는 고정되어 있는 반면, 쿤의 범주는 혁명을 통해 변할 수 있음.

(ii) 왜 “머리 속의 변화”가 아니라 “세계 변화”인가?

  • (순수한) 대상 자체 vs. (경험으로 접근 가능한) 현상 세계
  • 쿤의 과학혁명을 통해 변하는 세계는 후자의 현상 세계. 즉 과학자가 바라보고 반응하는 세계.

책의 목차

과학혁명의 구조

  1. 서론 : 역사의 역할
  2. 정상과학에 이르는 길 (2-5장 발췌)
  3. 정상과학의 성격
  4. 퍼즐 풀이로서의 정상과학 (발췌)
  5. 패러다임의 우선성
  6. 이상 현상 그리고 과학적 발견의 출현 (발췌)
  7. 위기 그리고 과학 이론의 출현
  8. 위기에 대한 반응
  9. 과학혁명의 성격과 필연성 (번역)
  10. 세계관의 변화로서의 혁명 (발췌)
  11. 혁명의 비가시성
  12. 혁명의 완결 (발췌)
  13. 혁명을 통한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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